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6일 생일을 맞이한 배우는 바로~~~~ (두구 두구 두구)
헬레나 본햄 카터입니다(짝짝짝)

저 불렀나요?

우리의 '붉은 여왕'이자 '벨라트릭스'인 헬레나 본햄 카터는 1966년생으로 이제 51살인데요, 생일을 맞아 그의 배우 인생을 한 번 돌아볼까요?

명문가에서 태어나 배우까지

최근 헬레나 본햄 카터가 씨네플레이 포스트에 등장한 적이 있었죠? 기억하시나요? 바로 귀족 가문 출신 배우들을 다루는 포스트였습니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사실 헬레나 보넘-카터가 원래 이름인데요, 배우 생활을 하면서 하이픈을 빼고 활동하기 시작했다는군요. 

헬레나 본햄 카터의 10대 시절

보넘-카터 가문은 대대로 정치가를 배출했던 가문이고, 실제로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허버트 애스퀴스로 1908년부터 1916년까지 영국 총리를 지내기도 했죠. 

그런 명문가에서 자란 헬레나 본햄 카터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뇌졸중을 목격한 후 아버지에게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어 예술에 빠져듭니다. 13살 때는 시를 쓰는 대회에 참여해 2등 상을 받고 그 상금을 들여 배우를 찾기 위한 안내 책자인 <스포트라이트>라는 곳에 자신의 사진을 보냅니다. 그래서 1983년, 만 16살(!)에 <장미의 문양>이란 TV영화로 공식 데뷔합니다.

<장미의 문양>

<장미의 문양>도 그렇지만 헬레나 본햄 카터에게 전성기를 안겨준 건 시대극 영화였습니다. 지금 갸우뚱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헬레나 본햄 카터가 시대극을?' 쉽게 상상하긴 어렵지만, 그 시절 대표작인 <전망 좋은 방>의 스틸컷을 보면 최근 영화와는 또 다른 헬레나 본햄 카터의 매력을 바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전망 좋은 방>에서 루시 허니처치로 출연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껏 선사했습니다.

<전망 좋은 방>

사진이 많은 건 단지 자료가 많아서입니다. 두 번째 작품에서 주연으로 발탁된 것도 모자라 바로 이듬해엔 <레이디 제인>으로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됩니다. 덕분에 이 시절 헬레나 본햄 카터는 '코르셋 퀸', '잉글랜드 로즈'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햄릿>, <하워즈 엔드>처럼 출연작의 대부분이 시대극에 한정되기도 합니다. 

<레이디 제인> / <햄릿> / <하워즈 엔드>

안정적인 이미지는 배우에겐 침체기를 가져다줄 수도 있을 텐데, 헬레나 본햄 카터는 바로 자신의 연기 포부를 드러냅니다. 1994년 <프랑켄슈타인>에서 엘리자베스 역으로 충격적인 변신을 하거든요. 그러면서 이후 우디 앨런의 <마이티 아프로디테>, <마가렛의 박물관>, <십이야>, <도브> 등의 작품으로 배역의 폭을 넓혀나갔습니다.

<프랑켄슈타인> / <십이야> / <위민 토킹 더티>
사랑도 만나고 제2의 전성기도 맞이하고

아마 헬레나 본햄 카터 하면 많은 분들이 떠올릴 대부분의 배역은 <해리 포터>나 팀 버튼 감독 영화의 작품일 겁니다. 청순한 미모가 한껏 발산됐던 시대극 시절과 달리 오로지 연기만 봐달라고 항의라도 하듯 분장으로 자신의 모습을 더욱 유별나게 만들곤 합니다. 그 시작은 팀 버튼 감독의 <혹성탈출>입니다. 

결별하기 전 팀 버튼 감독과 헬레나 본햄 카터 / <혹성 탈출> (아쉽게도 움짤도 전무하였다고 한다…)

아리 역으로 출연한 헬레나 본햄 카터는 영화 자체의 혹평과는 별개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며 팀 버튼 감독의 페르소나이자 연인이 됩니다.

<다크 섀도우>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모습

그 두 사람이 함께한 영화들을 보면 <혹성 탈출>, <빅 피쉬>,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유령 신부>,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이하 <스위니 토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크 섀도우>까지 (어쩐지 조니 뎁의 이름이 어른거리는 건 환상입니다) 7편인데요, 2014년 결별한 이후에도 2016년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제작자와 배우로서 함께하기도 했죠. 

<노보케인> / <킹스 스피치> / <신데렐라>

이 작품들 중간에도 <해리 포터> 시리즈는 물론 <헨리 8세>, <킹스 스피치>, <토스트>, <레미제라블>, <위대한 유산> 등 다양한 인물을 소화했지만, 역시 희대의 감독과 배우(그리고 실제로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비주얼) 커플이 남긴 작품들이 좀 더 돋보였던 건 사실입니다.


이후 작품들은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해리 포터> 시리즈도 있고, 블록버스터부터 팀 버튼 영화와 독립영화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이 있습니다. 그만큼 추천작을 찾아보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니, 여기에선 배우 관련 여담을 살펴볼까요?

허버트 애스퀴스 / 안소니 애스퀴스 / <브라우닝 버전>

앞에서 애스퀴스 총리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헬레나 본햄 카터와 비슷한 삶을 살았던 건 종조부, 그러니까 허버트 애스퀴스 총리의 아들이자 헬레나 본햄 카터의 할아버지의 형제(더는 쉽게 설명 못하겠어요)인 안소니 애스퀴스입니다. 그는 <피그말리온>,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브라우닝 버전> 등을 연출한 당시 영국의 명감독이었거든요.

<서프러제트>

사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애스퀴스 총리와 헬레나 본햄 카터가 서로 다른 신념을 표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애스퀴스 총리는 당시 여성참정권에 격렬한 반대를 보였지만, 헬레나 본햄 카터는 여성참정권 운동을 다룬 영화 <서프러제트>에 출연했죠. 또 헬레나 본햄 카터의 할머니인 바이올렛 본햄 카터는 윈스턴 처칠의 친구였는데요, 정작 헬레나 본햄 카터는 <킹스 스피치>에서 처칠(티모시 스풀)에게 맞서는 역으로 출연했죠.

케네스 브래너와 헬레나 본햄 카터 / 헬레나 본햄 카터와 팀 버튼

헬레나 본햄 카터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두 명의 감독과 만남을 가졌는데요, 1994년부터 1999년까지는 케네스 브레너 감독과 동거를 했고, 2001년부터 2014년까지 팀 버튼 감독과 슬하에 1남1녀 자녀를 두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셰익스피어 영화'로 유명한 케네스 브레너와 상상력 대거 발산하는 팀 버튼 감독이라니, 신기하네요.

사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킹스 칼리지를 다니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입학이 거절되면서 연기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는데요, 정작 학교 측에선 그가 학교를 다니다가 배우 활동 때문에 그만둘 거란 걱정 때문에 입학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운명적인 선택인 거 같지 않나요?

2005년에는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작품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 <월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입니다. 여기서 헬레나 본햄 카터는 레이디 토팅턴으로 목소리 연기를 펼쳤는데요, 재밌게도 당시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에 함께 올랐던 <유령 신부>에서도 신부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왜 <유령 신부>는 배우들이 서있는거 같죠

다재다능한 배우라서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하는 것은 물론, 2006년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이기도 했고 같은 해 수영복 디자이너 사만다 세이지와 함께 패션 브랜드 '더 판탈루니스(The Pantaloonies)'를 론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활동들 덕에 2008년 '텔레그래프'에서 뽑은 ‘영국 문화에서 힘 있는 사람들’ 99위에 등극했습니다! (약간 턱걸이긴 합니다만) 2009년 '타임스'에선 '모든 시대를 통틀어 뽑은 10명의 영국 여배우들'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브레이킹 더 웨이브> / <라비린스> /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1996년 <브레이킹 더 웨이브>에 출연할 뻔했으나 노출 문제로 고사했다고 하는데요, 에밀리 왓슨이 이 배역을 맡게 됩니다. 또 <시드와 낸시>에서 낸시 역으로 오디션을 봤기도 하고요, 1986년 데이비드 보위가 나왔던 영화 <라비린스>에서 사라 역의 후보였지만 결국 제니퍼 코넬리에게 돌아갔다고 하네요.

원래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서 사이보그로 등장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유출돼 수정에 들어가면서 인물도 바뀌고 출연 시간도 많이 줄었다는군요.

<스위니 토드>

팀 버튼의 페르소나로 유명한 조니 뎁과 자주 출연했던 만큼 사이가 돈독한데요, 그래서 조니 뎁이 팀 버튼과 헬레나 본햄 카터의 자녀들의 대부라고 하네요. 

자그마치 10편의 영화에서 '가짜 치아'를 썼답니다. (역시 분장왕) 그 10편은 <혹성 탈출>, <빅 피쉬>,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위대한 유산>, <신데렐라>, 그리고 <해리 포터> 시리즈 네 편입니다. 또한 <스위니 토드>의 러벳 부인으로 변신하기 위해 베이킹과 보컬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에게 <해리 포터>의 아이콘이 되게 해준 '벨라트릭스' 역할도 사실은 나시사 말포이로 출연한 헬렌 맥크로리가 제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는 임신 중이어서 이 역할이 헬레나 본햄 카터에게 돌아갔다는군요. 하지만 정작 벨라트릭스가 출연하는 장면은 헬렌 맥크로리가 출산을 마친 후에 진행됐다는군요. 제작진들이 잘못했네

또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촬영 당시 시리우스 블랙(게리 올드만)과의 대결 장면을 위해 3주 동안 연습했는데 최종 편집본에서 잘려나갔다는군요. 제작진이 두 번 잘못했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자신의 역할을 사디스트에 인종주의자, 순혈주의자라고 규정했습니다. 천하에 나쁜 성격은 다 모았다! 

너무 몰입하신 거 아닙니까…!

벨라트릭스를 맡은 후에 때때로 아들이 친구들과 집에서 시끄럽게 놀 때면 지팡이를 가져다가 벨라트릭스를 연기해 놀래키곤 한다는군요. 정작 아들 친구들은 자랑하고 다닐 거 같은데요.

<파이트 클럽>

그야말로 퇴폐미의 정점이었던 <파이트 클럽>에서의 말라 싱어는 ‘영원한 도로시’ 주디 갈란드의 마지막 무대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데이비드 핀처 감독도 헬레나 본햄 카터가 연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주디"라고 부르기도 했다는군요.

37살에 첫째 빌리 레이를 낳고는 9달 만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복귀했고, 41살에 <스위티 토드> 촬영을 마치고 두 달 만에 둘째 넬을 낳고는 또 두 달 뒤에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에 출연했습니다. 정말 배우로서 프로의식이 굉장하죠? 첫째 빌리는 어릴 적에 축구에 재능을 보였는데 헬레나도 팀 버튼도 어린 시절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는 여담도 있네요.

2012년 공개한 사진. 범상치 않은 가족입니다

재밌게도 엘리자베스 여왕들의 엄마 역을 맡았습니다. TV영화 <헨리 8세>에서 앤 불린 역으로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 <킹스 스피치>에서 엘리자베스 보우스-라이언으로 엘리자베스 2세의 어머니였다는군요. 또 그 앤 불린 역과, <레이디 제인>에서 제인 그레이 역을 맡아서 반역죄로 참수당한(...) 인물을 두 번 맡았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로 2년 연속 10억 달러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여배우로서는 최초라는군요. 그래서였을까요? 2012년에는 영화 발전에 노력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 3등급(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 CBE)을 수여받았습니다.


다른 배우들과의 인연도 소개해드리자면 역시 최고의 파트너는 조니 뎁(총 7편 동반 출연)이고, 그 다음은 앤 해서웨이입니다. 두 사람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레미제라블>, <거울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개봉 예정인 <오션스 에이트>까지 네 편의 영화에서 함께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오션스 에이트> / <해리 포터> 시리즈

엠마 톰슨과는 <하워드 엔드>,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까지 세 편에서 함께했죠. 찰리 블룸과는 늘 모녀 관계로 <올마이티 아프로디테>, <킹스 스피치>에서 함께했고요, 고전 배우 진 시몬즈와는 <햄릿>의 오필리어(각각 1948년, 1990년)와 <위대한 유산>의 하비스햄(각각 1989년, 2012년)을 연기한 바 있습니다. 


못하는 역 하나 없는 변신의 귀재, 헬레나 본햄 카터! 앞으로 보여줄 연기도 기대되지 않나요? 이제 <오션스 에이트>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55 스텝>으로 돌아올 그가 기다려집니다!

그럼 이만 안녕~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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