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영화의 부흥이 올까? 〈서브스턴스〉와 영화사 찬란의 도전

인터뷰하는 이지혜 찬란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영화사 찬란의 이지혜 대표 2025.2.28
인터뷰하는 이지혜 찬란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영화사 찬란의 이지혜 대표 2025.2.28

최근 젊은 관객들 사이에서 예술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이 흐름의 중심에는 영화사 '찬란'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존 오브 인터레스트>(관람객 20만5천여 명)와 <악마와의 토크쇼>(10만1천여 명)로 흥행에 성공한 데 이어, 연말 개봉작 〈서브스턴스〉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52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는 해외 예술영화 중 네 번째로 50만 관객을 돌파한 사례다.

이지혜 찬란 대표는 "처음에는 이 영화를 선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판단인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를 높게 평가하며 수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특히 "예술 영화 중에서도 재밌다고 느낄 만한 작품은 드물다"며 "〈서브스턴스〉는 그 희귀성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영화 〈서브스턴스〉 속 한 장면 [찬란 제공]
영화 〈서브스턴스〉 속 한 장면 [찬란 제공]

찬란 측이 목표했던 관객 수는 약 30만명이었으나, 개봉 직전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지고 극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초기 흥행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고 관객 수가 점차 증가했고, IPTV 서비스 이후에도 하루 평균 5천명 이상의 관람 수치를 유지하며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지혜 대표는 "요즘 예술 영화는 오히려 시간이 좀 흘러야 더 많은 관객이 알아봐 주는 것 같다"며 "영화가 오랫동안 상영한다는 것만으로도 검증된 작품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도 그렇고 '극장에서만 봐야만 하는 영화'라는 인식도 강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집에서 OTT나 유튜브로 편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만, 그래서 더 극장에만 누리는 경험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거지요. 관람 환경과 관객의 취향이 바뀌었어도 작품만 좋다면 영화라는 콘텐츠는 앞으로도 계속 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서브스턴스〉가 젊은 여성 관객들의 열띤 반응 속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 작품 속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젊음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며 파멸로 향하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투영하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패러디와 밈이 꾸준히 생성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지혜 대표는 "〈서브스턴스〉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의 본질을 짧고 강렬하게 표현한 작품"이라며 "외모 중심적인 한국 사회의 단면을 건드린 것이 흥행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서브스턴스〉 속 한 장면 [찬란 제공]
영화 〈서브스턴스〉 속 한 장면 [찬란 제공]

또한, 영화와 관련해 배우 소지섭의 소속사 51k가 공동 제공사로 참여하면서 일부 언론에서 이를 '소지섭 픽(pick)' 영화로 소개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소지섭은 투자자로만 참여하며 작품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한다.

소지섭과 찬란의 인연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현승 대표가 제작에 참여했던 <영화는 영화다>를 계기로 그는 51k 김정희 대표를 통해 예술 영화에 관심 있는 소지섭과 연결되었으며, 이후 2012년부터 현재까지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의 지원은 큰 힘이 됐다.

찬란은 이러한 지원 덕분에 다큐멘터리, 영화제 수상작,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국내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었다. 대표작으로는 <테이크 쉘터>(2011), <카페 소사이어티>(2016), <유전>(2018), 그리고 <미드소마>(2019) 등이 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좋은 영화라고 해서 모두 수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감한 선택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줄 색다른 경험을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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