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신작 〈엘리오〉, 외계인 납치 꿈꾸는 외로운 소년의 특별한 모험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일명 '금쪽이'로 불리는 엘리오는 학교에서의 무단이탈과 고모 올가에 대한 버릇없는 태도로 주변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친구들과의 싸움으로 한쪽 눈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귀가하는 등 그의 일상은 끊임없는 사고의 연속이다.

올가는 조카인 엘리오의 행동들이 도무지 납득되지 않지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외계인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이다. 그의 방은 외계인 관련 기사, 모형, 장난감, 포스터로 가득 차 있으며, 매일 밤 해변에서 엘리오는 직접 제작한 조잡한 외계 송수신기를 설치하고 모래사장에 누워 "Aliens! Abduct Me!!!"(외계인들아! 나를 납치해줘!!!)라는 메시지를 하늘에서도 식별 가능할 정도의 큰 글씨로 남긴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는 사고뭉치 엘리오가 예상치 못하게 외계 행성으로 소환되면서 시작되는 모험을 담고 있다. 도미 시, 매들린 샤라피언, 아드리안 몰리나 세 감독의 공동 연출로 제작됐다. 세 감독은 〈소울〉(2020), 〈루카〉(2021), 〈엘리멘탈〉(2023), 〈인사이드 아웃 2〉(2024) 등 디즈니·픽사의 대표작 제작에 참여한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로 알려졌다.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2015년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을, 2024년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불안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룬 픽사는 이번 신작에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법한 "세상에 나 혼자인 것만 같은 기분"이라는 감정을 엘리오의 여정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했다.

역설적이게도 엘리오가 지구를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 역시 외로움에서 비롯된다. 사고로 인한 부모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그는 주변 사람들과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겉으로는 고모에게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자신이 그녀의 삶에 부담이 된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엘리오는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해줄 존재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믿음은 고등 생명체 공동체 '커뮤니버스'가 그를 지구 대표로 오해해 데려갔을 때도 진실을 밝히지 않는 이유가 된다. 그는 커뮤니버스의 정식 구성원이 되기 위해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임무를 자처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 과정에서 엘리오는 생애 처음으로 또래 친구 글로든과 진정한 우정을 형성한다. 두 캐릭터는 우주 여행을 통해 다양한 도전을 함께 극복하며 우정의 본질을 발견해 나간다.

그동안 픽사 작품들은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인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곤 했으나, 이번 신작에서는 전략적 변화가 감지된다. 엘리오의 여정은 비교적 단순한 서사 구조로 전개되며, 우정과 가족애, 유대감이라는 보편적 메시지가 부각된다. 특히 코믹 요소보다는 감동적 순간에 중점을 두어 코믹한 캐릭터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시각적 측면에서는 픽사의 명성에 걸맞은 뛰어난 영상미가 여전히 건재하다.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장면들은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의 화려한 비주얼을 선보인다. 특히 영화 속 '커뮤니버스'라는 공간은 기존 SF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두운 색조의 외계 행성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커뮤니버스'는 영화 〈엘리멘탈〉 속 '엘리멘트 시티'를 연상시키는 신비로운 곡선형 구조물과 반투명한 형형색색의 색감으로 구현됐다. 제작진은 현미경으로 관찰한 미세 버섯류와 해양 생물체에서 영감을 얻어 이 독특한 세계관을 창조했다고 밝혔다.

외계 캐릭터 디자인에는 외계 지적 생명체 연구기관인 세티(SETI)의 천문학자 질 타터가 자문을 제공해 창의적인 외계 생명체들이 탄생했다.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에 등장하는 외계 생명체 '크리퍼'와 유사한 '글로든'을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뚜렷한 개성과 친근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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