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쳐’(Vulture)와 리프린트 계약을 맺고 번역한 콘텐츠를 편집한 글입니다. (글 조세프아델리안)
지난 7년은 <트루 디텍티브>에 대중문화 시대정신의 흐름을 탄 롤러코스터 같았다. 2012년 초, 닉 피졸라토의 범죄 드라마는 HBO에서 바로 시리즈 제작 주문을 받아냈다. 5년 전 이달 첫 에피소드가 방영됐을 때 유명 영화배우 두 명을 주연으로 내세워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비평가들은 열광했고, 시청률도 좋았으며, 에미상 12개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HBO는 곧바로 속편 작업에 들어갔고, 누가 시즌 2에 출연할지 예측하는 움직임은 #트루디텍티브시즌2 짤을 낳을 만큼 과열됐다. 하지만 다음 해 방영된 시즌 2는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입소문은 갑자기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오죽하면 2015년 에미상 시상식에서 진행자 앤디 샘버그가 “올해는 <트루 디텍티브>에도 작별을 고했다. 아직 방영 중인데도”라는 잔인한 농담마저 던졌다.
2015년 6월 시즌 2 방영 이후, 3년 반을 꽉 채우고 <트루 디텍티브>가 돌아왔다. 매튜 매커너히와 우디 해럴슨을 기용해 영화배우들이 TV를 해도 안전하다는 걸 증명하면서 TV 생태계 변화에 크게 일조한 시리즈가 등판한 것이다. <트루 디텍티브>가 앞으로 ‘누가 범인인가’를 시청자들 앞에 풀어놓아도, 한 가지 의문은 남는다. 돌아오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그리고 HBO는 왜 오랜 공백 이후 시리즈 제작을 밀어붙였을까?
HBO 엔터테인먼트 사장 케이시 블로이스는 <트루 디텍티브> 시즌 3을 놓고 설왕설래가 많았음을 안다. 그는 네트워크 사장이 된 후 <트루 디텍티브>에 대한 질문에 끊임없이 답해야 했다. 처음엔 “다음 시즌 제작은 되는 건가?”라는 질문이었다. 2017년 피졸라토가 대본을 썼으며 <데드우드> 크리에이터 데이비드 밀치가 공동 작업자로 참여한다는 보도를 확인해야 했다. (결국 밀치는 에피소드 1편 각본을 썼다.) 2018년 초 마침내 제작에 들어갔을 때, 감독이 중간에 바뀌는 작은 사건도 있었다.
블로이스는 <트루 디텍티브>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 특히 촬영 시작 후 나온 보도는 모두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쇼의 부활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고, “시즌 3을 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확신이 부족하다고 해서 쇼를 살리는 데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시즌 2는 혹평을 받았지만 시청자 수는 시즌 1에 비해 겨우 8% 떨어졌다. 블로이스는 “HBO 가입자들이 이 작품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닉과 대화를 나눴고” 모두가 성급하게 일을 진행하지 말자는 점에 동의했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모두 천천히 준비하자고 한 건 시즌 2가 실패한 이유를 ‘서둘렀기’ 때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HBO 사장 마이클 롬바르도는 한 인터뷰에서 그 부분에서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그는 <트루 디텍티브>가 큰 성공을 거둔 후 창작자에게 “자연스럽게 글이 나올 만한 여유를 주는 대신 방영 일자를 알려줬기 때문에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다.
피졸라토 또한 개인 사정 때문에 시즌 2 방영 후 프로젝트를 잠깐 멀리했다. 블로이스는 그때 피졸라토가 <트루 디텍티브>의 각본을 집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7년 피졸라토는 아이디어를 다듬고 새 시즌의 첫 에피소드가 될 각본을 만들기 시작했다. 피졸라토가 처음 HBO에 각본을 보여줬을 때 블로이스는 “정말 신났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각본에 전부 다 있었기” 때문에 시즌 3 제작 추진을 “아주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확신을 가진 HBO는 피졸라토의 작업을 기다리며 천천히 출연 배우를 찾아 나섰다. 가장 먼저 접근한 사람 중 하나가 마허샬라 알리다. <문라이트>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그는 하루아침에 할리우드의 모든 캐스팅 감독에게 관심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알리는 각본에서 백인으로 설정된 웨인 헤이스를 연기하고 싶어 했다. 블로이스는 당시에 “닉이 ‘그렇게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 답했다”고 회상했다. “그때 마허샬라가 아마 이렇게 말했을 거다. ‘이미 그렇게 썼다. 치매에 시달리는 한 남자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한 사건이 그의 삶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줬는지 설명하려 한다. 인종과는 상관없는 일이다’라고요.” 피졸라토는 알리의 의견을 받아들여 웨인 헤이스를 흑인으로 수정하면서 1980~90년대 미국 남부에서 흑인 형사로 살아가는 현실을 반영했다. 알리는 정식으로 출연을 확정했고, 처음 흑인으로 설정된 웨인 헤이스의 파트너 롤랜드 역은 스티븐 도프에게 돌아갔으며, 카르멘 에조고가 또 다른 주연으로 합류했다.
일은 빠르게 진행됐지만, 제작 과정에 언제나 그렇듯 문제가 발생했다. 데이비드 밀치가 <데드우드> 영화 작업을 위해 프로젝트에 더 이상 참여하지 못했고, 첫 3편 연출을 맡기로 한 제레미 설니어도 에피소드 2개만 연출하고 프로젝트에서 하차했다. 블로이스는 이를 “어느 시리즈에서든 흔하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설명하며 “닉과 제레미 모두 ‘얼른 다음으로 넘어가자’라고 합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세 번째 시즌이 현실이 된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은 여전히 시청자가 드라마를 아낄 것인지 여부다. 41개월 전 마지막 방송을 했을 때, 사람들은 <트루 디텍티브>에 열광을 보내거나 속편 제작을 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실망했다는 반응만 남긴 시리즈의 리부트, 케이시 블로이스는 이를 걱정했을까?
“사실 난 뭐든지 다 걱정한다.” 블로이스는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블로이스는 <트루 디텍티브>가 매 시즌마다 완전히 독립된 스토리와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기 때문에, 휴방 기간이 길어도 시청자가 다시 몰입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요즘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시리즈라도 휴방 기간을 길게 보내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는 2년이나 휴방했고, HBO <부통령이 필요해>도 오랫동안 쉬었다. 게다가 블로이스는 <트루 디텍티브>가 HBO를 대표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는 <트루 디텍티브>에 대해 “여전히 구독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시장에서도 인지하는 사람이 많다”며 “마허샬라 같은 사람이 참여해 드라마의 입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물론 <트루 디텍티브>의 마지막 방영 이후 TV 업계의 지형이 급격히 바뀐 걸 고려하면, 예전만큼 시청률이 높지 않을 수는 있다. 이제는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시리즈가 히트작이라 하더라도 시즌과 시즌 사이에 10~20% 정도의 시청률 손실은 일반적이다. HBO <웨스트월드>도 시즌 1과 2 사이의 휴방 기간이 짧고 입소문도 좋았음에도 시청자 손실이 16% 정도 있었다. 그러니 <트루 디텍티브> 시즌 3 또한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시즌 3 첫 2편 시청률은 144만 명, 119만 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 역자 주) 하지만 블로이스는 시청률 예측 게임에 관심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리에겐 시청률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정기 결제형 서비스고, <트루 디텍티브>는 가입자 일부가 정말 좋아할 만한 드라마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로이스의 말이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낮추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웨스트월드>나 <왕좌의 게임> 에피소드 제작비에 1000만 달러씩 쓰는 HBO에게 <트루 디텍티브> 시즌 3 제작은 큰 모험이 아니다. 시즌 2의 높은 시청률을 감안하면 HBO는 최소한 피졸라토에게 “창작적 재기의 기회”를 허락하는 게 맞다. 시즌 3이 성공하면, 블로이스 개인에게도 성공일 뿐 아니라 HBO가 재능 있는 인재가 솜씨를 갈고닦을 공간을 제공하는 곳임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만약 크게 실패한다면? HBO는 올해 말 <빅 리틀 라이즈> 새 시즌과 작년 입소문으로 히트한 <석세션> 시즌 2가 있을뿐더러 시청률 대박은 미리 예약한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에 기대를 걸면 된다.
<트루 디텍티브>가 시즌 3 이후에도 제작될 수 있을까? 블로이스는 피졸라토에게 “이미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지만, 시즌 4 제작을 확신하지 않는다. 그는 “닉이 우리 모두 아이디어를 마음에 들어한다면”이라고 전제를 달면서 “뭔가를 하기도 전에 이미 결정하는 게 실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졸라토가 HBO와 2019년까지 일괄계약 상태인 만큼 다른 작품을 먼저 할 수도 있다. 블로이스는 결국 “그저 믿음을 가지고 거기서 출발하는 수밖에”라고 덧붙였다
에그테일 에디터 겨울달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