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

모두가 기다린 속편, <겨울왕국 2>가 5년간의 기다림 끝에 우리 앞에 찾아온다. 이제 한 달만 더 기다리면 되지만, 그 한 달조차 길게만 느껴지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기다림을 달래줄 디즈니 애니메이터가 내한했다.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2012년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담당했다. <겨울왕국>에서도 엘사와 안나의 움직임을 맡았으니 속편에 대한 감회도 남달랐을 터. 씨네플레이는 윤나라 애니메이터를 만나 11월 개봉할 <겨울왕국 2>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나라 애니메이터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일하고 있는 윤나라 애니메이터라고 합니다. 이번 <겨울왕국 2>를 작업하면서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디즈니에서 처음 작업한 작품이 <겨울왕국>입니다. 이번에 속편을 작업하면서 감회가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 <겨울왕국> 때는 저도 신입사원이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타일에 대해서도 배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후딱 지나간 것 같아요. <겨울왕국 2>에서는 스타일도 능숙해지고 좀 더 캐릭터들의 심리 상태에 몰입이 됐습니다. 1편에서는 어떤 맛인지 배우는 느낌이었다면, 2편에서는 이런 맛이니까 이런 식으로 개선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겨울왕국>(왼쪽), <모아나>

참여한 작품 중 <겨울왕국> 시리즈와 <모아나>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이었는데요,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작업할 때 일반적인 애니메이션과 차이가 있다면?

= 제일 다른 점은 뮤지컬은 뮤지컬만의 언어가 있어요. 뮤지컬을 할 때는 실제와 똑같은 것보다 상상 속에서 나오는 어떤 완벽한 포즈를 생각해요. 감정 표현도 뮤지컬을 통해서 하는 방식으로, 뮤지컬만의 스토리 전개 방식을 활용합니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뮤지컬 배우들하고 소통하면서 뮤지컬 강의를 듣습니다. <겨울왕국 2>도 이디나 멘젤(뮤지컬 <위키드> 엘파바 역으로 유명한 엘사 역 배우)과 강의를 들으면서 심리 상태와 신체 상태, 심폐 호흡 상태는 어떤지 다 공부를 하고요. 그것에 맞춰 어떤 포즈가 나와야 엘사 같은지 공부하기 때문이죠. 뮤지컬에는 그만큼 많은 노력이 들어갑니다. 음악이 완벽한 만큼 연기도 완벽해야 하잖아요. 뮤지컬이 아닌 장면 작품들은 연기 위주로 공부하죠. 녹음실에서도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공부해요.

언급한 두 영화에서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담당하셨습니다. 이런 것도 일반적인 애니메이션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특별히 참고한 작품이나 레퍼런스가 있나요?

= 초능력에 관한 건 아니지만, 작품마다 그 세상의 문화가 있어요. <모아나>는 태평양제도 문화라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예를 들어 그 지역의 댄스는 하카라는 춤인데, 기마자세 잡고 쿵쿵 때리면서 으아 고함지르는 춤이죠. 하카를 직접 체험하고 익혔어요.

“기마자세 잡고 쿵쿵 때리면서 으아 고함지르는 춤이죠”

<겨울왕국 2>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북부, 아이슬란드 지역에 6만~10만 명 있는 싸미(Sami)라는 소수 민족과 소통을 했습니다. 그들만의 자세, 그들이 노래를 부르는 방식 등을 공부했죠. 의상 같은 것도 영감을 많이 얻었고요. 그런 조사가 굉장히 중요해요. 우리가 영화를 시작하고 나면 완전히 그 세상에 몰입이 돼있는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요. 그분들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오셔서도 바닥에 앉으시거나 하는데, 그럴 땐 어떤 자세를 취하고 의상은 어떻게 돼있는지를 보고. 사람 관찰하는 공부를 많이 합니다.

<겨울왕국>은 한국에서도, 전 세계에서도 흥행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렇게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 자매간의 우애, 엘사가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그런 스토리 때문에 사랑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겨울왕국 2>에서 전편보다 더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면?

= <겨울왕국>을 작업한 게 6년 전이잖아요. 그때 본 어린아이들이 이번 작품을 본다면, <겨울왕국 2>는 6년 후에 보는 작품이니까 같이 커간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겨울왕국 2>는 <겨울왕국> 3년 후의 일이거든요. 3년간 어떻게 성숙해졌는지, 엘사가 자신의 파워가 얼마나 익숙해졌으며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죠.

<겨울왕국> 한국 흥행 성적에 감사 메시지를 보낸 크리스 벅(왼쪽), 제니퍼 리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도 다시 복귀했는데요. 두 감독이 제작팀에게 내린 ‘속편을 위한 목표’ 같은게 있었나요?

= 감독님들뿐만 아니라 전편과 거의 같은 팀이에요. 전편에선 자매간의 우애에만 초점을 맞췄거든요. 이번에는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가족간의 우애도 접하게 돼요. 안나와 엘사 둘 다 좀 더 성숙해지고, 부모님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되고. 제니퍼 리 감독님은 전편도 직접 쓰시고 그분 머릿속에서 나온 캐릭터들이라 캐릭터들을 정말 잘 아시거든요. 그 점이 정말 애니메이터로서는 정말 편했어요. 그 캐릭터들의 심리상태를 잘 파악하시고 쉽게 조언을 하신 점에서요. 안나와 엘사 둘 다 성숙해졌고 가족에 대해 알면서 복잡해진 감정표현이라고 해야 할까요? 노래들도 좀 더 복잡한 감정 표현이 될 거예요. 1편을 봤던 어린아이들이 2편을 보면서 이런 감정들이 새로워진 감정이구나 느낄 수 있는 작품 같습니다.

<겨울왕국 2>의 엘사

겨울왕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 무조건 엘사가 정말 좋습니다.(웃음) 1편에서 (자신의 힘을) 조심스럽게 숨겨오던 태도에서 자신의 마음을 풀어내는 순간을 보면서 행복했어요. 그 행복했던 기억만큼 아직도 교감이 되고 있어요. <겨울왕국 2> 작업할 때도 엘사 장면이 나오면 “아, 열심히 해야지” 이런 마음가짐이 있어서(웃음). 정말 우아하고 개방적인 부분을 배우고 싶은 마음도 있고 부러워요.

윤나라 애니메이터도 엘사 장면을 작업할 때는 성덕이 된다

엘사에게 공감이 간다는 건 어떤 의미이신가요?

= 저도 친동생이 있어요. 그래서 동생을 보호하려는 마음도 많이 공감이 가고. 제가 해외 생활을 많이 하면서 어렸을 때는 소극적이었고 표현하고 싶은 건 많은데 움츠리고 살다가 언어에 익숙해지고 마음대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엘사랑 많이 교감이 돼요. 안나를 작업하면서 느낀 건, 안나는 외톨이 생활을 두려워하는 캐릭터에요. 어렸을 때부터 혼자 살았고, 사랑하는 언니는 문 뒤에서 안나오고. 해외에 살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거든요. <겨울왕국 2>의 테마가 가족 간의 우애인데, 그 점은 안나에게 공감이 됐어요.

<겨울왕국 2>

2편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건?

= 뮤지컬 공부를 훨씬 더 철저하게 했어요. 뮤지컬 배우들하고 직접 소통하면서요. 예를 들면 고음 장면은 머릿속에선 막 ‘이야~’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하시는 분들은 배에 힘을 줘야 한다고 해서 움츠리시더라고요.

우리 상상 속은 고음 장면은 이렇지만

배우들이 고음을 낼 때는 오히려 움츠린다고.

그런 걸 배우면서 정말 새로운 세계를 배운 거 같아요. 이번에도 전작의 음악팀에서 신곡 7곡을 선보이는데, 그 굉장한 음악들에 맞는 뮤지컬 액팅을 만들고자 배우들의 심리상태와 동작들을 공부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어요. <겨울왕국> 1편보다 훨씬 더 발전한 뮤지컬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꼭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오랜 시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어요. 애니메이터님께서 특히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 아무래도 <빅 히어로>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남동생이 있어요. 남동생과 형의 우애 관계를 <빅 히어로>가 굉장히 잘 표현해서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가요. <겨울왕국>이 여성들의 친우애 관계를 테마로 한 작품이라 자매분들이 많이 공감하셨던 것처럼, 전 남동생이 있기 때문에 <빅 히어로>가 가장 마음에 닿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빅 히어로>의 형 테디(오른쪽)와 동생 히로

다소 어려운 질문일 수 있는데요. 애니메이터란 직업이 관객의 입장에선 아티스트지만, 작업을 하시는 상황에선 기술을 다루는 테크니션이시잖아요. 이런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고 싶으세요?

= 굉장히 좋은 질문인 거 같아요. 처음에 애니메이터가 됐을 땐 ‘많은 도구들을 익히는 게 좋겠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15년 정도 일하니까 도구는 그냥 도구인 거 같아요. 애니메이터가 되는 건 기술자보다 창의력이 더 중요하거든요. 애니메이션 회사마다 쓰는 도구가 다 달라요. 그렇기에 가장 중요한 건 도구를 익히는 게 아니라 그 원동력, 창의가 어디서 나오는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애니메이터들이 하는 게 그림을 그린다 생각하지 마시고, 연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셔야 해요. 연기력의 폭을 넓히기 위해선 경험이 있어야 하거든요. 슬픈 경험, 사랑에 빠진 경험, 이별한 경험, 그 경험들을 불러일으키면서 감정 표현을 하는게 애니메이터들의 작업이에요. 무슨 기술이나 프로그램을 배우는 건 언제 배워도 안 늦어요. 그러니 생활 습관, 사람의 감정 표현, 연기력에 더 힘을 기울이면 좋을 거 같아요.

<겨울왕국 2>

마지막으로 <겨울왕국 2>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관람 포인트를 짚어주신다면?

= 관객분들이 6년 동안 기다리셨잖아요(<겨울왕국>은 북미에서 2013년 11월에 개봉했다). 1편에서 풀지 못한 의문점. 엘사와 안나, 특히 엘사의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한 비밀이 있어요. <겨울왕국 2>는 그 비밀을 찾아가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요. 정말 같이 성장해가는 스토리예요. 1편에선 자신의 힘을 두려워했던 엘사가 힘에 익숙해지고, 그러면서도 이 능력이 더 강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데, 그런 마음을 갖거든요. 그러면서 위험에 처하게 되고. 그 부분에서 중요한 엘사·안나 가족의 비밀, 아렌델의 비밀이 뭔지 기대하시면 좋겠습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영상 제공 = 월트 디즈니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