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하는 1984년 한양대학교 음대 재학 당시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키보드 연주자로 무대에 올랐고, 학부 졸업 후엔 김현식의 밴드 '김현식의 봄여름가을겨울'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작곡가로도 이름을 올렸다. 1985년 조용필 7집에 '사랑하기 때문에'와 이문세 3집에 '그대와 영원히'를, 이듬해 김현식 3집에 '가리워진 길'을 선사했다. (<1987>에 김현식이 부른 '가리워진 길'이 흘렀다면 고증 오류를 비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알다시피 유재하와 김현식의 목소리는 전혀 딴판이기에...) 그리고 1987년 늦여름, 자기 이름을 내건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했다.
여덟 개의 노래와 하나의 연주곡이 모인 <사랑하기 때문에>는 유재하가 발표한 유일한 앨범이다. 그는 음반을 내고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11월 1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기존의 '유행가'와 전혀 다른, 클래식의 작법을 가미한 음악 스타일과 '가창력'과는 거리가 먼 그의 보컬이 세심히 새겨진 앨범은 발표 당시엔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서서히 독보적인 가치를 인정 받아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팝'으로 회자되고 있다. <1987>을 보고 난 후의 뜨거운 가슴이 잦아들 때 즈음, 유재하가 남긴 꿈같은 선율을 들으며 1987년 여름의 미열을 느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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