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벨: 인형의 주인>(이하 <애나벨 2>)이 8월10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2014년 개봉한 <애나벨>의 후속작으로 애나벨 인형이 탄생한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에 해당한다. 애나벨 인형은 2013년 개봉한 <컨저링>에 처음 등장한다. <컨저링>의 주인공인 퇴마사 워렌 부부가 봉인해서 보관 중이었다.
이제는 하나의 세계관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이미 ‘컨저링 유니버스’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제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 시리즈는 마블이나 DC처럼 확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애나벨 2>에는 쿠키영상을 통해 컨저링 유니버스의 확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컨저링 유니버스는 어느새 여름 공포영화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시리즈와 앞으로 어떤 영화가 나올지 살펴보자.
컨저링 유니버스의 확장
컨저링 유니버스는 대체로 두 가지 갈래가 있어 보인다. 첫 번째는 <컨저링> 시리즈다. <컨저링>, <컨저링 2>가 여기에 해당한다. <컨저링> 시리즈는 카톨릭 계열의 악마 연구가이자 퇴마사라고 할 수 있는 로레인 워렌(베라 파미가), 에드 워렌(패트릭 윌슨) 부부가 주인공이다. 실존 인물인 이들이 해결한 실제 사건(이라고 홍보하는) 내용을 담는다. 제목에는 ‘컨저링’이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들어갈 것 같다. <컨저링> 3편이 제작된다는 얘기가 있다. 제임스 완 감독은 “런던의 미국 늑대인간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저링 2>까지 제임스 완이 직접 연출했다. 3편 역시 그가 감독을 맡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컨저링 유니버스의 두 번째 갈래는 스핀오프 시리즈다. 이미 <컨저링>에서 파생한 캐릭터인 애나벨 인형으로 두 편의 스핀오프가 제작됐다. <컨저링 2>에 등장한 수녀 귀신을 소재로 한 영화 <더 넌>은 2018년 개봉 예정이다. <컨저링 2>에는 수녀 귀신 이외에 잠깐 등장한 ‘크룩드 맨’이라는 귀신도 있다. 크룩드맨은 일종의 애니메이션 장치인 프락시노스코프에서 튀어나온다. 이 크룩드 맨을 소재로 한 스핀 오프 영화도 제작 예정이다.
정리하면 <컨저링> 시리즈를 줄기로 애나벨, 수녀, 크룩드맨 등으로 시리즈를 확장하면서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한다. <컨저링> 3편이 늑대인간 이야기가 된다면 늑대인간 스핀오프도 가능하지 않을까. <컨저링> 스핀오프 영화는 제임스 완이 감독을 맡지 않고 제작자 역할을 하고 있다.
컨저링 유니버스 타임라인
1930~40년대 애나벨 인형의 탄생 - <애나벨: 인형의 주인>(2017)
1967년 애나벨 사건 - <애나벨>(2014)
1971년 해리스빌 사건 - <컨저링>(2013)
1977년 엔필드 사건 - <컨저링 2>(2016)
지금까지 개봉한 컨저링 유니버스에 해당하는 영화의 타임라인을 정리해보자. 개봉순은 <컨저링>→<애나벨>→<컨저링 2>→<애나벨 2>이다. 극중 시간은 <애나벨 2>→<애나벨>→<컨저링>→<컨저링 2> 순으로 흘러간다. <애나벨 2>가 (현재까지는) 컨저링 유니버스의 기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재밌는 사실이 하나 있다. <컨저링>과 <컨저링 2> 사이에 호러 팬들에게 유명한 ‘아미티빌 사건’이 있다. <컨저링>에서 사건을 해결한 워렌 부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롱아일랜드에 또 다른 사건이 있다며 떠난다. 아미티빌 사건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컨저링 2>에서 워렌 부부는 영국의 엔필드로 떠나기 전 아미티빌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
아미티빌 사건을 소재로 한 <아미티빌의 저주>(1979)라는 영화가 크게 흥행한 바 있다. <컨저링> 시리즈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알려진 영화다. 소재 측면에서 <컨저링> 시리즈의 선배격이다. 2005년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리메이크 영화 <아미티빌 호러>가 개봉했다. 마이클 베이가 제작했다. 언젠가 제임스 완이 이 사건을 영화로 만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컨저링 유니버스의 제작사
컨저링 유니버스는 워너브러더스에 속한 뉴라인 시네마, 더 사프란 컴퍼니, 어토믹 몬스터 프로덕션이 만든다. 여기서 좀 더 주목할 만한 회사는 어토믹 몬스터 프로덕션이다. 왜냐면 제임스 완이 설립한 회사기 때문이다. 2014년 <애나벨>을 시작으로 2016년 <컨저링 2>, <라이트 아웃>, 2017년 <애나벨: 인형의 주인>, 2018년 <더 넌>까지 제작했다. 제임스 완은 <라이트 아웃>의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을 발굴하면서 컨저링 유니버스를 탄탄하게 만들었다. 제임스 완 자신이 그랬던 것(<쏘우>는 제임스 완의 단편에서 시작됐다)처럼 샌드버그 감독이 만든 단편 <라이트 아웃>을 장편으로 발전시켰다. <라이트 아웃>은 크게 성공했다. 샌드버그 감독은 흥행은 했지만 평가가 나빴던 <애나벨>의 후속편에 투입돼 호평을 이끌어냈다. 제임스 완 감독은 여전히 제2, 제3의 자신과 같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감독을 찾고 있다. 컨저링 유니버스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컨저링 유니버스와 <인시디어스> 시리즈의 관계
제임스 완 감독은 컨저링 유니버스의 호러 영화 이외에 <인시디어스> 시리즈에도 관여하고 있다. <인시디어스>와 속편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을 연출했다. 3편과 4편은 제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쏘우> 때부터 함께한 파트너인 작가 겸 배우 리 워넬이 3편을 연출했다.
이런 까닭에 <인시디어스> 시리즈가 나중에 컨저링 유니버스와 만나는 일종의 평행우주 같은 세계가 아닐까 멋대로 상상을 해봤다. 물론 아무런 단서를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제임스 완 감독이 <인시디어스>에서 보여준 특유의 연출, 이를테면 유체이탈을 통해 영혼계를 탐색하는 등의 기법이 <컨저링> 시리즈와 유사해 보인다.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에 <컨저링>에 등장했던 그 무서운 옷장이 다시 나오기도 한다. <컨저링> 시리즈의 에드 워렌을 연기한 패트릭 윌슨은 <인시디어스>에서는 귀신을 믿지 않는 아버지를 연기하기도 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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