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섬>

웨스 앤더슨 감독

비주얼 아티스트 웨스 앤더슨이 신작 <개들의 섬>(6월 21일 개봉)으로 돌아온다.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시각을 황홀하게 만드는 영상미로 관객을 사로잡는 감독, 웨스 앤더슨의 모든 것을 A부터 Z까지 파헤쳐본다.


A

아트북(Art-book)

(왼쪽부터) <배드 대드(Bad Dads)> 표지 / 아티스트 맷 체이스(Matt Chase)의 작품

웨스 앤더슨의 영화엔 구석구석 공들인 미쟝센이 완벽하게 짜여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한데 모은 아트북(Art-book)이 발간될 때마다 팬들의 지갑은 곧장 열린다. <웨스 앤더슨 컬렉션: 일곱 가지 컬러>, <웨스 앤더슨 컬렉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비롯해, 이번엔 신작 <개들의 섬>의 이야기가 담긴 <웨스 앤더슨 컬렉션: 개들의 섬>까지 아트북으로 출간됐다. 한편, 그의 영화에 매료된 111명의 아티스트들이 작업한 2차 창작물을 모은 아트북 <배드 대드>(Bad Dads)도 흥미롭다. 이 제목은 그의 영화에 곧잘 등장하는 형편없는 아버지,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아버지들을 의미한다.


B

빌 머레이(Bill Murray)

빌 머레이

빌 머레이는 웨스 앤더슨의 영화에 최다 출연한 대표적인 페르소나다. 총 9편의 영화 가운데 8편에 출연했기 때문에 빌 머레이가 출연하지 않은 영화를 언급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일 것이다. 빌 머레이가 나오지 않는 앤더슨의 영화는 <바틀 로켓>(1996)이 유일하다.


C

광고(Commercial)

웨스 앤더슨의 프라다(PRADA) 광고 <카스텔로 카발칸티>

앤더슨 감독은 특유의 동화적인 분위기를 적극 활용해 다양한 광고를 연출했다. 특히 프라다(Prada)와는 다수의 광고를 작업했으며, 에이치앤엠(H&M)과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등의 브랜드의 광고도 연출했다.


D

분열(Disintegration)

<로얄 테넌바움>

주로 분열된 가족의 양상을 담담하고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는 웨스 앤더슨. 일례로 2001년 작 <로얄 테넌바움>을 보면, 10대의 나이에 부동산 투자 전문가가 된 맏아들, 15세의 나이에 이미 유명 극작가의 반열에 오른 입양 딸, 주니어 챔피언 테니스 선수로 3연속 US 오픈 타이틀을 획득한 막내 아들이 있다. 하지만 이 세 천재의 가족사는 불우했다. 아버지인 로얄 테넌바움은 형편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배드 대드’였기 때문.


E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Edgar Rice Burroughs)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웨스 앤더슨의 증조 할아버지는 현 시대 SF, 판타지 문학의 원류가 된 작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다. 그는 <타잔>, <바숨 연대기> 등의 작품들을 남긴 유명 펄프 픽션 작가였다.


F

판타스틱 Mr. 폭스(Fantastic Mr. Fox)

<판타스틱 Mr. 폭스>

앤더슨 감독은 2009년에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Mr. 폭스>를 발표했다. 수년 전, 깨끗하게 손을 씻고 착실히 살아가는 여우, 미스터 폭스에게 잠자던 야생 본능을 깨운 사건이 발생하고, 과거에 주름잡던 절도 기술을 활용해 악질 농장주의 창고를 습격하게 된다는 내용의 소동극이다. 배우 조지 클루니가 미스터 폭스, 메릴 스트립이 미시즈 폭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G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Grand Budapest Hotel)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4년 작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국내에서 범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며 아트버스터(Art-buster)영화라는 단어를 창조해 냈다. 세계 최고의 부호 마담 D.(틸다 스윈튼)가 의문의 살인을 당하고, 그녀의 유언대로 명화 ‘사과를 든 소년’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지배인이자 연인인 구스타브(랄프 파인즈)에게 남겨진다. 마담 D.의 유산을 둘러싼 인물들이 추격전을 벌이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다.


H

할 애시비(Hal Ashby)

할 애시비의 <해롤드와 모드>

할 애시비는 1970~80년대에 활동해 컬트의 클래식으로 회자되는 작품들을 남긴 위대한 영화감독 중 한 명이다. 웨스 앤더슨은 할 애시비의 영향 아래 있는 대표적인 후배 감독이다. <해롤드와 모드>(1971), <찬스>(1979), <죽음의 백색 테러단>(1986) 등의 대표작을 만든 할 애시비의 영화에는 아기자기한 소품, 좌우 대칭구도, 미성숙한 캐릭터 등 앤더슨이 영향을 받은 구석들이 그대로 엿보인다.


I

개들의 섬(Isle of Dogs)

<개들의 섬>

개봉을 앞둔 신작 <개들의 섬>(Isle of Dogs)은 웨스 앤더슨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선 공개돼 은곰상(감독상)을 수상했다. <판타스틱 Mr. 폭스>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동물들이 활약한다. 인류를 위협하는 개 독감이 퍼지자 세상의 모든 개들은 쓰레기 섬으로 추방되고, 사랑하던 개를 잃은 소년은 개를 찾아 섬으로 떠난다는 내용. 여담으로, 제목이 공개되자 ‘Isle of Dogs’의 발음이 ‘I love dogs’와 같다는 이유로 “Isle of dogs” / “Me, too” 하는 식의 농담이 돌기도 했다.


J

유만 말루프(Juman Malouf)

(왼쪽부터) 유만 말루프, 웨스 앤더슨

웨스 앤더슨의 사생활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유만 말루프와 연인 관계라는 사실이 2012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동행하며 알려졌다. 그녀는 <판타스틱 Mr. 폭스>에서 아그네스 역으로 목소리 출연했고,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미술부로 참여했다.


K

한국(Korea)

구글에 ‘Wes Anderson Korea’를 검색하면 ‘북한의 인테리어는 웨스 앤더슨의 영화와 닮았다’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나온다.(출처: <Dazed>) 제시된 자료 사진에는 오와 열을 깔끔하게 맞춘 가구의 배열, 파스텔 톤의 색감, 좌우 대칭이 완벽한 액자 속 인물의 구도 등 앤더슨의 영화 배경으로도 손색없을 북한의 인테리어를 확인할 수 있다.


L

루저(Looser)

<바틀 로켓>

그의 영화엔 루저 캐릭터가 자주 등장했다. 외로운 괴짜이거나, 미성숙한 아웃사이더거나. 아마도 앤더슨은 어딘가 부족한 인간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 같다. 우리가 그의 영화 속 캐릭터에 매료되는 것도 같은 이치이지 않을까.


M

마틴 스코시즈(Martin Scorsese)

마틴 스코시즈 감독

미국 누아르의 상징이자 거장인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웨스 앤더슨의 데뷔작 <바틀 로켓>을 가장 사랑하는 90년대 영화로 꼽았다. <바틀 로켓>은 그다지 흥행하진 못했으나 평단의 환호를 안겨준 그의 첫 작품이다.


N

노아 바움백(Noah Baumbach)

(왼쪽부터) 웨스 앤더슨, 노아 바움백

<프란시스 하>(2014)로 알려진 뉴욕 감독 노아 바움백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앤더슨은 바움백의 장편 데뷔작 <오징어와 고래>(2005)의 제작을 맡았으며,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판타스틱 Mr.폭스>의 시나리오를 함께 썼다. 둘은 1969년생 동갑내기다.


O

강박(Obsession)

<문라이즈 킹덤>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앤더슨의 영화엔 강박의 흔적이 곳곳에 서려있다. 피사체의 정중앙과 좌우 대칭의 배열은 그의 강박을 단번에 드러낸다. 세트, 의상, 조명, 구도, 동선 등 한치의 오차 없이 프레임 안에 들어선 사물들의 정교한 배열은 미학적 즐거움을 준다. 심지어 많은 관객들이 그의 영화를 통해 만족과 안정을 찾는다고 한다.


P

팔레트(Palette)

웨스 앤더슨의 컬러 팔레트

탁월한 비주얼리스트 웨스 앤더슨은 매 영화마다 컬러 팔레트를 정해두고 색감을 배치한다. 유독 그의 영화에 모든 소품들이 조화로운 까닭이 바로 이 때문이다.


Q

별난(Quirky)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의 맥스 피셔

해외 매체 <너디스트>는 웨스 앤더슨의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중 가장 별난 캐릭터를 1위부터 8위까지 순위 매겼다. 캐릭터의 표정, 옷차림, 말투, 행동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3위에 <바틀 로켓>의 디그난(오언 윌슨), 2위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M. 구스타브(랄프 파인즈)가 올랐다. 가장 별난(Quirkiest) 캐릭터 1위에는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의 맥스 피셔(제이슨 슈왈츠먼)가 차지했다.


R

러시모어(Rushmore)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두 번째 장편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의 원제는 <러시모어>. 영화는 러쉬모어 고교의 괴짜 학생 맥스와 우울한 중년 사업가 허먼의 우정, 그리고 초등학교 여선생을 사이에 둔 이들의 삼각관계를 펼쳐놓는다. 소년 맥스를 중심으로 유머러스하게 전개되는 귀여운 소동극의 성격을 압축한 한국판 제목이 원제보다 더욱 사랑을 받았다.


S

수트(Suit)

웨스 앤더슨

영화 못지않게 스타일리시한 것은 다름 아닌 웨스 앤더슨의 패션이다. 그의 뛰어난 패션 감각을 보자면 그가 영화에 집중한 미적 관심에도 수긍이 간다. 그는 자신의 영화에서처럼 파스텔 톤의 수트를 애용했다. 형형색색의 수트를 소화할만한 감독도 사실상 웨스 앤더슨이 아니면 상상하기 어렵다.


T

타이포그래피(Typograhpy)

<로얄 테넌바움>의 푸투라(FUTURA) 폰트

<문라이즈 킹덤>의 틸다(Tilda) 폰트

꼼꼼하게 수놓은 미쟝센의 대가답게 앤더슨은 타이포그래피 하나 대강 지나치는 법이 없다. 심플하면서도 모던하며 세련된 폰트인 푸투라(FUTURA)와 틸다(Tilda)를 자주 사용했다. 그는 특히 푸투라 폰트를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는 서체”라고 표현했다.


U

유니폼(Uniform)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극중 인물의 직업에 따라 디자인된 유니폼도 단연 눈길을 끈다. 특히 다양한 유니폼이 즐비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로비 보이, 제과점 작업복, 군복 등의 의상은 그 자체로 웨스 앤더슨의 인장이 엿보이는 구석이다. 프라다(PRADA)나 펜디(FENDI) 등 명품 브랜드에서 영화 속 의상을 직접 제작했다고도 알려졌다.


V

뱀파이어 위켄드(Vampire Weekend)

뱀파이어 위켄드의 ‘옥스포드 콤마’(Oxford comma) 뮤직비디오

이렇게 독보적인 그의 스타일을 많은 영상 제작자들이 탐냈다. 그 중에서도 밴드 뱀파이어 위켄드는 ‘옥스포드 콤마’(Oxford Comma)의 뮤직비디오에서 웨스 앤더슨을 제대로 오마주했다. 독특한 패션부터 슬로우 모션 기법과 트래킹 쇼트, 타이포그래피에 이르기까지 웨스 앤더슨을 연상케 하는 특징들이 곳곳에 녹아있다.


W

윌슨 형제(Wilson Brothers)

<바틀 로켓>의 루크 윌슨, 오언 윌슨(오른쪽)

웨스 앤더슨의 작품 세계에서 빌 머레이 만큼이나 중요한 페르소나는 오언 윌슨이다. 대학 시절 극작 수업을 듣다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각각 영화감독과 영화배우가 되면서 서로에게 시너지가 되어준다. 데뷔작 <바틀 로켓>에서부터 오언 윌슨과 그의 동생 루크 윌슨이 함께 주연을 빛냈다. 이후로도 윌슨 형제는 <로얄 테넌바움>에서 그와 함께했다. 오언 윌슨은 <바틀 로켓>,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로얄 테넌바움>의 각본에도 참여한 바 있다.


X

엑스맨(X-men)

패트릭 스릴렘스의 패러디 영상

또한 앤더슨의 독자적인 스타일은 패러디 영상의 러시를 불러왔다. 그 중에서도 ‘히어로 영화 <엑스맨>을 웨스 앤더슨이 연출한다면?’이라는 동영상이 인기를 모았다. 프리랜서 영상 제작자인 패트릭 스릴렘스는 이 영상을 통해 슈퍼 히어로의 외모, 수트, 능력들까지 웨스 앤더슨의 그것과 흡사하게 구현했다.


Y

오노 요코(Yoko Ono)

(왼쪽부터) 오노 요코, 존 레논

신작 <개들의 섬>에서 목소리 연기를 담당할 배우들의 라인업에는 의외의 인물 오노 요코가 있다. 존 레논의 반려자이자 아티스트인 오노 요코는 동명의 캐릭터 목소리를 연기했는데, 영화의 배경이 일본인 점에 따라 일본 배우들도 <개들의 섬>에 합류하게 됐다.


Z

츠바이크(Zweig)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영감의 원천은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소설 <어제의 세계>였다.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작가 츠바이크는 나치를 피해 브라질로 망명했다가 유럽을 향한 향수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아내와 함께 자살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제목 그 자체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의 향수를 치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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