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VOD 시장이 커짐에 따라 모니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지는 꽤 되었죠. 하지만 여전히 스크린을 통해 영화 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많고, 이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인데요. 이렇게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영화를 강제로 개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영화들이 강제 개봉 당했는지 한번 알아볼까요?


플립(2010)

먼저 이 포스팅을 쓰게 된 계기가 된 영화 <플립>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겠죠. (이번에 개봉하는 걸 보고 많이들 재개봉으로 알고 있는ㅋㅋㅋ) <플립>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연출한 로브 라이너 감독이 2010년 내놓은 작품입니다. 평범한 소년 소녀의 풋풋 터지고 설렘 터지는 첫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데요.

스케일 큰 블록버스터나 유명 배우가 나오는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불법(!) 다운로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죠.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 북미 현지에서는 오히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영화라는 것ㅋㅋㅋㅋ

이렇듯 알 만한 사람들은 다 본 이 영화가 무려 7년 만에 국내에서 개봉하게 된 이유에는 관객들의 힘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수입·배급한 팝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국내에서 개봉하지도 않은 영화가 네이버에서 평점 9.45점을 받고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인 왓챠 플레이에서 무려 18만 개의 리뷰가 달렸다"며 온라인상의 호응을 믿고 개봉을 결정했다고 말했을 정도! 이에 보답하듯 개봉 이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며 개봉 이틀 만에 누적 관객 수 3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플립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매들린 캐롤, 캘런 맥오리피

개봉 201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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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아웃(2017)

지난 5월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얻으며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겟 아웃> 역시 강제 개봉 당한 작품입니다. 북미에서는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로튼토마토 신선 지수 9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흥행을 했지만, 배급사 UPI 코리아에서는 내부 시사 이후 "한국 관객에겐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우리에겐 조금 낯선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는데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공포영화였고, 결정적으로 유명 배우가 출연하지 않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렇게 배급사에서 개봉을 망설이고 있을 즈음 한 영화 소개 페이지에 한글 자막을 입힌 <겟 아웃>의 예고편이 올라왔습니다. 순식간에 조회 수는 370만을 넘어섰고, 댓글 또한 7만 개 가까이 달렸죠. '개봉하면 보러 가겠다'라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적극적인 관객들은 배급사에 직접 연락해 국내 개봉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국내 팬들의 열화와 같은 관심에 영화는 지난 5월 정식으로 개봉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만 넘는 관객을 모았죠.

겟 아웃

감독 조던 필레

출연 브래드리 휘트포드, 앨리슨 윌리암스, 캐서린 키너, 다니엘 칼루야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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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광 17세(2017)

<지랄발광 17세> 또한 극장 개봉 없이 DVD로 직행할 운명이었다가 관객의 요청으로 개봉이 이뤄졌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학교도, 연애도, 뭐 하나 자기 맘대로 되지 않아 우울한 17세 소녀 네이틴(헤일리 스테인펠드)이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는 과정을 담은 코미디 영화인데요.

올해 초 소니 픽쳐스는 이 작품을 보고 국내에서 흥행이 쉽지 않은 하이틴 무비라는 점에서 DVD로 제작하기로 결정하고 5월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영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한 영화 마니아가 작년 11월 해외 예고편을 직접 번역해 올렸죠. 결과는? 단숨에 1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소니 픽쳐스의 블로그와 페이스북 계정에도 개봉시켜달라는 요청 글이 잇따랐다고 하구요. 결국 소니는 DVD 발매 하루 전, 국내 개봉을 확정하고 이미 제작된 DVD 패키지를 전량 폐기하였습니다.

지랄발광 17세

감독 켈리 프레몬

출연 헤일리 스테인펠드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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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2015)

김소연 감독의 데뷔작이자 <아가씨>로 빵 뜬 신인배우 김태리의 데뷔작인 이 영화 <문영>도 관객의 힘으로 개봉했습니다. 카메라에 사람들의 얼굴을 담는 말 없는 소녀 문영(김태리)이 술주정하는 아버지를 피해 집을 뛰쳐나온 뒤 연인과 울며 헤어지는 희수(정현)를 몰래 찍다 들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데요.

<문영>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2011년 처음 트리트먼트를 쓰고, 2013년 촬영하고, 2015년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단편 부문에 초청돼 사람들 앞에 선보이게 되었죠. 영화제부터 기획전까지 상영 때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지만, 정작 정식 개봉은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화려하게 상업영화 데뷔를 하며 김태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이 관심은 그녀의 데뷔작인 <문영>으로 이어졌고, '문영 개봉 소취 기도', '문영 VOD 발매 소취 기도' 등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다 결국 관객 성원에 힘입어 2017년 1월 개봉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영

감독 김소연

출연 김태리, 정현

개봉 20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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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미터(2017년)

관객들의 힘이 들어간 건 아니지만 DVD로 직행할 뻔했다가 개봉해 좋은 결과를 얻은 영화도 있습니다. 여름 시장에 딱 어울리는 스릴러 영화죠. 주인공 리사(맨디 무어)와 케이트(클레어 홀트)가 상어 체험(샤크 케이지)에 도전했다가 알 수 없는 사고로 심해 47미터까지 추락해 식인 상어 무리에 둘러싸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식인상어에 대한 공포가 주된 내용이다 보니 <죠스> 시리즈와 지난해 개봉한 <언더 워터>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이 작품은 원래 디멘션 필름에서 <In the Deep>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8월 DVD와 VOD 서비스로 공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디멘션 필름이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에 배급권을 팔았고,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는 <47 Meters Down>으로 제목을 변경해 극장 개봉을 진행하게 되죠. 그 결과 북미에서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고요, 국내에서도 7월 20일 개봉 예정입니다.

47 미터

감독 조하네스 로버츠

출연 맨디 무어, 클레어 홀트

개봉 2017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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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여러분만 알고 있기 아까운, 그래서 강제 개봉시키고 싶은 영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함께 공유해요! 그럼 우린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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