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봐 드립니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볼까? 말까?약이 되고 독이 되는 ‘확실함’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제주의 바다처럼 깊고, 노란 유채꽃처럼 아름다운 넷플릭스 신작 <폭싹 속았수다>가 지난 7일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유와 박보검의 만남, <나의 아저씨> 김원석 감독과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의 합작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제작된 작품이다.

넷플릭스는 이번 작품을 네 편씩, 4주에 걸쳐 공개하는 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창작 의도를 살린다는 취지이지만 짧고 강렬한 콘텐츠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이 전략이 통할지 미지수이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약 16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첫 4부작(1막)을 기준으로 '볼까', '말까' 고민하는 당신에게 오지랖 한 마디를 던진다.

*이하 <폭싹 속았수다>에 대한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볼까?

흔들리지 않는 사랑, 선명한 서사

 

넷플릭스〈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폭싹 속았수다〉

<폭싹 속았수다>는 한국 드라마 역사에 족적을 남긴 두 거장의 만남으로 시작부터 남다르다.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원석 감독과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임상춘 작가의 합작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까지 수상한 임상춘 작가의 6년 만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감성 충만한 스토리텔링을 기다려온 팬들의 갈증을 완벽히 해소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확실함'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해녀의 딸로 태어나 운명에 맞서는 '요망진 반항아' 애순과 한결같이 그녀를 바라보는 '팔불출 무쇠' 관식의 성장과 사랑을 담는다. 시대의 풍파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마음만은 변하지 않는 두 사람의 여정은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여기에 염혜란, 문소리, 아이유로 이어지는 세 세대의 여성 캐릭터들은 각자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그들이 선보이는 압도적인 연기력은 무심코 드라마를 틀었던 시청자의 눈가에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나처럼은 살지 말라'며 억척같이 아이를 키우는 지극히 고전적인 어머니의 모습으로 여전히 보는 이의 감정을 자극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말까?

예측 가능한 서사의 함정

 

넷플릭스〈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폭싹 속았수다〉

한편, 이러한 '확실성'이 작품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폭삭 속았수다>의 1막은 오애순(아이유/문소리)과 양관식(박보검/박해준)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그들의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이야기를 그려낸다. 제주와 서울을 넘나들며 3세대를 담아냈음에도 16부작을 관통할 주요 사건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증을 자아내지 못한다.

시청자들이 로맨스 드라마에 기대하는 설렘과 긴장감은 주인공들의 관계가 흔들리고, 위기를 맞이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폭삭 속았수다>는 1막에서 이미 이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 것임을 암시함으로써 이러한 기대를 저버린다. 드라마의 핵심 축인 오애순과 양관식의 관계가 이미 결론을 향해 달려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 남은 12부작 동안 로맨스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더욱이 중년의 오애순과 양관식의 다정한 모습을 먼저 보여줌으로써 이 커플의 결말을 미리 알고 과정을 지켜보는 형태가 되어 극적 흥미가 현저히 반감될 우려가 있다. 시청자들은 이미 이들이 결국 함께 보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젊은 시절 두 사람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어떠한 갈등도 결국은 해소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임상춘 작가가 그동안 보여준 뛰어난 캐릭터 묘사와 감성적인 서사 전개를 고려할 때, 남은 회차에서 이 견고하고 안정된 관계를 어떻게 흔들고 긴장감을 불어넣을지가 중요한 관건이다. 새로운 갈등 요소를 도입하거나,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라인 속에서 숨겨진 비밀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서사에 신선함을 더하지 않는다면, 16부작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시청자들이 끝까지 함께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이런 서사적 선택이 <폭삭 속았수다>의 흥행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다.

映画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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