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콜>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쏟아지고 있는 호평 중 대부분은 말 그대로 ‘미친 연기’를 선보인 배우 전종서에 대한 것.

<콜>로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인증한 전종서의 연기와 함께 보면 좋을, 한국 영화 속 역대급 여성 살인마 캐릭터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 아래 작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숨바꼭질> <화차>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콜>
오영숙 | 전종서

<>에서 전종서는 2019년의 서연(박신헤)과의 전화를 통해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1999년의 영숙을 연기했다. 미래와 연결된 전화를 통해 미래를 예지한 그녀는 운명을 뒤엎고 연쇄살인마로 다시 태어난다. 광기 어린 폭주를 통해 영화 전개를 요동치게 만드는 캐릭터. 앞을 내다볼 없을 정도로 시시각각 변하는 전종서의 다채로운 표정이 영숙의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연희 | 전도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충무로의 쟁쟁한 배우들이 한 데 모였다는 점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던 영화다. 어쩔 수 없게도(!) 보고 나면 단 하나의 얼굴만 기억하게 되는데, 제 미끈한 앞길을 위해서라면 남의 목숨쯤은 아깝지 않은 연희를 연기한 전도연의 얼굴. 중후반부에서야 모습을 드러내는 연희는 등장하는 순간부터 모든 인물들의 서사를 손에 쥐고 흔드는 무시무시한 에너지를 뽐낸다. 전도연이 아니고선 상상할 수 없는, 대체 불가의 캐릭터다. 

<박쥐>
태주 | 김옥빈

김옥빈에게서 “틀이 잡히지 않은 불안정한 느낌”을 받았다는 박찬욱 감독은 <박쥐>를 자신의 연출작 중 가장 애정하는 작품으로 여러 번 꼽은 바 있다.  태주는 억눌러뒀던 욕망에 눈을 뜬 후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한다. 기이한 에너지로 보는 사람마저 불안하게 만드는 <박쥐>의 태주는 김옥빈이 아니고서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다. 22살의 김옥빈은 삶의 의지를 잃은 태주의 모습에서부터 광기어린 모습까지,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짚어내며 전 세계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수남 | 이정현

죽도록 일하지만 수남(이정현)의 인생은 고달프다. 늘 성실히 일하는 수남에게 기적처럼 빚을 청산할 기회가 찾아오지만, 마을 통장 경숙(서영화) 일당의 방해로 그녀의 행복은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인다. 그래서 수남은 자신의 특출한 손재주를 다른 방향으로 사용해보고자 마음먹는다. 피로감이 덕지덕지 묻은 얼굴로 말간 웃음을 짓는 수남의 표정은 가냘프면서도 묵직한 이정현만의 독특한 톤과 만나 더 기이한 시너지를 빚어낸다. 이정현은 이 작품으로 전도연, 전지현, 김혜수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숨바꼭질>
주희 | 문정희

대한민국을 공포에 빠뜨렸던 아파트 낙서 괴담을 소재로 만든 영화 <숨바꼭질>. 헬멧을 쓴 모습만으로도 관객에게 공포를 전했던 범인의 실체는 모두를 경악으로 몰아넣기 충분했다. 주희(문정희)는 ‘내집마련’이 불가능한 현실을 살인으로 이루려하던 섬뜩한 광기가 인상 깊었던 캐릭터다. 강인하고 똑부러진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해왔던 문정희는 <숨바꼭질>을 통해 파격적인 변신에 성공하며 제50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화차>
차경선 | 김민희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김민희는 <화차>를 만나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 섰다. <화차>의 차경선은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삶을 견디지 못해 남의 신분을 도용하기로 마음먹는다. 남의 목숨을 앗아 자신의 삶을 이어가는 파렴치한. 김민희는 경선에게 위로와 동정심을 얹게 하는 연기를 펼치며 캐릭터에 복합적인 감정선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 살인을 저지르고 정신없이 핏자국을 닦다 제 뺨을 몇 번이고 세게 내리치는 경선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역대급으로 손꼽히는 김민희의 명연기다. 

<킹덤>
계비 조씨 | 김혜준

핏줄로 권력을 유지하기위해 거짓 임신을 꾸몄던 계비 조씨는 조선의 임산부들에게 거처를 제공한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꾸민 후 그들이 출산한 아이를 빼앗으려는 끔찍한 계략을 꾸민다. 딸을 낳은 산모들을 처참하게 처리한 건 물론, 아버지마저 제 손으로 죽인 계비 조씨는 시즌 2에서 가장 뚜렷한 야욕을 뽐내며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낸 캐릭터다.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평단과 관객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계비 조씨를 통해 김혜준은 연기력 논란을 해소했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