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인물의 삶을 소재로 한 전기 영화는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으기 마련이다. 시대의 아이콘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 외모는 물론, 행동, 걸음걸이, 말투까지 실존 인물을 카피해 스크린에 환생시킨 배우들, 그 놀라운 연기로 호평을 받은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아래 소개한 영화들(<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제외)을 네이버 시리즈에서 다운로드할 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이 지급된다. 2월 29일(토)부터 3월 6일(금) 정오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귈림 리, 벤 하디, 조셉 마젤로, 루시 보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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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 아웃사이더 파록 버사라(라미 말렉). 그는 평소 즐겨듣던 밴드의 보컬로 발탁되고,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의 새 삶을 시작한다. 밴드 이름을 ‘퀸’으로 바꾸고, 파격적인 스타일을 밀고 나간 멤버들. 시대를 앞서가는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을 사로잡은 퀸은 곧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밴드 퀸의 유쾌한 성장기,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삶을 갉아먹던 유명세로 인해 스트레스로 괴로워했던 프레디 머큐리의 내적 갈등을 적절히 녹여내 퀸의 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시퀀스마다 이어지는 퀸의 명곡 메들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영화. 노래방의 민족인 한국에선 99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전문 코치까지 붙여 프레디 머큐리의 모든 것을 섬세하게 재현해낸 라미 말렉은 이 작품을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재키

감독 파블로 라라인

출연 나탈리 포트만, 피터 사스가드, 그레타 거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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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기품 있는 스타일과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나탈리 포트만). 1963년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를 하던 중, 총격 사건으로 대통령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남편의 죽음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그녀지만, 충격과 슬픔을 달랠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편의 장례식을 준비해야 했던 재클린 케네디. 그녀는 자신이 남편의 시대를 마무리할 수 있는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신의 옆자리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남편. 하지만 재클린 케네디, 재키는 아내이기보단 영부인으로서 의연한 대처를 치러야 했다. <재키>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전후 닥친 비극과 시련을 온몸으로 버텨나가는 재키의 복잡다단한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재키> 연출을 결정할 때 “나탈리 포트만이 재키 역을 맡을 경우에만 연출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제작을 맡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역시 동의했던 부분. 나탈리 포트만은 외형만으로 그녀를 완성한 게 아니라, 무너져 내릴법한 상황에서도 꼿꼿한 강인함을 선보였던 재키의 인간적인 면모를 입체적으로 구현해냈다. 나탈리 포트만 역시 그해 아카데미를 비롯한 다양한 시상식의 여우주연상 후보로 호명됐다.


라 비 앙 로즈

감독 올리비에 다한

출연 마리옹 꼬띠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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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부 소굴에 버려진 어린아이. 병으로 인해 몇 년간 맹인으로 살았던 소녀는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하고, 서커스 단원인 아버지를 따라 유랑 생활을 하며 거리의 가수가 된다. 그녀의 목소리에 반한 은인 덕에 클럽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하고 이름을 알린 그녀. 그러나 은인의 살해범으로 몰리며 뜻밖의 시련을 맞이한다. 시련도 잠시, 그녀는 프랑스 최고의 시인 레이몽 아소의 눈에 띄어 그의 시를 노래로 부르며 단숨에 명성을 얻고, 프랑스의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미국 시장까지 진출해 권투 챔피언 막셀 세르당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그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인이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의 나락에 빠진다. 20세기 프랑스 최고의 가수, 에디트 피아프(마리옹 꼬띠아르)의 이야기다.

<인셉션> <스타 이즈 본> 등 수많은 영화에 삽입된 ‘장미빛 인생(La vie en rose)’을 비롯해 다양한 명곡을 남긴 에디트 피아프. 누구보다 굴곡진 삶을 살았던 에디트 파이프의 파란만장한 인생은 별다른 각색 없이도 <라 비 앙 로즈>를 극적인 영화로 만들기 충분했다. 에디트 파이프와 별반 닮지 않은 외모를 지녔던 마리옹 꼬띠아르는 촬영 전 5시간에 다다르는 분장을 소화했다.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가 최고의 실존 인물 연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유는, 외모를 흉내 내는 걸 뛰어넘어 그 인물 자체가 되어버린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 클럽 무대에서 노래하던 시절부터 전성기 시절, 마약과 술에 의지하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었던 생애 후반까지. 마리옹 꼬띠아르는 에디트 피아프의 삶 순간순간에 온전히 이입한 연기를 선보이며 극찬을 받았다.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다수의 여우주연상 트로피가 그녀에게 향한 건 당연한 일. 마리옹 꼬띠아르는 프랑스어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최초의 배우가 됐다.


링컨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다니엘 데이 루이스, 조셉 고든 레빗, 토미 리 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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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제도로 폭발한 남북 전쟁. 모든 인간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믿는 링컨(다니엘 데이 루이스)은 남북전쟁이 끝나는 순간 노예제 폐지 역시 물거품이 될 거라 확신한다. 전쟁 종결 이전 헌법 13조 수정안을 통과시키려는 링컨. 수정안 통과까지 20표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남부군으로부터 평화 제의가 들어온다. 전장에서 피를 흘린 수많은 젊은 장병들의 목숨,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인류의 자유. 그 무엇도 포기할 수 없는 링컨은 결단의 순간에 선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 속 링컨은 이전에 스크린화되었던 링컨들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평을 받았다. 위인, 대통령으로서 링컨의 모습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남편, 아들이 전장에 나가길 제지한 아버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뒷거래도 가능했던 모략가까지. 인간 링컨의 다채로운 면모를 녹여냈기 때문이다. 매 작품마다 제 존재감을 지워내고 캐릭터만 선명히 남기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링컨을 연기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무려 8년 간 러브콜을 보냈다는 일화, 촬영장에서 모두가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대통령님”이라 불렀고, 링컨에 이입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까 봐 촬영장에서 영국 악센트로 말하는 걸 금지시켰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대체 불가의 연기를 선보인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 작품으로 세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

감독 사이먼 커티스

출연 미셸 윌리엄스, 에디 레드메인

1956년 ‘세기의 섹스 심벌’로 불리며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 마릴린 먼로(미셸 윌리엄스). 그녀는 로렌스 올리비에(케네스 브래너)가 연출 겸 주연을 맡은 영국 영화 <왕자의 무희> 촬영차 영국을 방문하고 언론과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마릴린 먼로를 단순히 ‘스타’로 생각하는 올리비에와 그의 강압적인 연출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먼로. 두 사람은 촬영 중 잦은 의견 충돌을 빚고, 먼로는 낯선 곳에서 홀로 외로움을 느끼며 점점 지쳐간다. 그런 그녀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이가 있었으니, 친절하고 순수한 조감독 콜린(에디 레드메인). 두 사람은 숨 막히는 촬영장을 벗어나 서로에게 쉼터가 되어준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은 <왕자와 무희>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던 다큐멘터리 제작자, 콜린 클라크가 쓴 자서전 <왕자, 무희와 나>를 원작으로 한다. 마릴린 먼로와 조감독의 숨겨진 로맨스를 다뤘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섹시 스타라는 고정된 이미지에 갇혀있기보다 메소드 연기를 펼치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었던 마릴린 먼로의 불안하고 두려운 내면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더 의의가 깊은 작품. 쟁쟁한 경쟁자들을 뚫고 마릴린 먼로 역을 따낸 미셸 윌리엄스는 더 사실적인 연기를 위해 외형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로의 몸을 구현하기 위해 체중을 늘린 후 24시간 보정 속옷을 착용했고, 특유의 걸음걸이를 재현하기 위해 양쪽 무릎을 묶고 걷는 연습을 반복했다. 천진하면서도 귀여운 말투, 웃음소리까지 완벽히 익힌 미셸 윌리엄스는 ‘마릴린 먼로가 환생한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고 2012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미셸 윌리엄스는 “마릴린 먼로가 50여 년 전에 받았던 같은 상을 받게 되어 더욱 뜻깊고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