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사에 길이 남을 미완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남쪽〉이 2월 18일 개봉을 앞두고 오래된 사진처럼 아스라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감독 특유의 빛과 그림자의 미학이 가득 담긴 보도 스틸 8종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월 18일 정식 개봉을 앞둔 〈남쪽〉은 스페인 북부의 외딴 집에서 성장한 소녀 에스트레야가 수맥을 찾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아버지의 침묵과 비밀을 마주하고, 끝내 닿지 못한 ‘남쪽’을 향한 동경을 품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2023), 그리고 불멸의 데뷔작 〈벌집의 정령〉(1973)으로 영화사에 뚜렷한 궤적을 남긴 스페인 최고의 거장 빅토르 에리세 감독이 1983년에 완성한 영화다.

〈남쪽〉은 제작 도중 중단되며 의도치 않게 미완으로 남았지만, 바로 그 여백과 침묵이 영화의 정서와 미학을 완성시킨 미완성의 걸작으로 인정받으며 그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최신작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미완성에 한이 맺힌 감독이 40년만에 쌓여 있던 이야기를 토로한 작품. 그로 인해 〈남쪽〉은 “빅토르 에리세의 가장 위대한 영화”(BFI)일 뿐 아니라 〈클.유.아〉의 감동의 결을 고스란히 느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프리퀄로 인식된다.

공개된 포스터는 오래되어 바랜 사진처럼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지난번 공개된 티저 포스터에서 십대의 주인공 에스트레야가 바라보던 금속 추를 이번에는 아버지가 들고 있고, 8살 남짓의 어린 에스트레야는 아버지의 뒤를 따르며 그의 손에 무언가를 올려 놓으려 하고 있다. 수맥을 탐지하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아버지와 딸의 행복했던 한 때를 담은 메인 포스터는 진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며 영화의 정서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티저 포스터에 등장했던 금속 추의 용도가 무엇인지, 왜 주인공은 그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힌트를 던져준다.

함께 공개된 보도 스틸은 빛과 그림자로 빚어낸, 고전 회화 같은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갈매기 모양의 풍향계는 ‘남쪽’을 가리키며 영화의 제목을 상기시키고, 주인공과 아버지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정원에서 허브를 수확하는 투 샷은 햇빛 아래 찬란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 밖에도 주인공이 극장에서 표를 사는 장면, 아버지의 추를 바라보며 감격하는 모습, 어머니와 함께 책을 읽는 장면이 보도 스틸에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 두 개의 스틸에는 좀 더 성장한 주인공과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아버지가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어린 시절 그늘을 드리웠던 아버지와 ‘남쪽’의 비밀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메인 포스터와 스틸 이미지에서부터 느껴지는, 빛과 인물의 감정을 조율하는 거장의 솜씨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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