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여행한다면 이들처럼
★★★☆
기차에서 우연히 만남 남녀 사이에 싹 트는 로맨스는 진부한 소재지만, 러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풍경은 <6번 칸>만의 영화적 공기를 만들어낸다.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을 설득력 있는 감정적 디테일로 담아낸 유호 쿠오스마넨 감독의 연출력을 일단 칭찬해야 할 듯(작년에 개봉한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2016)도 수작이었다). 특유의 생생한 화면이 <6번칸>에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나와 당신의 일부가 닿을 때
★★★☆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2등석 6번칸 객실에서 만난 라우라(세이디 하를라)와 료하(유리 보리소프). 료하는 라우라에게 무례하고, 라우라는 료하가 불편하다. 암각화를 보러 가는 핀란드 유학생과 일을 하러 가는 광산 노동자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료하는 암각화를 제대로 발음하지도 못하고, 문학교수인 연인과 함께 사는 라우라는 료하 같은 사람을 처음 만났을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여정을 함께 하는 동안 료하는 라우라의 외로움을 알아 보고, 라우라는 료하의 따뜻한 속내를 발견한다. 국적과 성별, 계급, 문화적 배경까지 모든 것이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일부와 닿는 순간이 묘한 위안이 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마음의 벽을 허무는 여정
★★★★
보고 난 후에 점점 더 좋아지는 영화가 있다. <6번 칸>이 그렇다. 기차 여행에서 만난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명작 <비포 선라이즈>의 러시아 버전 정도인가 싶겠지만, 보다 심도 있는 캐릭터 조형과 조밀한 서사로 시공간과 인물의 감정을 감각하게 만든다. 1998년 경제 위기 시절 러시아의 공기, 밀폐된 침대칸에서 만난 타인에 대한 경계심, 타국을 여행하는 이방인의 외로움,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가 층층이 쌓이고 그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온정이 현실의 시름까지 녹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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