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비전>

전 세계적 팬데믹으로 각종 콘텐츠의 공개 및 개봉 일정이 연기된 상황이지만, 디즈니 플러스의 신작 <완다비전>은 로케이션 촬영보다는 실내 스튜디오 촬영이 주요했던 덕에 큰 일정 연기 없이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내 디즈니 플러스 서비스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한국 관객들에게 언제 공개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몇 안 되는 공식 커플이자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를 보여주었던 그들의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심이 가는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원작에 비해 아주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스칼렛 위치' 완다 막시모프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풀어낼 가능성이 있고, 이번 TV 시리즈에서 스칼렛 위치를 희대의 악녀(...)로 만들기도 했던 코믹스 이슈이자 문제 있는 캐릭터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한 계기였던 「하우스 오브 엠」과 관련된 이야기가 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었으니 이 작품 <완다비전>에 대한 관심은 다른 시리즈보다 더 높다고 할 수 있을 듯.

「하우스 오브 엠」

물론 뮤턴트의 능력과 그들이 받았던 차별 대우, 즉 '엑스맨' 시리즈를 관통하는 이야기들이 MCU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바-그야말로 '어른의 사정'… 즉 판권 문제로- 「하우스 오브 엠」을 그대로 가져오기는 어렵겠으나, MCU가 늘 그랬던 것처럼 원작의 이야기를 따오면서도 기존 세계관과 맞물려 새로운 흥미요소를 제공하는 방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스토리에 관한 내용은 아직 공개된 것이 없지만, 최근 몇몇 배우들이 촬영 참여 소식을 밝히면서 몇 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게 되었는데, 공개된 정보를 중심으로 <완다비전>에서 펼쳐질 이야기를 가늠해 본다.


<완다비전>의 근간은

월트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

2018년 말, 디즈니는 자체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를 공개했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단독 콘텐츠로 MCU의 스핀 오프 시리즈를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코믹스 실사화 프로젝트의 양대 산맥이 자 경쟁 프랜차이즈인 DC에 비해 TV 시리즈와의 연계점이 약했던 MCU에 있어서는 꽤나 매력적인 계획이 아닐 수 없었다.

기존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제공되던 MCU 및 디즈니 콘텐츠들을 자체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함은 물론이고, 디즈니 산하의 다양한 시리즈들이 서비스되어 넷플릭스의 본격적인 경쟁 플랫폼으로 떠오른 바 있다. 이와 연계되어 공개한 MCU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스핀오프 시리즈는 디즈니 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뮤턴트는 이제 그만...!" 이 대사 하나로 뮤턴트의 9할이 사라진 「하우스 오브 엠」

<완다비전>과 <로키>, <팔콘 앤 윈터 솔져>를 시작으로 <왓 이프>, <쉬헐크> 등의 계획이 공개되면서 기대감은 점점 높아졌다. 그중 가장 먼저 공개될 예정인 시리즈가 바로 <완다비전>이다. MCU의 완다 막시모프가 강력한 염동력과 정신 공격을 구사하기는 하나 그 외의 능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하우스 오브 엠」에서 뮤턴트의 9할을 소멸시키기까지 했던 현실 조작 능력에 대해서는 크게 드러난 바 없었고, 팬이라면 이른바 '너프'된 능력치가 아쉬운 느낌도 없지 않았던 터.

거기에 이와 더불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의 비극적인 스토리로 관객을 울렸던 비전과의 로맨스까지, '스칼렛 위치' 완다 막시모프를 통해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아직 차고 넘치게 남아 있다. 원작에서의 완다는 다양하고 강한 능력을 갖고 있는데 그중 「하우스 오브 엠」 이슈에서 강력하게 드러났던 부분은 현실 그 자체와 사건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차별받고 멸시받는 뮤턴트가 반대로 세계를 지배하는 대체 현실을 만들어낸 스칼렛 위치와 이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한 히어로들의 싸움이 바로 「하우스 오브 엠」의 골자였다. 물론 현재의 MCU에는 뮤턴트들이 차별 대우를 받고 그에 대응하는 엑스맨들의 이야기인 '엑스맨' 설정이 들어있지 않고 등장한 캐릭터도 완다와 피에트로(퀵실버) 외에는 없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총 6화 분량의 시리즈로 호흡이 긴 편이기에 영화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완다 막시모프가 주역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그녀의 좀 더 개인적인 스토리가 심도 있게 풀릴 것은 확실하다. 「하우스 오브 엠」이 당장 실사화되기는 어렵겠지만, 이에 대한 가능성을 마련하는 토대가 될 이야기라고 생각할 여지도 있다.


<완다비전>에서 만날 반가운 얼굴들

(왼쪽부터) 달시, 모니카 램보, 지미 우

<완다비전>에 등장한다고 밝혀진 배우는 <토르: 천둥의 신>과 <토르: 다크 월드>에서 명품 조연으로 활약했던 바 있는 작중 제인 포스터의 조수 달시(캣 데닝스), 그리고 <캡틴 마블>에서 캐롤의 친구 마리아 램보의 딸로 등장한 모니카 램보(아키라 아카바르)다. 비중이 이들만큼 크지는 않지만 <앤트맨과 와스프>의 수사관 지미 우(랜달 박) 역시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여기에 <엑스맨> 프랜차이즈에서 '퀵실버' 피에트로 막시모프를 연기했던 배우 에반 피터스까지.

먼저 달시의 경우 <토르> 시리즈에서 제인 포스터를 맡아 연기한 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하차를 선언하면서 그의 조수인 달시 역시 덩달아 프랜차이즈에서 배제되었는데... 물론 <토르: 라그나로크>의 배경이 지구가 아니었던 데다 제인이 등장할 여지가 없었기에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하나 이후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게 프랜차이즈에서 사라진 캐릭터로 여겨진 달시가 최근 현지 팟캐스트에서 <완다비전>에 작은 비중으로 출연했던 사실을 밝혀졌다.

그녀의 언급에 따르면 필드를 뛰어다니는 장면이 있었고, 야간 촬영이었다고. 만약 달시가 누군가에게 쫓기는 거라면 어떤 문제가 생겼고 사건에 휘말려 추격을 당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고, 이 사건이 스칼렛 위치 그리고 비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터인데.

더불어 달시 이전에도 모니카 램보와 지미 우의 등장이 확인된 바 있는데, 스칼렛 위치 그리고 비전과도 직접적인 연관점이 없었던 다양한 조연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스칼렛 위치의 기억에 근거한 소규모의 사건이라기보다는 전반적인 MCU 세계관을 아우르는 대형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엑스맨> 유니버스의 퀵실버, 에반 피터스

거기에, 가장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은 바로 <엑스맨> 프랜차이즈에서 '퀵실버' 피에트로 막시모프 역을 맡아 연기했던 에반 피터스가 출연진 명단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완다와 피에트로 남매가 처음 등장하게 되면서 실사화 프랜차이즈에는 두 명의 퀵실버가 존재했었는데, 모두가 알다시피 MCU의 퀵실버는 애런 존슨이 연기했고 소코비아 사태 전투 중에 유명을 달리했기에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지 오래였다.

말하자면 MCU가 배경으로 하고 있는 평행우주는 지구-19999인데, 이 우주에서 피에트로 막시모프는 이미 죽었고 돌아올 가능성도 없는 상태다. 하지만 에반 피터스가 등장한다면 엑스맨 유니버스인 지구-10005와의 접점이 생긴다는 뜻이고 평행우주 속의 캐릭터 교차가 처음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닥터 스트레인지>

MCU에서 평행우주 개념은 <닥터 스트레인지>와 <앤트맨>을 통해 등장한 적이 있고,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각자의 길을 걷다가 디즈니의 폭스 인수로 본격적인 합류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이후 초유의 관심사 중 하나였던 엑스맨과 어벤져스의 접점이 드디어 시작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에반스의 배역과 그가 맡게 될 작중 캐릭터의 역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기에 속단은 이르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완다비전>, 끔찍한 이야기? 시트콤?

「비전」

<완다비전>은 전반적으로 톰 킹의 연재 이슈인 '비전'을 기반으로 삼았다고 하는데, 이 이슈는 표지 이미지만 보면 언뜻 행복한 패밀리 활극일 것 같지만 상당히 (톰 킹답게...) 살벌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이 되고 싶었던 비전이 스스로의 능력을 이용해 가족을 만들었다는 내용인데, 비전의 작품이라서인지 아내도 아이들도 비전과 흡사한 모습이다.

인조인간 비전 패밀리는 인간과 똑같이 살아가고 싶어하지만 현실 속에서 그게 가능할 리 없었고, 외줄타기 같은 위험한 상황 속에서 결국 공격을 받아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야 만다. 그들은 현실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비밀을 만들게 되고 종단에는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슬픈 이야기.

완다 막시모프가 비전과 결혼했을 때 어떻게 인조인간과 사랑하고 결혼까지 할 수 있냐는 물음에 '사랑은 육체가 아니라 영혼으로 하는 것'이라는 명대사를 남긴 적이 있다. 하지만 육체적으로는 맺어질 수 없는 이들에겐 생물학적인 2세가 있을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스칼렛 위치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아이를 만들어냈다. 쌍둥이를 얻은 두 사람은 행복해 보였지만 끝까지 그러지는 못했다.

그녀와 헤어진 뒤 비전은 전처인 스칼렛 위치, 즉 완다의 인격을 모방한 새로운 부인 버지니아를 만들어냈던 것인데... 말하자면 비전에게 완다 막시모프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궁극적으로는 이 로맨틱한 커플의 사랑이 주요한 테마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일지도 모른다.

<완다비전>

어쨌든 톰 킹의 '비전' 이슈를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 때문에 비극적인 파국을 다룰 것이라고 추측되었지만, MCU의 비전을 연기한 배우 폴 베타니의 지난해 발언에 의하면 MCU 전체의 서사와 더불어 가볍고 재미있는 패밀리 시트콤 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TV 시리즈라기보다는 긴 러닝타임의 영화 한 편에 가깝다고도 말했는데, 배우 본인조차 케빈 파이기의 기획 내용에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과연 관객들을 놀라게 할 만한, 그러면서도 짜임새 있는 이야기가 될지는 공개일까지 지켜볼 만한 일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의 행복한 한때

이외에 밝혀진 요소로는 이 시리즈의 시간대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라는 것, 그리고 1950년대가 등장하며 시간 여행을 테마로 한다는 점 등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라면 완다가 연인 비전을 잃은 이후이며 비전이 돌아올 가능성은 없어진 상태다. 반면 영화에서 등장한 시간여행의 방식으로 언제로든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인데.

비전이 완전히 리타이어한 현재의 MCU에서 비전과 완다 둘 모두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비전이 탄생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후부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의 시간대로 이동한 다음 다시 1950년대로 이동한다는 이중의 타임라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여기서 짚고 넘어갈 만한 점이 바로 <완다비전>에 관해 밝혀진 정보들 중 하나인데, 바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두 번째 솔로 무비이자 MCU의 첫 번째 호러 무비라고 알려진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와 연계된다는 점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소서러 수프림 닥터 스트레인지를 필두로 멀티버스, 즉 다양한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완다비전>이 직접적으로 연계된다면 타임라인을 오가는 시간여행과 더불어 멀티버스에 대한 이야기까지 포함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더불어 디즈니 플러스의 또다른 TV 시리즈 중 하나인 <로키>도 마찬가지인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유명을 달리했지만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시간 여행을 통해 어벤져스 1편의 후반부 장면에서 탈출에 성공한 바 있는 로키가 또다른 타임라인에서 다른 이야기를 펼칠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즉 다른 평행우주의 로키가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에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완다비전>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멀티버스에 대한 화두를 던질지도 모른다는 것.

디즈니 플러스의 독점 시리즈, <로키>

즉 <완다비전>에 등장하는 비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비전과는 조금 다른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것인데, '스칼렛 위치' 완다가 비전을 다시 만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고 하면 원작에서 보여준 강력한 능력만 각성되는 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으니 영 불가능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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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그 외 루머들 중에는 빌런으로 나이트메어가 낙점되었다는 설부터 완다가 '스칼렛 위치'로서의 이름을 따내게 되는 계기이자 그녀의 마법 스승이었던 애거사 하크니스가 등장한다는 설, 더불어 헐클링까지 등장한다는 설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다만 다음 달인 7월에 비전 역 배우 폴 베타니가 재촬영에 들어간다고 하며, 올 3월 이미 전반적인 촬영은 끝난 상태라고 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이미 전반적인 촬영 및 스토리는 완료된 상황으로 보인다. <블랙 위도우>와 <이터널스> 등 MCU가 예정하고 있던 영화는 물론 영화계 전반의 개봉 일정이 밀리고 있는 현재로서는 꽤나 반가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는데... 물론 다시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하루빨리 '스칼렛 위치' 완다의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기를.


PNN 에디터 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