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
살아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
반짝이지 않아도 된다는, 다 잘 될 거라는 허튼 낙관은 없다. 인생은 언제나 두렵고 불안하며 환희의 순간은 늘 찰나일 거라는 일상의 진리를 잊지 않지만, 오늘을 살아내는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위로만큼은 더없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몬스터 주식회사>(2001)와 <업>(2009), <인사이드 아웃>(2015)까지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며 삶의 경이로움을 포착해 낸 피트 닥터 감독은 이번에도 탄생과 죽음, 그리고 그사이를 채운 삶의 가치를 깊이 있는 질문들로 채워냈다. 고단한 마음이 들면 꺼내 보고 싶은 아름답고 뭉클한 선물 같은 작품.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영혼’ 홀리는 픽사의 마법. 지각하지 마세요
★★★★
전 세계 어린이들의 벽장에서 비명 소리를 채집하고, 사춘기 소녀 머릿속 세계에 존재하는 감정을 의인화했던 피트 닥터 감독이 이번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영혼’을 창의적으로 디자인해 꿈처럼 펼쳐낸다. 픽사표 작품의 놀라움은 전에 없던 메시지를 품고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삶의 진리를 기발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데에서 온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메시지는 새로울 게 없지만, 이를 실어나르는 과정에서 무릎 ‘탁’ 치게 만드는 순간들이 피어올라 삶의 의미를 잡아챈다. 목표를 향한 강박에 휩싸여, 오늘 하루 누린 소소한 순간의 의미를 저평가해 온 현대인이라면 울컥하게 되는 지점도 있다. 이를 ‘즉흥 연주가 핵심’인 재즈와 자연스럽게 버무린 솜씨에도 경탄을! 오프닝을 채우는 단편 애니메이션 <토끼굴>은 왜 또 이리도 사랑스러운지! 지각하면 손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살기 싫어질 때마다 꺼내 보고 싶은
★★★★☆
<코코>에서 사후세계를 탐구했던 디즈니-픽사가 이번에는 영혼이 태어나기 이전으로 돌아갔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된 재즈 뮤지션과 인생 시작을 거부하는 영혼의 모험은 독창적인 이미지와 세계관을 제시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를 하는 동시에 생의 의지를 북돋아 주기까지 하는 솜씨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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