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승을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눈에 띕니다. 제작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던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죄와 벌>, 케이시 애플렉, 루니 마라 주연의 <고스트 스토리>... 디즈니-픽사의 신작도 이 계열에 합류했습니다. 전 세계 평단의 호평은 물론, 이미 여러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고 있는 작품, <코코>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내년 1월 1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코코>를 언론시사로 먼저 만나봤습니다. <몬스터 주식회사>,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 등 늘 색다른 배경에서 상상치 못할 스토리를 풀어갔던 픽사. 그들이 새로 선택한 배경은 멕시코입니다.  

소년 미구엘의 꿈은 뮤지션입니다. 미구엘은 멕시코의 전설로 남은 뮤지션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를 존경하죠. 하지만 미구엘은 그 어디서도 맘 놓고 음악을 좋아할 수 없습니다. 그의 집에선 음악이 금기시되기 때문이죠. 가족 대신 음악을 선택해 집을 나가버린 미구엘의 고조 할아버지가 화근이었습니다. 미구엘의 고조할머니인 마마 이멜다는 후손들에게 영원히 음악을 금지시킵니다. 가족사진 속 고조할아버지의 얼굴은 찢겨 나간 지 오래죠. 미구엘을 뺀 모든 식구들은 음악이 '저주'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이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하는 미구엘은 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결국 멕시코의 전통 축제인 '죽은 자의 날'에 일이 터집니다. 본인의 꿈을 처참히 무시하는 가족에게 질린 미구엘은 집을 뛰쳐나와 에르네스토의 묘지로 향합니다. 관 위에 놓여있던 그의 기타에 손을 댄 미구엘. 그는 '죽은 자의 날'에 '죽은 자의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댔다'는 이유로 저승 세계에 입성합니다. 제단 위 사진에서만 만나봤던 가족들과 재회한 미구엘. 저승에서도 가족들은 '음악을 해선 안 된다'는 잔소리를 늘어놓을 뿐입니다. 미구엘은 가족을 피해 출신이 불분명한 유령 헥터와 함께 에르네스토를 찾아 모험을 떠납니다.

이승과 저승, 가족, 모두가 반대하는 꿈을 지닌 소년... 설정만 보고 떠오르는 스토리가 있다면 과감하게 접어버리시길. 픽사의 작품답게 <코코> 역시 우리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피해 갑니다. 스토리는 물론이거니와 영화 외적인 부분까지, 감탄할 수밖에 없는 장면의 연속인 이 영화! 연초를 아름답게 장식할 디즈니-픽사의 신작, <코코>를 놓쳐선 안 될 이유들을 몇 가지 정리해보았습니다.   


1.
상상력과 비주얼의 완벽 조합

<코코>의 언론시사는 IMAX 상영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러닝타임 내내 말 그대로 황홀한 비주얼이 펼쳐집니다. 자막과 화면 사이, 동공 운동이 바쁘게 이뤄지는 영화죠! 산 자의 세상보다 더 활기차고 화려한 죽은 자들의 세상. 번쩍번쩍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비주얼에 깨알 같은 상상력이 더해져 역대급 매력 자랑하는 저승이 탄생했습니다.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마리골드 꽃길, 유령들이 줄지어 서 있는 출입국 사무소, 가족 상봉을 위한 사무국까지! 사랑스러운 디테일로 가득 찬 영화입니다.


2.
픽사의 첫 음악 영화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코코>! 픽사의 첫 음악 영화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듣자마자 절로 흥부자 소환하는 쾌활한 리듬이 이어지죠. 개인적으로 온갖 관절 사용하던 기상천외 해골들의 탭탠스가 잊히지 않네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겨울왕국> 'Let It Go'의 주역, 로버트 로페즈-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 부부가 <코코>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감 업! 그 중에서도 영화의 주제곡 'Remember Me'에 대한 언급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극장을 나서는 길에서 내내 귓가에 자동 재생되던 애틋한 멜로디! 여운이 대단하더군요.


3.
어른 마음 저격하는 가족 드라마

줄곧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탄생시켰던 픽사. 화려한 비주얼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코코>를 관통하는 뭉클한 메시지는 어른들을 위한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주인공이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 떠난다는, 베이직한 성장 드라마의 플롯을 따르던 도입부. 미구엘이 저승 세계에 들어서며 소년의 '정체성'과 그를 둘러싼 '가족'이란 소재가 관객의 상상을 넘어서는 지점으로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미구엘의 성장담을 통해 자연스레 가족을 떠올릴 누군가는 물론, 자신을 기억해줄 이가 없는 누군가까지 잊지 않고 끌어안는 이 영화.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4.
<토이 스토리> 감독의 신작

<코코>는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필람 리스트에 올려야 할 영화입니다. <코코>의 연출을 맡은 리 언크리치는 <토이 스토리 2>, <토이 스토리 3>, <몬스터 주식회사>의 연출을 맡은 바 있습니다. 필모 소개만으로도 어메이징한 리 언크리치! 그의 전작을 인상 깊게 본 관객들이라면 <코코>를 놓칠 수 없겠죠?


코코

감독 리 언크리치

출연 벤자민 브랫,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안소니 곤잘레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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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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