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맨> 포스터

12월 19일, <아쿠아맨>이 개봉했다. DC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 화려한 출연진으로도 주목받았다. 그동안 슈퍼히어로 영화를 좋아했던 팬이라면 이번 영화 속 배우들이 어딘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다른 슈퍼히어로 영화에서도 얼굴을 비췄던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리해봤다. <아쿠아맨>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슈퍼히어로 영화 중복 출연 배우들이다.


패트릭 윌슨

나이트아울 → 옴

(왼쪽부터) <왓치맨> 나이트 아울, <아쿠아맨> 옴

<아쿠아맨>의 주적 옴으로 출연한 패트릭 윌슨. 그는 <아쿠아맨>을 연출한 제임스 완의 <컨저링> 시리즈의 캐릭터 에드 워렌으로 유명하다. 그보다 먼저 2009년 <왓치맨>에서 슈퍼히어로 나이트 아울, 댄 드라이버그 역을 맡은 바 있다. 댄 드라이버그는 홀리스 메이슨(스티븐 맥허티)에게 나이트 아울을 이어받아 슈퍼히어로로 활동한다. 이름처럼 부엉이 느낌이 나는 코스튬과 비행선을 타고 범죄자와 싸우는 자경단원이다. 자경단원 활동이 킨 법령으로 금지되자 은퇴하고 조용히 살아간다.

<컨저링 2> 에드 워렌

<왓치맨> ‘나이트 아울’ 댄 드라이버그

원작에서도 영화에서도 은퇴 이후 지극히 평범한 중년 남성의 생활을 영위한 탓에 자존감 자체는 무척 낮은 상황. 패트릭 윌슨은 살을 찌우고 촌스러운 헤어스타일, 뿔테 안경으로 캐릭터를 구현해냈다. <왓치맨>을 비롯한 출연작 대부분에서 갈색 머리로 등장하기 때문에 <아쿠아맨>의 금발 머리가 굉장히 낯설면서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니콜 키드먼

닥터 체이스 메리디언 → 아틀라나 여왕

(왼쪽부터) <배트맨 3 - 포에버> 닥터 체이스 메리디언, <아쿠아맨> 아틀라나 여왕

니콜 키드먼은 <아쿠아맨>에서 아쿠아맨의 어머니이자 아틀란티스의 여왕 아틀라나로 출연했다.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폭넓게 오가는 그는 1995년 조엘 슈마허 감독의 <배트맨 3 - 포에버>에 출연했다. 해당 영화에서 배트맨을 연구하고자 고담시에 왔다가 브루스 웨인(발 킬머)과 사랑에 빠진다. 영화는 엄청난 혹평을 받았으나 니콜 키드먼은 짐 캐리와 함께 이 영화의 장점으로 언급된다. 니콜 키드먼은 <아쿠아맨> 이전에 <원더우먼>에도 원더우먼 어머니 역을 제안받았다고. 한때 슈퍼히어로의 연인이었으나 이제는 슈퍼히어로의 어머니로 출연하니, 세월의 변화가 새삼 느껴진다. 물론 니콜 키드먼의 아름다움은 세월을 피해간 듯.


테무에라 모리슨

아빈 슈어 → 토마스 커리

(왼쪽부터)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아빈 슈어, <아쿠아맨> 토마스 커리

아쿠아맨의 아버지, 토마스 커리로 등장한 테무에라 모리슨. 팬이라면 그의 얼굴은 익숙할 것이다. <스타워즈> 프리퀄의 장고 펫을 맡았던 배우니까. 하지만 그가 DC 최대의 흑역사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에 출연했단 걸 아는 관객은 드물 것이다. 영화를 본 사람도 적겠지만, 분장으로 완전히 다른 얼굴로 변신해야 한 그랜랜턴 군단의 아빈 슈어 역을 맡았기 때문. 테무에라 모리슨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아나> 투이 추장 목소리도 연기했다. 투이 추장과 토마스 커리, 바다를 가까이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가장이란 점이 비슷하다. 토마스 커리는 극중 몇 안 되는 평범한 인간이다. 그만큼 인간이 가진 따듯한 품성을 대표한다.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에 장고 펫 역으로 출연한 테무에라 모리슨


윌렘 대포

노먼 오스본 → 누이디스 벌코

(왼쪽부터) <스파이더맨> 노먼 오스본, <아쿠아맨> 누이디스 벌코

윌렘 대포는 이미 슈퍼히어로 영화에 큰 획을 그은 배우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에서 그린 고블린, 노먼 오스본 역으로 출연했으니까. 듬직하고 선량한 사업가가 약물의 영향으로 악당 그린 고블린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윌렘 대포의 연기력으로 깊이있게 그려졌다. 특히 그의 기막힌 이중인격 연기는 슈퍼히어로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팬들도 엄지를 치켜들 명장면. <아쿠아맨>에서 그는 벌코 역으로 출연했다. 배역이 밝혀지기 전엔 이번에도 악당일 거란 팬들의 기대(?)가 있었으나 아쿠아맨의 스승 역이라 그의 온순한 연기를 만날 수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왕의 책사 벌코는 윌렘 대포의 기품을 만나 더욱 고귀한 성품의 인물로 거듭난다.


랜들 파크

지미 우 → 스티븐 신 박사

<앤트맨과 와스프> 지미 우

2018년 수많은 슈퍼히어로 영화의 범람 속에서 빛난던 배우. 랜들 파크는 <앤트맨과 와스프> FBI 요원 지미 우 역을 맡아 최고의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그의 인간적이고 귀여운(!) 연기는 <앤트맨과 와스프>의 명랑한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아쿠아맨>에선 스티븐 신 박사로 출연, 약 1분도 안되는 짧은 분량으로 스쳐 지나가듯 등장한다. 하지만 <앤트맨과 와스프>를 본 관객이라면 반가울 것이다. 원작 코믹스의 주요 인물이고, 재등장할 거란 암시도 있으니 <아쿠아맨 2>에선 좀더 많이 볼 수 있을 듯하다.


디몬 하운수

미드나잇 → 코라스 → 피셔맨 킹 → 위자드

(왼쪽부터) <콘스탄틴> 파파 미드나잇,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코라스, <아쿠아맨> 피셔맨 킹, <샤잠!> 위자드

이 시대 히어로 영화 다작왕의 명예는 디몬 하운수에게 줘야 한다. 그는 2005년 DC 히어로의 사파 계보 <콘스탄틴>에서 미드나잇 역으로 출연했다.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는 중립지대 ‘클럽’을 운영하는 불멸의 존재다. 이후 2014년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로난(리 페이스)의 부하 코라스 역으로 출연했다. 도입부에서 “스타로드”라고 말하는 피터 퀼(크리스 프랫)에게 “누구?”라고 되묻는 그의 황당한 표정을 기억할 것이다.

그는 <아쿠아맨>에서 피셔맨 킹 역으로 출연했는데, 아무도 못 알아볼 만큼 분장한 채 등장한다. 아무리 그의 얼굴이 익숙다고 자부하는 관객이라도 정말 그가 맞는지 고개를 갸웃할 정도다. 다이몬 혼수는 2019년에도 두 편의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한다. <캡틴 마블>에선 다시 코라스 역으로 마블에 복귀하고, 이후 <샤잠!>에선 빌리 뱃슨(에스터 엔젤)에게 슈퍼히어로의 힘을 주는 위자드 역으로 DC 영화 속 새로운 얼굴을 맡게 됐다. 이 시대의 ‘열일왕’답다.

<캡틴 마블>. 왼쪽에서 세 번째 인물이 디몬 하운수의 코라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