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가문이 있다. 이 가문의 남자들은 성년이 되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21살이 된 팀(도널 글리슨)은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이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미래가 아닌 과거로만 여행이 가능하다. 어두운 곳에서 혼자 있을 때 주먹을 꽉 지고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생각하며 어느샌가 그 곳에 가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 능력이 사람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첫사랑 샤롯(마고 로비)와의 연애를 위해 팀은 시간을 되돌리지만 샤롯의 마음까지 조종할 수는 없었다. 고향을 떠난 런던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게 된 팀은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는 시간여행 능력을 제때 작동해 메리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시간여행 능력으로 전쟁을 막는다거나 지구로 향해오는 혜성의 방향을 돌릴 수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그저 팀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 초능력의 삶도 결국 똑같은 하루이자 일상인 것이다. 메리와 가정을 이루고, 여동생의 삶을 바꾸려 하고, 비밀을 나누는 아버지와 더 친숙하게 지내기 위해 팀은 시간을 과거로 돌리는 것뿐이다.
그 사이에 팀은 점차 어른이 돼간다. 좋은 추억도 생기고, 다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만큼 마음 아픈 일도 생긴다. 자신의 미래와 현재 가운데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시간여행을 통해 일상을 더 여유롭고 즐겁게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어바웃 타임>은 팀의 성장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바웃 타임>은 또 기막힌 ‘음악’영화이기도 하다. ‘기막힌’이란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영화 안에서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음악들이 그런 표현을 쓰게 한다. 단순히 듣기 좋은 노래모음집이 아니다. ‘단순히 듣기 좋은 노래모음집’이란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각각의 음악은 등장인물의 심리나 이야기의 흐름에 때로는 배경처럼 자리하고 때로는 한몸인 것처럼 녹아든다.
단번에 관람자의 귀를 사로잡는 존 보든과 샘 스위니, 벤 콜맨의 ‘하우 롱 윌 아이 러브 유’(How Long Will I Love You)나 결혼식장에서 울려 퍼지던 지미 폰타나의 ‘일 몬도’(Il Mondo)는 다른 노래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그 장면에 꼭 맞는다. 벤 폴즈의 ‘더 럭키스트’(The Luckiest)와 론 섹스스미스의 ‘골드 인 뎀 힐스’(Gold In Them Hills), 큐어의 ‘프라이데이 아임 인 러브’(Friday I'm In Love), 그루브 아마다의 ‘앳 더 리버’(At The River) 등 수록(삽입)곡 대부분이 팀이 성장하는 장면 장면마다 울려 퍼진다.
여기에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노래 ‘인투 마이 암스’(Into My Arms)가 있다. 닉 케이브 앤 더 배드 시즈의 쓸쓸한 연가인 이 노래는 등장인물의 죽음 앞에서 흘러나온다. 극중에서 닉 케이브란 이름을 일부러 거론할 정도로 의도적인 선곡인 이 노래는 원래 간절한 연가이지만 닉 케이브의 음울한 목소리와 함께 죽음과도 이질감 없이 연결된다. ‘I인투 마이 암스’가 있음으로써 죽음마저도 우아하게, 기품 있게 보인다.
초능력을 쓴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그만큼 어린 팀이 백사장을 함께 달린다. 물수제비를 날리고 나란히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그때 흘러나오는 ‘아바웃 타임 테마’와 “고마워요, 아빠”라 말하는 팀의 대사는 과거와 미래를 함께 예견케 해준다. 이제 더 이상 팀은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그저 매일의 하루를 살 뿐이다. 그 일상의 배경에 벤 폴즈의 ‘더 럭키스트’가 흘러나온다.
- 어바웃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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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차드 커티스
출연 도널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개봉 2013 영국
김학선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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