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플레이스 2>

팬데믹 이후 최초,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1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돌파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도 연일 1위를 달성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소리 내면 공격하는 괴생명체가 장악한 지구. 그를 피해 고립된 삶을 이어가던 이들이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발을 내딛는 이야기는 이제 막 팬데믹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려는 현시대의 삶과 닮아있어 더 인상 깊다. 할리우드 최고의 커플로 손꼽히는 존 크래신스키, 에밀리 블런트 부부가 감독과 배우로 만나 탄생시킨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는 외적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은 영화다. 감상에 살을 더할 영화의 비하인드를 한자리에 정리해봤다.

*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존 크래신스키 감독은

속편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촬영 현장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 대비 20배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곧바로 감독 존 크래신스키에게 속편 제작을 문의했다. 하지만 존 크래신스키는 속편 제작에 큰 관심이 없었다. 속편을 위한 속편, 돈을 벌기 위한 속편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각 장애인 딸 레건(밀리센트 시몬스)의 성장기를 중심으로, 전편과 속편의 이야기를 유연하게 이어붙일 수 있는 지금의 이야기를 떠올리고서부터 존 크래신스키는 속편 제작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

알고 보면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연출 역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수 있었으니. 맨 처음 존 크래신스키는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연출 제의를 거절했다. 신작 드라마 <잭 라이언> 시리즈 촬영 덕에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 중이었기 때문. 본인이 별로 선호하지 않는 호러 장르의 영화라는 점도 거절의 이유가 됐다. 제작진은 아무 소리도 낼 수 없는 상황을 해결해가야 하는 가족을 다룬 영화라는 간략한 컨셉을 추가로 설명했고, 존 크래신스키는 이에 매료돼 곧바로 작품의 연출자 겸 주연으로 합류했다.


2

괴생명체는 존 크래신스키가 연기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촬영 현장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사전 시사 평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시사 중 간간이 관객의 웃음소리가 들렸기 때문. 호러 영화에 웃음이라니, 제작진은 영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관객이 웃은 이유는 꽤 단순했다. 괴생명체의 CG 작업이 매끄럽게 완성되지 않은 상태의 시사본이었기 때문에,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괴물을 연기하는 존 크래신스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몇 장면에서도 존 크래신스키는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괴물을 연기했다.


3

밀리센트 시몬스,

연기만 한 게 아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청각 장애를 지닌 레건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서스펜스의 중심에 놓인 존재다. 소리를 들어야 생존할 수 있는 세상이건만, 레건의 시점샷엔 사운드가 없다. 곧바로 레건에게 이입될 수 있는 음향 효과는 작품에 밀도 높은 긴장을 더한다. 이는 레건을 연기한 밀리센트 시몬스, 그의 어머니와 대화 도중 얻은 아이디어다. 밀리센트 시몬스는 실제 청각 장애를 지닌 배우다. 존 크래신스키는 밀리센트 시몬스의 어머니에게 밀리의 청력에 대해 물어봤고, “자궁안에 있는 것처럼 작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누군가 북을 치거나 뒤에서 차량이 충돌하면 그 진동이 느껴지는 식이다”라는 답을 얻었다. 그에서 영감을 얻은 존 크래신스키는 사운드팀에 이를 100% 반영한 사운드 디자인을 요청했다. 영화를 통해 딸이 듣는 소리를 처음으로 경험한 어머니는 눈물을 펑펑 쏟았고, 이는 존 크래신스키의 마음에도 강렬한 울림을 남겼다고.

<콰이어트 플레이스>

밀리센트 시몬스는 존 크래신스키를 울린 배우이기도 하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속 막내의 죽음 이후, 아빠 리와 딸 레건 사이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다. 생애 마지막 순간, 리는 레건에게 수화로 사랑한다는 말을 남긴다. 촬영 현장에서 밀리센트 시몬스는 리의 대사를 “난 널 사랑해” 대신 “난 널 항상 사랑해왔어”로 교체해야 된다고 제안했다. 그에 감동을 받은 존 크래신스키는 실제로 현장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덕분에 감정적으로 더 일렁이는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4

한 번 만에 촬영한

에밀리 블런트의 출산 장면

<콰이어트 플레이스>, (왼쪽부터) 에밀리 블런트, 존 크래신스키

에밀리 블런트와 존 크래신스키는 할리우드의 대표 부부다.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두 사람이 같은 카메라 앵글 안에서 협업한 첫 번째 영화다. 에밀리 블런트는 에블린 역에 어울릴 것 같은 자신의 동료 배우들을 남편 존 크래신스키에게 추천해 줬다. 그러나 대본을 읽은 후 작품에 반해 자신을 캐스팅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콰이어트 플레이스>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긴장이 최고조에 다다른 장면은 에블린의 출산 장면이다. 에밀리 블런트는 이 어마어마한 장면을 한 테이크만에 소화해냈다. 컷 소리가 나자마자 “오늘 점심은 무엇이냐” 물었다고. 존 크래신스키는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에밀리 블런트와 자신은 연기가 마음에 드는지, 한 테이크를 더 가고 싶은지 등 “서로 묻기도 전에 상대방이 어떤 걸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는 촬영 비하인드를 밝힌 바 있다. “감독과 배우로서 그건 무척 드문 경험이었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5

전편의 3.5배 제작비

<콰이어트 플레이스2>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약 6100만 달러로 제작됐다. 1700만 달러였던 전편의 제작비의 약 3.5배에 다다르는 금액. 존 크래신스키는 오프닝 신을 비롯해 이번 작품엔 “오랜 리허설을 필요로 하는 원테이크 신이 많았고, 때문에 제작비를 아주 빨리 써버렸다”고 고백했다. 규모에 따라 예산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인디 영화스러운 분위기가 남아있었다”고.


6

오프닝의 한핏줄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작품의 제작비를 가장 많이 쏟아부은 장면 중 하나.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오프닝은 <칠드런 오브 맨>의 롱테이크 장면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존 크래신스키가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하는 장면은 괴생명체의 습격으로 쑥대밭이 된 도로를 헤집고 다지는 에블린의 자동차 촬영 장면. 존 크래신스키는 “이만큼 능력 있는 제작진들과 일해본 적이 없다” “정말 어려운 장면인데 포기나 거절 대신 멋진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생각해내주었다”며 촬영팀에 감사를 보냈다.


7

킬리언 머피,

<피키 블라인더스> 보다가 캐스팅?

<콰이어트 플레이스2>

킬리안 머피가 연기한 에밋은 전편 속 리의 빈자리를 메우는 막중한 무게감을 지닌 캐릭터다. 에블린 가족과 함께하는 내내 그는 선역일지 악역일지 모를 미스터리한 존재감으로 극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존 크래신스키는 “에밋은 도덕적으로 애매모호한 캐릭터였고, 풀어내기 쉽지 않은 캐릭터라 그 역에 누가 적역일지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에게 답을 준 건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 에밀리 블런트와 드라마 정주행 중이었던 그는 킬리언 머피의 클로즈업 샷을 본 후, 곧바로 그에게 에밋 역으로 출연을 제안해야겠다 생각했다. 당시 소파에 있던 에밀리 블런트 역시 대환영의 의사를 보냈다고.


8

자이몬 운수 이전에

캐스팅되었던 배우는?

(왼쪽부터) 자이몬 운수,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은신처를 떠난 에밋과 레건은 또 다른 생존자들을 만난다. <애틀랜타>로 눈도장을 찍은 뒤 <위도우즈> <고질라 VS 콩>에 이어 <이터널스>까지, 할리우드에서 차근차근 제 커리어를 넓혀가고 있는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도 존 크래신스키가 생각한 생존자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스케줄 문제로 합류하지 못했고, 자이몬 운수가 그 역에 새로 캐스팅됐다.


9

<콰이어트 플레이스 3>는

2023년에

<콰이어트 플레이스2>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2020년 3월 진행된 북미 시사에서부터 떠들썩한 호평을 얻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존 크래신스키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2020년 11월부터 3편 제작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3편은 동일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 작품이 될 예정. 존 크래신스키는 제작자로 합류하고, <테이크쉘터> <머드> 등을 연출한 제프 니콜스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는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3>는 2023년 관객 곁을 찾을 예정이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