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밤>

발이 달린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없어져 당황하게 하는 것들이 있죠? 리모컨이나 핸드폰처럼요. 영화에선 더 어마무시한 게 사라지곤 합니다. 사람의 시체 같은 거요. 3월 7일 개봉한 <사라진 밤>도 자신이 살해한 아내의 시체가 사라진 남자를 주인공으로 합니다. 갑작스럽게 시체가 사라져 주인공의 골머리 앓게 하는 영화들, 뭐가 있을까요?

사라진 밤

감독 이창희

출연 김상경, 김강우, 김희애

개봉 2018 대한민국

상세보기

더 바디

EL Cuerpo, 2012

<사라진 밤>은 스페인 영화 <더 바디>를 원작으로 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남편 알렉스(휴고 실바)는 자신에게 집착하는 아내 마이카(벨렌 루에다)를 살해합니다. 자신이 의심받지 않도록 완벽하게 짠 계획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아내의 시체가 사라지고 아내가 살아있다는 정황을 발견하면서 계획은 완전히 꼬입니다. 이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오리올 파울로 감독은 이후 <인비저블 게스트>를 만들어 스페인 영화계의 반전 감독으로 떠올랐습니다.

더 바디

감독 오리올 파울로

출연 벨렌 루에다, 오라 가리도, 휴고 실바, 호세 코로나도

개봉 2012 스페인

상세보기

의뢰인

2011

하정우, 박희순, 장혁이 출연한 <의뢰인>도 비슷한 설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초 법정 스릴러를 표방한 영화답게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죠. 남편 한철민(장혁)이 아내 서정아(유다인)를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하지만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단지 살해했다는 정황만 존재하죠. 철민의 변호를 맡은 강성희(하정우)는 먼저 서정아가 살아있을 수 있단 가능성을 배심원에게 심습니다. 그것도 아주 재치있는 방법으로요. 과연 강성희는 한철민에게 무죄 판결을 안겨줄 수 있을까요?

의뢰인

감독 손영성

출연 하정우, 박희순, 장혁

개봉 2011 대한민국

상세보기

성난 변호사

2015

시체가 없는 살인 사건의 재판, 이선균도 맡은 적 있죠. <성난 변호사>는 시체와 증거가 없는 ‘신촌 여대생 살인 사건’ 용의자의 변호를 맡게 된 변호사 변호성(이선균)이 주인공입니다. 특유의 능수능란한 변론으로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는데, 갑자기 용의자가 재판 중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하면서 완전히 꼬이고 맙니다. 이선균만의 밉지 않은 오만한 캐릭터가 시종일관 눈길을 끌고, 치열하게 사건을 비틀지만 생각보다 맥빠지는 결말이라 아쉬운 감이 있죠.

성난 변호사

감독 허종호

출연 이선균, 김고은, 임원희

개봉 2015 대한민국

상세보기

그림자 살인

2009

현장에서 사라진 시체가,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는 영화도 있습니다. <그림자 살인>은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아 현상금까지 붙은 실종자를 광수(류덕환)가 해부용 시체인 상태로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사설탐정 진호(황정민)는 광수의 의뢰를 받고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탐정 캐릭터를 그린 것도 특이하고, 당시 사회적 배경, 사라진 시체로 시작된 은밀한 미스터리를 오밀조밀 조합해서 꽤 매력적인 영화가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림자 살인

감독 박대민

출연 황정민, 류덕환, 엄지원, 오달수

개봉 2009 대한민국

상세보기

악의 연대기

2015

<그림자 살인>이 어드벤처 영화라면, <악의 연대기>는 진중한 스릴러입니다. 대통령상을 받고 승진도 앞둔 최창식 반장(손현주)은 사고로 한 사람을 죽이게 됩니다. 자수를 고민하다가 눈앞의 ‘꽃길’을 뿌리치지 못하고 시신을 유기하는데, 다음날 그 시신이 경찰서 앞 크레인에 매달려 발견됩니다. 자신이 저지른 살인의 범인을 찾아야 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손현주의 섬세한 연기가 빛을 발하죠. 덕분에 <숨바꼭질>에 이어 ‘손현주표 스릴러’ 계보를 이었던 영화입니다. 

악의 연대기

감독 백운학

출연 손현주, 마동석, 최다니엘, 박서준

개봉 2015 대한민국

상세보기

디아볼릭

Les Diaboliques, 1955

‘사라진 시체’ 미스터리의 원류는 해외 영화에 있습니다. 1955년, 세계 최초의 반전영화로도 불리는 <디아볼릭>이 그 주인공입니다. 기숙사 학교 교장 미셸의 아내 크리스티나(베라 클루조)와 정부 니콜(시몬느 시뇨레)이 그 남자를 살해한 후 수영장에 시체를 유기합니다. 하지만 시체가 떠오르지 않고, 당황한 크리스티나가 수영장의 물을 다 빼내지만 시체는 온데간데없습니다. 시체가 사라진 것도 불안한데, 미셸이 살아있다고 믿을 법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납니다. 이 영화는 이후 1996년 할리우드에서 샤론 스톤, 이자벨 아자니 주연으로 리메이크됐습니다.

디아볼릭

감독 앙리 조르주 클루조

출연 시몬느 시뇨레, 베라 클루조

개봉 1955 프랑스

상세보기

스탠 바이 미

Stand By Me , 1986

시체가 사라지면 무조건 스릴러냐, 그건 또 아닙니다. 스티븐 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탠 바이 미>는 행방불명된 소년의 시체를 찾는 네 친구들의 성장 영화입니다. 스티븐 킹이니까 뭔가 기묘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면 김이 빠질 정도로 묵묵하게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모험극에 가깝습니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리버 피닉스의 출세작으로도 유명하죠.

스탠 바이 미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윌 휘튼, 리버 피닉스, 코리 펠드만, 제리 오코넬

개봉 1986 미국

상세보기

부활

Risen , 2016

예수의 무덤이 열려있고, 시체가 없어졌다는 건 부활을 상징하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당시 사회에서 이런 일을 직접 맞닥뜨려야 했다면? <부활>은 로마군 호민관 클라비우스(조셉 파인즈)가 예수의 시체가 왜 사라졌는지, 어디로 없어졌는지 찾으려는 내용입니다. 소재 때문에 어김없이 ‘기승전종교’로 도달하는 영화지만, 뻔하게 성경의 내용을 재현하는 걸 넘어 현실적인 시각을 덧붙여 실존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흥미롭습니다.

부활

감독 케빈 레이놀즈

출연 톰 펠튼, 조셉 파인즈, 클리프 커티스

개봉 2016 미국

상세보기

노르웨이의 숲

2009

사라진 시체 덕에 우스꽝스러운 코미디가 된다면? 조금 섬뜩한 상상이지만 <노르웨이의 숲>은 숲에 온 두 조직원이 유기하려던 시체가 사라지면서 겪는 블랙코미디입니다. 200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공개됐으니 어떤 느낌일지 아시겠죠? 때로는 잔인하고 때로는 개그의 향연인 이 영화는 그야말로 길없는 숲처럼 종잡을 수 없는 게 장점이라 호불호가 심하기도 합니다.

노르웨이의 숲

감독 노진수

출연 정경호, 박인수, 지서윤, 조명연, 박주환, 유지현

개봉 2009 대한민국

상세보기

극락도 살인사건

2007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는 <극락도 살인사건>입니다. 음… 사실 주요 전개나 모티브를 차용, 혹은 표절 논란이 있어 조금 껄끄럽지만 서로 다른 시간대의 미스터리를 그만큼 잘 이용한 영화입니다. 섬에서 그 누구도, 그 어떤 시체도 발견되지 않은 현장과 주민들끼리 불신이 극에 달했던 한 달 전을 교차해 섬뜩한 진상을 그려냈죠. 개봉 당시 실제 사건이라는 설도 있었지만 일종의 괴담이었다고 밝혀졌습니다.

극락도 살인사건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박솔미, 성지루

개봉 2007 대한민국

상세보기

이외에도 시체가 사라지고, 혹은 나타나서 문제가 되는 영화는 무궁무진합니다. <시체가 돌아왔다>나 <석조저택 살인사건> 등등! 여러분들은 어떤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나요? 댓글로 함께 공유해주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성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