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들은 대표작을 통해 특정 이미지로 기억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도 상상할 수 없는 과거 시절이 있었다.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데뷔 초 작품 속 모습과 전혀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레이첼 맥아담스
Rachel McAdams

(왼쪽부터) <퀸카로 살아남는 법>, <어바웃 타임>

<핫 칙>(2002)에 출연하며 주목할만한 신예 배우로 떠오른 레이첼 맥아담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은 하이틴 무비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이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악의 화신, 교내에서 ‘여왕벌’로 군림하는 공주병 캐릭터 레지나를 연기했다. 전학 온 주인공 케이티(린제이 로한)를 시시때때로 못살게 구는 얄밉고 뻔뻔한 인물. 복수를 위해 비열한 방법도 서슴지 않는 레지나는 현재 레이첼 맥아담스의 이미지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인물이다. 틀에 박히지 않은 악녀 캐릭터를 탄생시킨 레이첼 맥아담스는 2005년 MTV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의 중심에 섰다. 이후 <노트북>(2004), <굿모닝 에브리원>(2010), <어바웃 타임>(2013) 등에서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어필하며 할리우드의 ‘러블리’ 대표 배우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

감독 마크 워터스

출연 린제이 로한

개봉 2004 미국,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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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에반스
Chris Evans

(왼쪽부터) <섹스 아카데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군인과 학생이 지녀야 할 중요한 자질이 있지. 바로 인내심이야.” 번듯한 말만 달고 사는 줄 알았던 캡틴 아메리카의 반전 과거. 하이틴 무비 <섹스 아카데미>(2001)는 크리스 에반스의 첫 주연작이자, 과일과 생크림으로 신체 주요 부위를 가린 그의 파격적 노출 신을 만나볼 수 있는 영화다. 캡틴 아메리카의 영향 덕에 묵직해진 현재 이미지와 달리, 데뷔 초 크리스 에반스는 주로 유쾌하고 장난기 넘치는 매력의 캐릭터로 스크린을 찾곤 했다. 신인이었던 크리스 에반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판타스틱 4> 시리즈도 역시 마찬가지. 스릴 있는 것은 무조건 즐기고 동료들을 놀리는 재미로 사는 쟈니 스톰, 휴먼 토치를 연기하며 잔망스러운 매력을 뽐냈다.

섹스 아카데미

감독 조엘 갤렌

출연 카일러 리, 크리스 에반스

개봉 200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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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스튜어트
Kristen Stewart

(왼쪽부터) <트와일라잇>, 2018년 칸영화제에서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스타덤에 올린 작품은 <트와일라잇> 시리즈다. 그녀는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진 소녀 벨라를 연기했다. 가녀린 체구, 청순한 이미지에 사랑 앞에서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하이틴 무비 속 전형적인 여주인공. 시리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데다 이런저런 스캔들로 가십 지를 도배하던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파’ 수식어를 얻기 시작한 건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2014)에 출연하고서부터다. 함께 출연한 줄리엣 비노쉬에 맞먹는 연기력을 선보인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그해 세자르 영화제를 비롯한 유수 영화제의 여우조연상을 휩쓸며 배우로서의 재능을 입증했다. 이후론 상업영화보다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예술 영화들로 필모그래피를 채우는 중. 작품의 폭이 넓어진 건 물론, 연출에도 도전하며 또래 배우들 사이 독보적 커리어를 쌓은 배우로 성장했다.

트와일라잇

감독 캐서린 하드윅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개봉 200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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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카렐
Steve Carell

(왼쪽부터) <브루스 올마이티>, <폭스캐처>

반전 과거가 돋보인다기보단 180도 바뀐 현재 모습이 더 놀라운 배우. 스티브 카렐은 <브루스 올마이티>(2003), <40살까지 못 해본 남자>(2005) 등 코미디 장르에서 활약하며 본인만의 확고한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코미디와 뗄 수 없는 사이 같았던 그가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 건 레슬링 선수 마크 슐츠의 실화를 다룬 영화 <폭스캐처>(2014)에 출연하고서부터.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있다 끝내 살인까지 저지르는 존 듀폰은 그간 스티브 카렐의 필모그래피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캐릭터였다. 완벽한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아카데미를 비롯한 여러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스티브 카렐은 이후 <카페 소사이어티>(2016),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2017) 등에 출연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여왔다. 차기작에선 보다 더 역대급 연기를 선보일 예정. <뷰티풀 데이>에서 티모시 샬라메와 부자관계로 호흡을 맞췄고, 주연으로 활약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신작 <웰컴 투 마웬>이 곧 개봉할 예정이다. 미국 정치인 도널드 럼즈펠드를 연기한 <백시트>의 촬영을 마치기도 했다.

폭스캐처

감독 베넷 밀러

출연 스티브 카렐, 채닝 테이텀, 마크 러팔로

개봉 2014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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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 마라
Rooney Mara

(왼쪽부터)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캐롤>

<나이트메어>(2010)와 <소셜 네트워크>(2010) 속 청춘스타로 평단에 눈도장을 찍은 루니 마라. 그녀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작품은 스웨덴 동명 추리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011)이다. 나탈리 포트만, 스켈렛 요한슨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리스베트 살란데르로 캐스팅된 루니 마라는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눈썹을 염색하고 가슴과 눈썹을 비롯한 신체 곳곳에 피어싱을 했다.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운 강렬한 비주얼. <그녀>(2013), <캐롤>(2015), 최근작 <고스트 스토리>(2017) 등으로 쌓아온 사근사근하고 따스한 이미지와 정반대에 놓인 모습이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루니 마라

개봉 2011 미국, 스웨덴, 영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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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패틴슨
Robert Pattinson

(왼쪽부터) <트와일라잇>, <굿 타임>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뱀파이어, 에드워드 컬렌은 로버트 패틴슨이 아니고서는 상상 불가능한 캐릭터다. 백지장처럼 하얀 피부, 타고난 귀티에 매너와 낭만까지 겸비한 완벽한 남주인공. <트와일라잇>을 통해 로버트 패틴슨은 당대 할리우드의 ‘왕자님’으로 거듭났지만, 정작 본인은 작품 관련 인터뷰에서 “<트와일라잇>의 각본을 읽었을 때 출판되어서는 안되는 물건이라 느꼈다”고 말하는 등 작품에 대한 불만을 밝히곤 했다. 시리즈가 마무리된 이후 로버트 패틴슨은 작품 선택 방향을 완전히 틀어 유럽권 영화에 주목했고, 연기의 폭을 차차 넓혀나갔다. 최근작 <굿 타임>(2017)은 아이돌 이미지를 완전히 지운 로버트 패틴슨을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 팔팔한 에너지로 가득 찬 <굿 타임>에선 <트와일라잇>의 밀랍인형 뱀파이어의 흔적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트와일라잇

감독 캐서린 하드윅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개봉 200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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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아 라보프
Shia LaBeouf

(왼쪽부터) <트랜스포머>, 샤이아 라보프

샤이아 라보프는 디즈니 채널의 TV 드라마 <이븐 스티븐스>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아역 스타 출신 배우다. 타고난 끼와 재능을 발휘하며 어린 나이로 할리우드에 안착한 그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총애를 받고 <트랜스포머> 3부작을 비롯해 스필버그가 제작을 맡은 <디스터비아>(2007),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008) 등에 출연하며 블록버스터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샤이아 라보프가 할리우드의 ‘악동’이라 불리게 된 건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마무리 지은 후부터. 약물 복용, 은퇴 선언 등 이런저런 논란을 몰고 다니며 ‘제2의 톰 행크스’로 불렸던 수식어를 지운 샤이아 라보프는 본인의 스타성과 연기력을 발판 삼아 인디 영화에서 활약하며 배우로서 재도약을 시도했다. 결과는 대성공. 현재는 여러 예술 영화를 종횡무진하며 종잡을 수 없는 에너지를 맘껏 발산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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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