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계다. T-800이다.” 죽어도 되살아나 돌아오는 자신의 캐릭터를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이렇게 설명했다. 연기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노련한 이 노배우는 “그 질문은 제임스 카메론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팀 밀러에게 어울릴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늘날 그를 있게 한 영화 속 역할을 다시 연기한 70대의 슈워제네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단한 모습이었다.


영화 속 사라 코너는 머리가 희끗한 중년으로 등장한다. T-800 역시 세월이 흐르며 나이 든 모습이다.

린다(해밀턴)는 62살이다.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와 다른 머리색을 갖는 건 당연하다. T-800도 마찬가지다. 메탈 소재의 뼈대를 가진 사이보그지만 인간의 살과 피로 덮여 있으니 껍데기가 노화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로봇이기 때문에 나이 들어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이전과 같은 힘과 기술로 움직일 수 있다.

지난해 심장수술을 받았는데 영화를 위해 다시 몸을 만들어야 했다.

수술 뒤 일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많았고 회복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심장수술은 누군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이었다. 작은 수술을 하러 병원에 입원했는데 18시간 뒤 깨어나보니 가슴을 열어 심장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 수술은 올림픽 선수가 훈련하는 것 같은 운동량을 요구했고, 그를 통해 영화에 맞는 몸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터미네이터를 미래에서 현재로 보내는 아이디어가 이번에도 반복된다.

대신에 이번에는 그 아이디어에 여러 변화를 준다.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타임라인과 관련된 것으로, 나 역시 영화를 준비하며 타임라인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이 영화에서 관객이 발견할 수 있는 멋진 반전이 숨어 있으며, 제임스의 장기가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임스는 터미네이터라는 세계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캐릭터와 시간여행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그런 요소들에 대해 사람들이 다시금 이야기하는 영화가 될 거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현재를 어떻게 다루고 있나? 영화가 멕시코와 미국에 대한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영화가 어떤 정치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특정한 정치적 성향으로 관객을 이끌려고 하지 않는다. 좌파건 우파건 모두 영화를 보게 만들어야 하니까. 하지만 동시에 영화는 현실을 반영한다. 멕시코와 미국의 관계도 물론 담겨져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과거로 돌아가 자신을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넌 정말 운좋은 놈이다’, 라고 말해주고 싶다. 15살의 나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훌륭한 보디빌더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할리우드에 와서 영화배우가 됐고,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됐다. 모든 과정은 주변의 도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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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글 안현진 통신원·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