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사진 호주 오픈 홈페이지).

정현이 한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윔블던, US 오픈, 프랑스 오픈과 더불어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호주 오픈에 참가한 정현은 16강전에서 전() 세계 1위(현재 14위) 노박 조코비치를 꺾은 데 이어, 1월 24일 8강전에서 승리하고 준결승까지 진출해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곧 테니스 붐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올봄 코트에서 멋진 스매싱을 날리고 싶은 분이라면 이 영화들을 눈여겨보시라. 테니스 뽐뿌 영화다.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Battle of the Sexes, 2017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1973년 9월 20일 현역 최고의 여자 선수 빌리 진 킹(엠마 스톤)과 전설적인 전 남자 챔피언 바비 릭스(스티브 카렐)의 테니스 성대결을 그린 영화다. 달 착륙 이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던 이유는 이 경기가 단순히 두 사람이 쌓은 명예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여자는 침대와 부엌에 있어야 한다’는 남성우월주의자와 ‘여자와 남자는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페미니즘 진영간의 대리전이었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당시 미국을 휘감았던 성평등과 성정체성에 대해 주목한다. 감정 없이 건조하게 네트를 넘나드는 공의 움직임과 거친 숨소리만이 가득한 영화 후반부 경기 장면은 이 영화가 스포츠 영화임을 잊지 않게 하는 명장면이다.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출연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개봉 2017 영국, 미국

상세보기

윔블던
 Wimbledon, 2004
감독 리처드 론크레인  출연 커스틴 던스트, 폴 베타니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윔블던>은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테니스 대회다. 피터 콜트(폴 베타니)는 전성기를 한참 지나 은퇴를 바라보는 영국의 테니스 선수다. 인생 최고 랭킹은 세계 11위지만 지금은 100위권 밖이다. 운 좋게 와일드카드를 획득해 윔블던에 출전한 그가 미모의 미국 출신 테니스 스타 리지 브래드버리(커스틴 던스트)를 만나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은퇴 목전의 그가 기적 같은 승리 퍼레이드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피나는 연습과 불굴의 투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이다. 사랑의 힘은 정말이지 위대하다.

윔블던

감독 리차드 론크레인

출연 커스틴 던스트, 폴 베타니

개봉 2004 영국, 프랑스

상세보기

매치 포인트
 Match Point, 2005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스칼렛 요한슨
 
성공의 열망이 가득하지만 가난한 테니스 강사 크리스(조나단 리스 마이어스)는 테니스 수강생이자 상류층 자제인 톰(매튜 구스)을 통해 그의 여동생 클로에(에밀리 모티머)를 만나 깊은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나 그는 톰의 약혼녀인 노라(스칼렛 요한슨)와 금지된 사랑에 빠지면서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 이르게 된다. ‘매치 포인트’는 테니스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 점을 말한다. 크리스의 타락이 치닫는 마지막 순간, 반전의 짜릿함을 절대 놓치지 말자.

매치 포인트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스칼렛 요한슨, 브라이언 콕스, 매튜 구드, 에밀리 모티머, 페네로프 윌튼

개봉 2005 미국, 영국, 룩셈부르크

상세보기

극장판 테니스의 왕자: 영국식 테니스성 결전
劇場版 テニスの王子様 英国式庭球城決戦!, 2011
감독 타다 슌스케  출연 미나가와 준코, 오키아유 료타로
 
신묘한 테니스 기술의 향연이다. 공중제비돌기를 응용한 리시브는 기본이고 선수들이 저마다 가진 필살기는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무예에 가까울 지경이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연재해 4500만부 이상 팔린 만화 <테니스의 왕자>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극장판 테니스의 왕자: 영국식 테니스성 결전>은 테니스의 성지 윔블던에서 벌어지는 세계 주니어 강호 선수들의 치열한 대결을 그렸다. 스쿼시처럼 벽을 이용하고 아웃도 없는 테니스에 적잖이 당황할 수 있으니 영화적 상상력이 주는 독특한 세계관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길.

극장판 테니스의 왕자 : 영국식 테니스성 결전

감독 타다 슌스케

출연 미나가와 쥰코, 오키아유 료타로, 콘도 타카유키, 츠다 켄지로, 다이토 슌스케, 이리노 미유

개봉 2011 일본

상세보기

보그 앤 매켄로
Borg McEnroe, 2017
감독 야누스 메츠 패더슨  출연 샤이아 라보프, 스베리르 구드나손
 
윔블던 5년 연속 우승, 3년 연속 윔블던, 프랑스 오픈 동시 우승. 스웨덴의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비에른 보리. 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며 7개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 1980년대를 휩쓴 존 매켄로. 영화는 위대한 두 선수가 맞붙은 1980년 윔블던 대회를 담아냈다.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삶을 짓누르는 보리와 내면의 분노를 여과 없이 분출해 미움의 대상이 된 매켄로. 최고의 자리에 함께 있기에 둘은 서로를 이해할지도 모른다. 테니스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최고의 자리에 선 자들의 압박감을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기억해두길 바란다. 북미에서는 2017년 9월 개봉했지만, 우리나라 개봉은 미정이다.

* 영화 제목에선 'Borg'의 한글표기를 '보리'가 아닌 '보그'로 했다.

1980년 윔블던 출전 당시의 비에른 보리와 존 매켄로.
보그 앤 매켄로

감독 야누스 메츠 패더슨

출연 샤이아 라보프, 스베리르 구드나손, 스텔란 스카스가드

개봉 2017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상세보기

(테니스 영화는 아니지만)
테니스 장면이 인상깊은 영화들

웨스 앤더슨 감독의 <로얄 테넌바움>(The Royal Tenenbaums, 2001), 로얄 테넌바움의 셋째 아들 리치(루크 윌슨)는 3년 연속 US 오픈 타이틀을 획득한 천재적인 테니스 선수로 등장한다. 영화 속 캐릭터는 1970년대를 주름잡던 스웨덴의 비에른 보리 선수를 연상시킨다.

<열차안의 낯선 자들>(Strangers On A Train, 1951), 은퇴 후 정계에 진출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던 한 유명 테니스 선수의 이야기로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이다. 역사상 가장 긴장감 넘치는 테니스 경기 장면을 볼 수 있다.

<세브린느>(Belle De Jour, 1967), 테니스 영화는 아니지만 까뜨린느 드뇌브의 테니스 의상이 너무나 아름답다. 귀부인이 창녀가 된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뤄 사회의 모든 규범에 대항한 작품으로, 루이스 부뉴엘 감독이 연출했다.


정현은 오는 1월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열리는 4강전에서 역사상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평가받는 로저 페더러와 맞붙는다. 로저 페더러가 누군지 몰라도 상관없다. 그냥 최고(302주간 세계 랭킹 1위, 그랜드 슬램 19회 등)다. 정현의 선전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읽어주시길 바란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심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