데뷔 때부터 예쁜 남자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김재욱. 이전까지는 독특하고 이국적인 마스크가 눈길을 끌었다면 요즘의 그는 보다 밀도 높은 감정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를 맡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보이스>의 퇴폐적인 연쇄 살인마로 주목받은 데 이어 9월엔 <손 the guest>, <나비잠> 두 편의 신작으로 찾아올 예정이기 때문.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국의 퇴폐미, 데인 드한이라 불리는 김재욱에 대해 알아보자.


<나비잠>
나비잠

감독 정재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김재욱

개봉 2017 대한민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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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에서 살았다.
김재욱의 신작 <나비잠>에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본어로 연기한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일본 배우라 해도 믿을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다. 그가 이렇게 유창한 일어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신문기자인 아버지가 해외 특파원으로 파견되어 태어난 직후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도쿄에서 살았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한국어는 거의 못했다고 한다. 한국어보다 먼저 배운 언어가 일본어였던 것.


<악동클럽> 출연 당시

2. 10대 때 록밴드로 방송 출연
연예 활동을 하지 않았던 10대 때 이미 방송 출연 한 바 있다. 우리가 알고있던 지금의 모습과 사뭇 달리 귀염귀염한 젖살이 남아 있는 모습이다. 록 밴드 멤버로 MBC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악동클럽> 출연했다.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각시탈'이라는 밴드를 결성해 활동했다. "댄스 그룹을 만들 건데 록을 포기할 수 있냐?"라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록을 못하면 하지 않겠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고.


밴드 '윌러스' 멤버들 (김재욱은 오른쪽에서 두 번째)

3. 4인조 록밴드 결성
김재욱은 서울예대에서 실용음악과를 전공했다. 2002년 학교 동기와 후배들과 함께 록밴드 '윌러스'를 결성했다. 여러 클럽과 음악축제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배우와 모델 활동을 겸하면서도 음악을 놓지 않았다. 2011년엔 첫 싱글 앨범을 출시하기도 했다.


4. 패션모델 시절
고등학생 때부터 모델 일을 시작해 대학 입학 후 본격적으로 쇼 모델 활동을 했다. 그러다가 졸업을 앞두고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보다 전문적인 연기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했다. 모델 출신이라는 점이 연기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데 한계로 작용한다고 생각해 일부러 몇 년 동안 화보 촬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네 멋대로 해라>

5. 이나영 옆 기타 치는 동료로 데뷔
김재욱의 데뷔작은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다. 극중 전경(이나영)이 활동하던 인디밴드 멤버 중 베이스 기타를 치는 동료로 등장한다. 적은 분량이었지만 헤어스타일부터 범상치 않아 눈길을 끌었다. 당시 대학교에 막 입학할 때쯤 음악을 하고 있던 터라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연기에 덤볐다가 드라마가 끝나고 후회했다고 한다.  


<커피 프린스 1호점>
<앤티크>

6. 지금 찍으면 제작비 얼마 들까.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을 통해 김재욱은 배우로서 눈도장 찍게 된다. 두 작품 다 한 미모 하는 남자들이 함께 가게를 꾸려 가는 이야기였다. 최근까지 두드러지게 활약 중인 다른 배우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커피프린스 1호점>, <앤티크>

<커피 프린스 1호점> 와플 선기 vs <앤티크> 마성의 게이. 두 캐릭터는 이전까지 한국 영화(드라마)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이 요즘 방영했으면 '얼굴 천재'라는 수식어가 그에게 붙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방영 당시 잘생김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오디션장에서 일본 스타일로 입고 선글라스도 끼고 들어갔는데 감독이 오디션 본 몇천 명 중 제일 건방져 보여서 캐스팅했다고 한다. 원래 사투리 쓰는 역할이었는데 일본어 쓰는 역할로 일부러 바꿨다고. <앤티크>는 캐릭터 등장 장면마다 임팩트가 있어서 선택했다고 한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부터 자신 이외에 다른 배우가 생각 안 날 정도로 자신 있어 역할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감독 민규동

출연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앤디 질렛

개봉 200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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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윅>
<아마데우스>

7. 뮤지컬, 연극까지 도전!
파격 변신은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조정석과 2011년 뮤지컬 <헤드윅>에 더블 캐스팅된 데 이어 2017년에는 <아마데우스>에 더블 캐스팅되었다. 김재욱의 '헤드윅'은 '마드윅(마성의 헤드윅)'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역대 헤드윅 중 가장 아름다운 비주얼을 보여줬다고 평가받았다. 연기를 위해 실제 트랜스젠더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는데 아무도 못 알아봤다고 한다. 연극 <아마데우스>에서는 광기 어린 천재 모차르트를 연기한다. 백발의 가냘픈 모차르트라니. 동명의 원작 영화 속 모차르트 이미지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미지 컷을 뒤늦게서야 보고, 조정석의 <아마데우스>만 본 것을 무척 후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보이스>

8. 인생 캐릭터 '모태구', 퇴폐미의 정점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보이스>에서 가장 많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는 김재욱이었다. 사이코패스 기질을 갖고 있는 살인마 모태구 캐릭터는 김재욱을 만나 섹시하고 퇴폐미 넘치는 인물이 되었다. 대기업 회장 아버지를 백으로 둔 모태구는 사이코패스 본성을 깨닫고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잘못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섹시하고 아름다운 악역 연기로 호평받았다.


<손 the guest>

9. 사제복 미남 배우 대열에 합류?
 아마도 모태구 못지않은 퇴폐미를 보여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9월 첫 방송을 앞둔 OCN 드라마 <손 the guest>에서 그는 악령을 쫓는 구마 사제 최윤을 맡았다. 감정 기복이 없는 원칙주의자에 시니컬한 인물이다. 오랜만에 앞머리 덮은 모습에서 비밀스럽고 다크한 매력이 엿보인다. 아마 방송이 시작되면 <검은 사제들> 강동원에 이어 사제복 미남 배우 대열에 합류하게 되지 않을까.


<나비잠>

10. 사랑받는 남자 주인공이자 순정남
그간 김재욱의 멜로 연기는 늘 감질났다. 아무리 여주인공을 향해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내도 여자 주인공들은 늘 남자 주인공과 해피엔딩을 맞이하기 때문. 결국 그 눈빛에 설레는 건 시청자들의 몫이었다. 서브남주에 꽂혀 가슴앓이 했던 팬들에겐 반가울 소식. 개봉을 앞둔 <나비잠>은 그나마 쌍방 로맨스에 가깝다. (짠내 나는 건 여전하지만…) 일본 멜로의 여왕 나카야마 미호와 연상연하 로맨스를 펼친다. 일본 소설에 매료되 일본에 온 유학생 찬해(김재욱)가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 료코(나카야마 미호)의 마지막 소설 쓰는 것을 도와주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퇴폐미를 잠시 내려놓은 김재욱은 여기서 다시없을 순정남으로 변신했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