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의 세 번째 단독영화 <토르: 라그나로크>가 공개돼 "지금껏 마블 영화 중 가장 웃기다"는 평을 받으며 흥행 순항 중에 있다. 이번 <토르: 라그나로크>는 머리를 짧게 자른 토르와 말을 하는 헐크가 대결을 펼친다는 점으로 진즉 화제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MCU 사상 첫 여성 메인빌런이 된 헬라(케이트 블란쳇)와 아스가르드의 전사 발키리(테사 톰슨)의 매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그간 블랙 위도우나 스칼렛 위치를 통해 강력한 여성 캐릭터를 선보여왔지만, 그 비중이 늘 아쉬운 수준에서 그쳤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라이벌 DC가 지난 봄 <원더 우먼>을 크게 성공시킨 바와 맞물려 생각해보면 더 흥미로운 현상이라 할 만하다. 이런 징후가 보다 두드러지길 바라며, 2008년 <아이언맨>으로 닻을 올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에 등장했던 주요 여성 캐릭터들을 정리했다.
(덧. 아래는 딱 한 편에 등장하거나 비중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캐릭터들이다. 빼놓기 뭐해 사진이라도 모아봤다.)
페퍼 포츠
=
기네스 펠트로
/
<아이언맨>
<아이언맨 2>
<어벤져스>
<아이언맨 3>
<스파이더맨: 홈커밍>
<아이언맨> 시리즈의 히로인. 토니 스타크의 비서로 처음 등장했지만 그가 아이언맨 활동에 더 집중하면서 실질적으로 회사 운영 전반을 맡는다. 능글맞을지언정 인간미란 전혀 없는 토니의 '심장'을 뛸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엄마와 애인 노릇을 동시에 하는 셈. <아이언맨 2>부터는 공식적인 연인이 되고, <아이언맨 3>는 둘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간다. 이후 기네스 펠트로는 이후 MCU 시리즈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스파이더맨: 홈커밍> 에필로그에서 깜짝 등장했다.
블랙 위도우
=
스칼렛 요한슨
/
<아이언맨 2>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아이언맨 2>에서 처음 나와 <어벤져스>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뽐내며 MCU 시리즈에 완전히 안착했다. 호크아이, 팔콘처럼 초능력은 없지만 화려한 육탄전을 보여주면서 어벤져스 팀내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낮은 목소리로 일관하는 건조한 태도와 달리, 개인사를 털어놓거나 영화마다 남성 캐릭터과 미묘한 분위기를 퍼트리는 등 인간적인 면모도 상당부분 엿보인다. 케빈 파이기가 블랙 위도우의 단독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제인 포스터
=
나탈리 포트만
/
<토르: 천둥의 신>
<토르: 다크 월드>
나탈리 포트만이 맡은 제인 포스터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캐릭터다. 포트만이 상당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토르> 시리즈 자체와 더불어 밋밋해 보였고, 토르와의 로맨스 역시 발단, 전개, 결말 모두 영 맹탕처럼 보였던 게 사실이다. 나탈리 포트만은 <토르: 다크 월드>의 감독 교체건으로 인해 마블과 갈등을 빚으면서 시리즈에서 하차했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도 당연히 제인을 볼 수 없다.
페기 카터
=
헤일리 앳웰
/
<퍼스트 어벤져>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스티브 로저스의 첫사랑. 2차 세계대전, 스티브가 왜소했을 시절부터 그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본다. <퍼스트 어벤져>에서 캡틴 아메리카보다 더 확실한 활력을 내뿜으면서 MCU의 세계관의 중심에 세계대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각인시킨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는 실드의 창설 멤버로서 캡틴을 회고하는 푸티지에 잠깐 나온 후, 90대 중반 노인으로 병상에서 캡틴과 재회하며 MCU 통틀어 가장 진한 파토스("우리 같이 춤추기로 했었잖아요...")를 드러내기도 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속 환상/회상 신에서나마 잠깐이라도 등장하는 것만 봐도 페기가 MCU 세계관에서 점하는 위치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는 자연사한 걸로 나온다.
샤론 카터(에이전트 13)
=
에밀리 반캠프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닉 퓨리가 심어놓은 실드의 비밀 요원이라는 점에서, 샤론의 등장은 언뜻 블랙 위도우와 비슷하다. 타이트한 블랙 바디수트를 입는다는 점도 마찬가지. 아무쪼록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 등장해 이모 페기 카터의 빈자리를 채워 실드 내에서 여성의 강인함을 보여주면서 캡틴 아메리카와의 로맨스도 형성한다. 실드 해체 후엔 CIA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캡틴 아메리카가 어벤져스의 캡틴으로 성장하고 있는 걸로 봐선 가능성은 커 보인다.
마리아 힐
=
코비 멀더스
/
<어벤져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MCU의 '큰 판'에서 어김 없이 등장하는 조역이 있다. 실드의 부국장 마리아 힐이다. 시리즈에 걸쳐 자주 등장해 다재다능한 능력을 선보이고, 필 콜슨만큼이나 닉 퓨리의 든든한 신임까지 얻는 캐릭터지만, 닉의 존재에 가려져 아직까지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진 못하고 있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캐릭터 간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라 마리아를 더 자주 만날 가능성은 꽤 클 듯. 배우 코비 멀더스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출연한다고 밝힌 바 있으니 기대해봐도 좋겠다.
가모라
=
조 샐다나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아바타>, <스타 트렉> 등의 주연으로 참여한 조 샐다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가모라까지 맡으면서 당대를 대표하는 세 블록버스터의 주역을 맡는 쾌거를 이뤘다. 가모라는, 넘치는 정감에 뛰어난 능력까지 지녔어도 어딘가 하나씩 모자란 '가오갤' 멤버들에 비해 단단한 멘탈을 지녔지만, 2편의 시리즈에선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스타로드의 로맨스로만 살짝 돋보였을 뿐, 타노스에게 직접 훈련 받은 무술을 선보일 기회가 별로 없었던 편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는 더 많은 활약상을 보여주길.
네뷸라
=
카렌 길런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타노스의 양녀로서 정체성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의붓언니인 가모라와 비슷한 처지다. 다만 캐릭터는 좀 더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선 빌런이었다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에선 스타로드 팀 편에 서는 것도 그렇지만, 혈연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가모라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존재로서 보여주는 캐릭터의 특색이 각인시키는 바가 컸달까.
완다 막시모프(스칼렛 위치)
=
엘리자베스 올슨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쿠키 영상)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하이드라의 인체 실험으로 탄생한 인위적인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쿠키 영상에 퀵실버와 함께 등장하면서부터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내뿜었다. 인간의 사고를 통제하고 사물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하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졌다. 실험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퀵실버의 죽음 이후 정신적으로 보다 단단해진 채로 어벤져스의 멤버로 합류했다.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캐릭터라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주목될 수밖에.
호프 밴 다인
=
에반젤린 릴리
/
<앤트맨>
<앤트맨과 와스프>
초대 앤트맨인 행크 핌 박사의 딸. 하지만 사고로 죽은 엄마 재닛의 성 밴 다인을 쓰고 있다. 재닛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버리지 못해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 대런 크로스의 계략을 모르고 행크를 이사회에서 해임시켰다가 뒤늦게 그걸 알고 행크와 새롭게 지명된 앤트맨 스콧 랭의 편에 선다. 결국 아버지와의 관계도 회복하고, 스콧과 연인 사이가 된다. 내년 여름 개봉하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는 어머니를 따라 2대 와스프가 될 예정이다.
메이 파커
=
마리사 토메이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스파이더맨: 홈커밍>
"유별나게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숙모", "얘네 숙모가 이탈리아 사람인데, 끝내주는 미인이야~." 주변 사람들은 피터 파커의 숙모 메이를 그렇게 칭한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다. 피터와 단둘이 사는 메이는 피터를 아들처럼, 실상 과보호하듯 아껴서 그가 스파이더맨이 되기 위한 과정에 난항을 만들기도 한다. 원작 코믹스에선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였는데, MCU에선 육감적인 중년(마리사 토메이!!!)으로 바뀌었다.
맨티스
=
폼 클레멘티에프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타로드 일행이 에고의 행성에서 만나는 캐릭터. 행성에서 늘 혼자 지내는 맨티스는 감정을 읽을 수 있어, 알게 모르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에서 따뜻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가오갤' 시리즈는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 가운데서도 캐릭터들이 저마다 상처를 품고 있기 때문에 맨티스의 능력이 더 유효하게 쓰일 전망이다. 특히 드랙스와의 관계가 각별하다. (살짝 불편할 만큼) 드랙스는 맨티스에게 못된 말만 내뱉는데, 그러는 가운데서도 서로 특별한 마음이 움트고 있음이 2편 전반에서 묻어났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유출 예고편에서 기절한 토르를 깨우는 모습이 비치기도 했다.
미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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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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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
미셸은 뚱한 얼굴을 하고 세상에 무관심한 듯한 태도로 일관한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확실하다. 바로 루저같은 피터 파커. 시니컬한 눈빛을 한 채, 리즈가 좋다며 헤벌쭉, 스파이더맨이 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피터를 늘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 후반부에 "친구들은 나를 MJ라고 불러"라고 말해 향후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진정한 히로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일고 있다. 에디터는 기대에 한 표.
앞으로 공개될 MCU 신작에서도 여성 캐릭터의 활약은 두드러질 전망이다. 부산에서 촬영해 화제를 모은 <블랙 팬서>는 <노예 12년>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활약한 루피타 뇽이 티찰라의 경호 단체 도라 밀라셰의 일원인 나키아를, 현재까지도 최고의 캣우먼으로 추앙되는 미셸 파이퍼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초대 와스프인 재닛 밴 다인으로 MCU에 입성한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기대되는 건 <룸>으로 작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브리 라슨을 내세운 <캡틴 마블>이다. 라슨의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마블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캐릭터인지라 기대치가 치솟고 있는 상태다. 든.든.하.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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