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라고 모두 승승장구할 수는 없다. 특히, 우후죽순 쏟아지는 마블 관련 드라마들의 퀄리티를 일관되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아이언 피스트>의 시즌 1은 그중에서도 가장 혹평에 시달린 작품이었다. 

**본문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혹평에 시달렸던 <아이언 피스트> 시즌 1

스트리밍 플랫폼을 선도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중에서도 데어 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그리고 아이언 피스트가 힘을 합치는 ‘디펜더스’ 프로젝트는 나름의 야심작이었다. 스펙만 놓고 보자면, 그중에서도 아이언 피스트가 가장 대단해 보였다. 앞을 보지 못하는 변호사(데어 데블), 성격 까칠한 사립탐정(제시카 존스), 험한 동네의 골목대장(루크 케이지)보다, 동양에서 신비로운 무술을 배우고 용의 기운을 몸에 담은 재벌 2세가 보여줄 수 있는 스케일이 더 스펙타클할 것 같았다. 

그러나 최강의 격투가로 불리는 ‘아이언 피스트’의 솔로 드라마라고 하기엔 액션 신이 너무 엉성했다. 또한 주인공 대니 랜드(핀 조슨)의 미성숙한 캐릭터는 콤플렉스를 이겨내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보통의 히어로물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들에 한참 못 미쳤다. 심지어 <디펜더스>에서도 아이언 피스트가 솔로로 나오는 장면은 스킵 하면서 봤다는 팬들이 많을 정도였다.


<아이언 피스트> 시즌 2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지난 9월 7일 넷플릭스가 <아이언 피스트> 시즌 2를 공개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액션 신이다. 지난 센디에이고 코믹콘에서는 <블랙팬서>(2018), <크리드>(2015), <블레이드>(1998)에 참여했던 베테랑 액션 코디네이터 클래이턴 J.바버가 <아이언 피스트> 시즌 2에 투입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그는 성룡의 올드 스쿨 쿵후를 기반으로 좀 더 권격영화에 가까운 액션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데어데블> 시즌 2의 롱테이크 계단 액션 신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아이언 피스트> 시즌 1보다는 많이 발전한 액션을확인할 수 있다.

<아이언 피스트>는 시즌 1 이후, 총괄 프로듀서를 TV 시리즈 <슬리피 할로우>의 레이븐 메츠너로 교체하고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그래서인지 전반적으로 캐릭터의 동기부여가 명확해지면서 이야기가 한층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응석받이였던 주인공 대니 랜드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도전하기 시작했다. 시즌 2 전체가 아이언 피스트의 신비로운 힘이나, 부모님이 물려준 엄청난 재력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성장에 집중하는 대니 랜드의 분투기에 가깝다. 시즌 2에서 메인 빌런으로 돌아온 다보스(사샤 다완)는 대니 랜드와 같이 수련했지만, 아이언 피스트가 될 수 없었던 인물이다. 1편에서 정체성이 애매했던 조직 ‘핸드’보다 좀 더 명확한 동기로 대니 랜드를 압박한다.

제법 팬이 많은 콜린 윙(제시카 휀익)은 단순히 사이드 킥 이상의 존재감을 갖게 되었으며, 이외 주변 인물들의 서브 플롯도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드라마를 풍성하게 했다. 


<아이언 피스트> 시즌 2는 볼 만 한가?

그래서 52분 안팎의 에피소드 10개를 정주행할 가치가 있을까? 우선 시즌 1에서 신선도 지수 19%로 폭격을 맞았던 로튼토마토에서는 시즌 2에 52%로 제법 상향된 점수를 주었다. 아직 전문 리뷰어가 25명만 참여한 수치이긴 하지만, 매체와 팬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시즌 1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워싱턴 포스트’처럼 조연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는 정도의 미지근한 호평도 제법 많다.

그럼에도 시즌 2가 훌륭하다고 말하기엔 모자란 부분이 많다. 전편에 비해 나아졌다는 것이지, 절대 이 작품이 <리전>처럼 히어로 드라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거나, <데어 데블>처럼 영화 못지않은 액션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아니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강철 주먹’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권총에 기를 불어넣는 장면으로 팬들을 다시 혼란에 빠트린다. 물론, 코믹스에서는 아이언 피스트가 용의 기운을 무기에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팬들은 아직 그의 맨몸 액션조차 제대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공개된 <제시카 존스> 시즌 2와 <루크 케이지> 시즌 2는 납득할 만한 완성도를 보여줬다. 그 연장 선상에서 디펜더스 프로젝트가 궁금한 분들에게만 추천드린다. 이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등장하는 소코비아가 언급되거나 <닥터 스트레인지>의 세계관이 겹치는 등의 떡밥이 있긴 하지만 말대로 계륵이랄까. 

마블 아이언 피스트 시즌1

출연 핀 존스, 제시카 헨윅, 데이비드 웬햄, 제시카 스트롭, 톰 펠프리, 로사리오 도슨

방송 2017,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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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아이언 피스트 시즌2

출연 핀 존스, 제시카 스트롭, 제시카 헨윅, 톰 펠프리, 사샤 다완

방송 2018,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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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