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는 확실히 상승했는데 이 밍밍함은 뭘까…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후기 (+쿠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IMAX 포스터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IMAX 포스터

근본은 근본으로 맞서는 것이 강호의 도리. 슈퍼히어로계의 양대산맥이 강호의 도리를 지켰다. DC가 세계 최초 슈퍼히어로 ‘슈퍼맨’을 꺼내든 것에 이어 이번엔 마블이 세계 최초 슈퍼히어로 가족 ‘판타스틱 4’를 모셔왔다. 7월 24일 개봉하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1960년대 지구-828, 우주에서 사고를 당해 각자 특별한 능력이 생긴 판타스틱 4가 지구를 먹으려는 갤럭투스의 위협에 맞서는 내용을 그린다. 세계관의 확장과 작품마다의 퀄리티와 호불호로 최근 부침을 겪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페이즈 6’를 여는 야심작. 원작의 인기에 비해 그동안의 실사화는 성과가 미묘했던 바, 이번 판타스틱 4는 MCU의 명성에 걸맞은 영화일까. 7월 24일 개봉 하루 전, 7월 23일 시사회로 미리 만난 후기를 전한다.


레트로풍 디자인의 아름다움, 극한으로 끌어올린 VFX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의 최대 장점, 눈이 정말 즐겁다. 슈퍼히어로물은 시대가 언제든 현시대를 초월하는 기술력을 그리는 경우가 많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차용한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과학 기술은 지금보다 한참 앞서있지만, 배경은 1960년대이다. 제작 발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것처럼, 이 영화는 레트로풍의 SF로 차별화한다. 덕분에 다른 장르영화에서 보기 드문 따듯한 무드와 함께 당시의 미국 풍경으로 관객들에게 향수를 일으킨다(물론 기자 포함 한국인에겐 향수까진 아니고 고전영화적 감성 정도지만).

특히 이 레트로풍의 디자인은 영화의 감성과도 정확하게 호응한다. 판타스틱 4는 앞서 말했듯 가족 히어로로, 코믹스의 본고장 북미에서 사랑받는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적당히 티격태격하면서도 가족이기에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는 모습이 냉소적이고 거친 코믹스 세계에서 판타스틱 4만의 매력이 된 것이다. 당장 영화 속 코스튬부터 스판덱스의 매끈함이나 메카닉 슈트의 딱딱함이 아닌 니트의 부드러움을 내세운 것도 캐릭터의 매력을 이해한 흔적이다. 고전 슈퍼히어로의 특징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판타스틱 4만의 온정을 담은 것인데, 이처럼 영화 곳곳에서 이 포근한 레트로 감성을 만날 수 있다.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뿐만 아니라 그간 여러 차례 지적됐던 퀄리티 문제도 해소했다. 이번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의 빌런은 갤럭투스와 샬라-발인데 두 캐릭터 모두 여간해선 실사화가 어려운 캐릭터다. 갤럭투스는 ‘행성을 먹는 자’라는 이명처럼 상상초월의 거대한 크기가, 샬라-발은 온몸이 은빛으로 빛나고 웬만한 물체를 통과하는 특징이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그러나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두 캐릭터 모두 완벽하게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실재감을 담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갤럭투스가 판타스틱 4와 대면하는 장면을 비롯해 갤럭투스 등장 장면은 1.43:1 비율로 담아내 그 웅장함을 한층 더 강조한다(IMAX 상영관에서 볼 수 있다). 판타스틱 4 개개인의 능력, 리드 리처드의 유연함-수 스톰의 포스필드-조니 스톰의 화염-씽 그 자체 모두 이질감 없이 담아낸다. 이번 영화는 시각적인 부분에선 최고의 완성도, 최고의 쾌감을 안겨준다고 자신할 수 있다.


외외성을 버리고 전형성으로… 코믹스 안다면 “이 녀석이 또”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의 장점은 확실하다. 그런데 단점도 분명하다. 이번 영화는 판타스틱4를 주인공으로, 그리고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그간의 MCU가 선보인 장점이 다소 희석됐다. 그간의 MCU는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파격적인 전개를 선보였다. 때로는 ‘예고편 사기’라는 비아냥을 감수할 만큼 많은 정보를 감추고, 본편에서 예상외의 전개로 감탄을 자아냈었는데 이번 작품은 무난한 전개가 이어져 ‘톡식’함이 아쉽다. 또 따듯한 감성과 가족 영화를 표방해 작중 스케일은 큰데 그에 따른 피해를 두루뭉실하게만 묘사해 비현실적이란 감각마저 든다.

세계 최초 슈퍼히어로 팀이란 타이틀에 무색하게, 전반적으로 액션의 강도나 참신함도 빈약하다. 어벤져스, 저스티스 리그를 위시해 슈퍼히어로의 합을 봐온 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처음부터 팀업 히어로임에도 극중 장면은 그렇게 유기적이지 못하다. 이 영화가 판타스틱 4의 탄생을 다뤘다면 상관없는데, 이미 4년차라는 설정으로 영화의 막을 올린 것에 비해 캐릭터 간의 유기적인 액션, 하물며 개별 액션조차도 기대에 못 미친다.

또 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은 이 영화가 판타스틱 ‘4’의 이야기가 아니란 점이다. 영화는 갤럭투스의 등장과 함께 한 인물이 이야기 깊숙이 관여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 인물이 관객에겐 처음 소개되고 코믹스 팬들에겐 과용된 편이라서 이 인물을 둘러싼 문제에 몰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이 인물은 세계관 내 최강자 중 한 명이므로, (캡틴 마블의 전례로 보아) 나중에 MCU가 이 존재를 어떻게 수습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될 지경이다. 눈치가 빠른 팬이라면 누구 얘기인지 알겠지만, 전혀 모르는 관객을 위해 이 정도로만 언급하겠다.


그럼에도 MCU 입문·복귀용으로 적당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이렇게 단점이 뚜렷함에도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여전히 장점이 더 빛을 발한다. 일단 기존 MCU와 세계관 면에서 연동되는 부분이 없어 누구라도 볼 수 있다. 스토리나 인물 구성 또한 남녀노소 누가 봐도 무리가 없을 만큼 담백하다. 그리고 판타스틱 4를 돕는 로봇 허비의 존재감도 남다르다. 이른바 ‘레트로퓨처리즘‘ 매력을 한 몸에 담고 있다. 그리고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테마곡도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하고 싶다. 대중과 직접적으로 호응하는, ‘히어로’라는 명칭이 아깝지 않은 판타스틱 4의 입지를 잘 담아내고 있다.

7월 24일 개봉하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은 무난한 매력으로 무장한 블록버스터다. 점점 더 자극적일 수밖에 없는 장르물에서 공동체, 가족의 끈끈한 정을 되새기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하다. 그동안 (특히 전작 때문에) 망작이란 오명을 썼던 ‘판타스틱 4 실사영화’의 명예를 회복하기 충분하다. 그러나 이미 MCU에 흥미를 잃은 한국관객들까지 잡아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영화 기대작들과 맞붙기에 이들의 활약상이 다소 밋밋한데, 과연 흥행 성적만큼은 기대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 쿠키는 총 두 개다. 메인 엔딩크레딧 이후 1개, 전체 엔딩 크레딧 종료 후 1개가 있다. 첫번째 쿠키 영상은 이후 나올 작품을 암시하는 장면이라서 가급적 볼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두 번째 쿠키는 판타스틱 4, 혹은 미국 카툰 애니메이션에 추억이 없다면 스킵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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