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걸린 소녀> 포스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밀레니엄’ 시리즈가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거미줄에 걸린 소녀>는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이후 잠정 중단됐던 ‘밀레니엄 할리우드 버전’의 새로운 활로를 찾은 작품이다. 기존의 감독, 배우는 하차했지만 <맨 인 더 다크>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퍼스트맨> 클레어 포이, <보리 vs 매켄로> 스베리르 구드나손, <블레이드 러너 2049> 실비아 획스 등이 출연하며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 영화, 7년 전 기억을 더듬어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거미줄에 걸린 소녀

감독 페데 알바레즈

출연 클레어 포이, 실비아 획스, 스베리르 구드나손

개봉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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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리즈가 뭔데?
‘밀레니엄’ 시리즈 국내 정발본

‘밀레니엄’ 시리즈는 현재 5부까지 발간된 추리, 스릴러 소설이다. 매 편 ‘~한 소녀’라는 제목이 붙는 게 특징이다. 1편 <용 문신을 한 소녀>(국내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로 발간), 2편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3편 <벌집을 발로 찬 소녀>, 4편 <거미줄에 걸린 소녀>, 5편 <받은 만큼 복수한 소녀>까지 발간됐다. 1편부터 3편은 스티그 라르손이, 4편과 5편은 라르손의 사망으로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집필했다.

이 시리즈의 기본 골자는 천재 해커 리스베트와 탐사 취재 전문 기자 미카엘이 모종의 살인 사건이나 실종 사건을 추리해가는 스릴러다. 추리 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매 작품마다 느슨하게 이어지는 리스베트와 미카엘의 관계가 녹아있어 여타 추리 소설 시리즈와는 차별화돼있다. 특히 스웨덴을 배경으로 권력자들의 위선을 까발리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남성들의 강압적인 폭력을 폭로하는 방식을 사용해 지지층을 얻었다. 2015년 기준 전 세계 판매량이 8천만 부를 돌파했다.


리스베트 살란데르 

각 영화별 리스베트 배우들. (위 왼쪽부터) 스웨덴 버전의 누미 라파스, 할리우드 버전의 루니 마라, 현재 리스베트 역을 맡은 클레어 포이

작중 세계적인 실력으로 유명한 해커. 평상시에도 빼어난 기억력을 자랑하고, 아직 20대임을 고려하면 천재라 부를 만한 인물이다. 작은 키에 마른 몸매지만 복싱 실력도 상당하고, 바이크 운전도 능숙해 위기 대처에도 능숙하다. 남한테 관심이 없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 냉혈한처럼 느껴지지만, 시리즈가 전개되면서 드러나는 그의 복잡한 과거를 보면 캐릭터가 상상 이상으로 입체적이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핵심적인 존재.

소설에서 그의 외형을 묘사하는 구절을 보면 다음과 같다. “거식증 환자처럼 비쩍 마른데다, 엄청 짧게 커트한 머리에 코와 눈썹에는 피어싱까지 한 창백한 여자.” 때문에 캐스팅 소식 때마다 배우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주목받았다. 스웨덴 버전은 누미 라파스가, 할리우드에선 루니 마라가 맡았다가 현재 클레어 포이에게 돌아갔다. 누미 라파스가 펑크라면, 루니 마라는 좀 더 고스(Goth)족 느낌이 강하고, 클레어 포이는 유니섹스적인 스타일을 강화했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각 영화별 미카엘 배우들. (위 왼쪽부터) 스웨덴 버전의 미카엘 뉘크비스트, 할리우드 버전의 대니얼 크레이그, 현재 미카엘 역을 맡은 스베리르 구드나슨

시사잡지 ‘밀레니엄’의 공동창립자 겸 소속 기자. 사회적 비리를 여러 차폐 폭로해 대외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기자로, 1편에서 대기업 회장 헨리크 방예르에게 의뢰를 받으면서 사건에 휘말린다. 이 사건을 계기로 리스베트와 만나게 되고, 내연녀 에리카 베르예르가 있음에도 기묘하게 리스베트에게 집착하고 협조한다. 돈이나 천재적인 능력이 없지만, 취재 능력으로 사건에 일조하는 미카엘은 작가 이전에 탐사보도 전문 기자였던 스티그 라르손의 전신이다.

스웨덴 버전은 미카엘 뉘크비스트가, 할리우드 버전은 대니얼 크레이그가 맡았었다. 이번 <거미줄에 걸린 소녀>에선 다시 스웨덴 배우인 스베리르 구드나슨에게 배역이 맡겨졌다. 각 배우마다 외형에서 풍기는 느낌, 리스베트를 연기한 배우와의 나이 차이 등으로 작품마다 다른 미카엘을 만날 수 있다.

미카엘은 작가 스티그 라르손?
스티그 라르손의 생전 모습

얘기 나온 김에 작가에 대한 간단 설명. 스티그 라르손은 <밀레니엄> 시리즈를 집필하기 전, 원래 보도 탐사 전문 기자였다. 진보적인 성격의 취재와 기사로 보수단체로부터 여러 차례 살해 협박을 받았다. ‘밀레니엄’의 미카엘을 통해 소설에서도 권력층의 위선과 죄악을 까발리는 내용이 잦았던 게 그의 평소 성향이라고 보면 된다.

생전 그가 기획한 밀레니엄 시리즈는 총 10편의 소설으로 이뤄진다. 3편 집필까지 마치고, 1편을 발간을 앞둔 어느 날,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앞서 말한 살해 협박 때문에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아내 에바 가브리엘손이 아닌 평생 등지고 살던 아버지와 동생에게 <밀레니엄> 판권이 넘어갔다. 두 사람은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를 고용해 시리즈를 이어갔다. 팬들의 걱정과 달리 라게르크란츠가 집필한 버전도 원작을 이을 훌륭한 후속작이긴 하나, 스티그 라르손의 기획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니 별개의 작품이라는 비판도 있다.


스웨덴 <밀레니엄> 삼부작
<밀레니엄 : 제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

처음부터 삼부작 전체를 영화화했기 때문에 스웨덴과 덴마크에선 2009년 2월 27일, 9월 18일, 11월 27일 개봉했다. 각각 152분, 129분, 147분이란 긴 러닝타임에도 팬층이 두꺼운 스웨덴과 노르웨이, 덴마크에서 총 9천8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월드 와이드 성적은 도합 2억 달러인 것으로 추정된다. 1편은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2편과 3편은 다니엘 알프레드손이 연출했다. 이후 삼부작을 6편의 드라마로 재편집해 북유럽 지역에 방영되면서 한 편 한 편이 3시간인 확장판으로 재공개됐다. 리스베트를 연기한 누미 라파스는 이 시리즈로 할리우드 영화에 진출, <프로메테우스>부터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밀레니엄 제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독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출연 누미 라파스, 미카엘 니크비스트

개봉 201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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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제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감독 다니엘 알프레드손

출연 누미 라파스, 미카엘 니크비스트

개봉 201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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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제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

감독 다니엘 알프레드손

출연 미카엘 니크비스트, 누미 라파스

개봉 201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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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영화화 판권을 구입한 소니픽처스가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영화. 2011년에 개봉했다. 할리우드에서 제작했지만 야외 장면은 극중 배경인 스웨덴에서 촬영했다. 미국에선 극중 배경인 스웨덴의 혹한을 절대 표현할 수 없다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판단 때문. 다니엘 크레이그를 중추로 크리스토퍼 플러머, 스텔란 스카스가드, 로빈 라이트 등 베테랑 배우들이 참여했다. 물론 영화 공개 후엔 리스베트를 연기한 루니 마라의 완벽한 변신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억 달러를 들여 만들었지만, 간신히 본전만 뽑았고, 이후 속편 제작이 잠정 보류됐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루니 마라

개봉 201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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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에 걸린 소녀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속편. 제목처럼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거미줄에 걸린 소녀>를 원작으로 한다. 그동안 소설 2,3편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들고 4편 <거미줄에 걸린 소녀>를 3편으로 제작해 삼부작을 완성한다는 기획 등 시리즈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있었지만, 무산됐다. 결국 제작사를 제외한 모든 스태프와 출연진이 교체된 새로운 속편으로 방향을 잡았고, 리스베트 역엔 클레어 포이가 캐스팅되면서 조금씩 구체화됐다.

리스베트는 종적을 감춘 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프란스라는 엔지니어가 리스베트에게 자신이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미 국가안보국에서 훔쳐 와달라는 의뢰를 한다. 리스베트가 프로그램 탈취에 성공하자, 의문의 단체가 리스베트의 은거지를 습격해 프로그램을 다시 빼돌린다. 미 국가안보국과 스웨덴 정부의 추적을 받게 된 리스베트는 배후에 누가 있는지 밝혀내야만 한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