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뒤의 비극"... 일본 방송계 여성 70%, 성희롱 사각지대 놓였다

아사히신문 보도... 도쿄대 교수팀, 전·현직 방송인 대상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성관계 강요부터 '접대 요원' 동원까지... 공공성 외치는 방송국의 추악한 민낯 피해자 39명 "자살 생각했다" 충격 고백... 일본 연예계 성 착취 이슈와 맞물려 파장

일본 후지TV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가 없으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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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송업계가 화려한 화면 뒤에 감춰진 심각한 인권 침해와 성범죄 실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국 내부에서 여성 종사자 10명 중 7명이 성희롱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일본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 [도쿄대 조사] 여성 70.6% "성희롱 경험"... '성 접대' 동원까지 빈번

5일(한국시간) 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도쿄대 대학원 다나카 도고 교수팀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현직 방송인 1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여성 응답자의 70.6%(84명)가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피해 유형은 단순 발언을 넘어 실질적인 범죄 수준에 이르렀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44.5%)은 물론, 간부들의 술자리에 '접대 요원'으로 강제 동원(14.3%)되거나 심지어 성관계를 강요당했다(10%)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 "자살 고민했다" 39명... 영혼을 갉아먹는 권력형 괴롭힘

피해의 여파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다. 조사에 참여한 이들 중 39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고 답해 충격을 더했다.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아예 업계를 떠난 이들도 30명에 달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스튜디오에서 체형에 대한 모욕적인 질문을 받은 뒤 강제로 신체 접촉을 당하거나, 권력층의 유흥 자리에 불려 가 성적인 농담의 대상이 되는 일이 일상적으로 반복되었음이 드러났다. 남성 응답자 역시 32.3%가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고 답해 업계 전반의 저열한 인권 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 연예계 성 착취 이슈의 연장선... 방송국의 '모순' 지적

이번 조사는 지난해 일본 연예계를 뒤흔들었던 구 쟈니스 사무소의 성 착취 문제 등 업계 전반의 부조리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조사팀은 "대중에게 공정함과 인권을 말하는 방송국이 정작 내부에서는 끔찍한 인권 침해를 방치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외부 제작사 직원이 원청 방송국 간부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든 수직적 구조가 이러한 범죄를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일본 사회의 결단 요구... "침묵의 카르텔 깨야"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일본 방송계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와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사히신문은 "방송계의 투명한 자정 작용과 더불어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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