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나 여행을?”
“내가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살 순 없잖아. 진짜 행복을 찾고 싶어.”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사람들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합니다. 바로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죠. 이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가치관에 따라 대답도 천차만별일 테니까요.
누군가는 돈과 명예, 건강과 같은 현실적인 답변을 내놓을 테고, 누군가는 평소 생각해온 이상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할 겁니다. 반면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웬 행복 타령”이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각자의 가치가 다를 뿐 누구나 내 삶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리즈(줄리아 로버츠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좋은 직장에 자상한 남편, 멋진 집까지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삶이지만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모든 것들에 회의를 느낍니다. “내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걸까?” 그녀는 자신의 삶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진짜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에게 이혼을 선언한 채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무작정 1년. 친구는 철없는 아이 같다고 말리지만 그녀는 결국 이탈리아행 티켓을 끊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가 선택한 모험 앞에서 잠깐 고민에 빠졌습니다.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쉬고 인도에서 명상하고 마지막 코스로 발리에 들르겠다는 계획은 누구나 결정할 수 있는 루트가 아니었으니까요. 이 호화로운 여행 계획 앞에서 “그녀의 여행에 동참해도 좋을까?” 하고 고민하는 순간, 스크린에서는 눈을 떼기 어려운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뭔가를 찾아 헤매는 시간이 절실히 필요할 때
이탈리아에 도착한 리즈는 그녀가 소원했던 대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고 즐겁게 웃으며 그동안 잃었던 열정을 회복하고 싶어합니다. 로마에서는 그윽한 카푸치노를 마시고 달콤한 젤라토에 푹 빠집니다. 토마토 바질 파스타를 한입 맛 볼 때 감동에 사로잡힌 리즈의 표정은 매우 인상적이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그녀의 풍만한 표정을 보고 있으면 당장 집 근처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라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 외에도 현지에서 사귄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맛보는 다양하고 근사한 이탈리아 요리들은 눈을 현혹시킵니다. 프로슈토를 얹은 멜론, 리코타 치즈를 곁들인 가지 요리, 대합 링귀니, 송아지 고기로 햄을 싼 뒤 허브로 양념해서 구운 로마식 살팀보카까지!
언뜻 보면 식도락 여행인가 의문이 들 정도이지만 영화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이를 통한 이탈리아인의 생활신조가 아닌가 싶어요. 늘 열심히 일하기만 하는 미국인들에게 ‘달콤한 게으름’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소개하려 했던 거죠. 그 덕분인지 푹 쉬면서 열정을 되찾으려 했던 그녀의 계획은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많은 음식을 맛보느라 뱃살이 늘어 청바지 단추가 잠기지 않았지만 말이죠.
예정대로 그녀는 다음 여행지, 인도에 도착합니다. 그간 살이 붙어 포동포동해진 그녀는 이제 기도를 하며 자신의 내면과 만나고 덤으로 다이어트도 시작합니다. 하루에 자는 시간 외에는 거의 기도만 해야 하는 힘든 수련 과정은 그녀에게 뉴욕에 두고 온 많은 일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와 동시에 결혼 이후 자신이 삶에 정착하지 못했던 그 답을 스스로 찾기 시작하죠.
나 자신을 위한 용기! “떠나야 해”
리즈는 말합니다. “떠나야 한다.” 하지만 그녀와 비슷한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고 해서 현재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런 일은 영화에서나 가능할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 이야기가 소설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실제 삶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에세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풀어냈고, 이 책은 발간 당시부터 화제가 되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순위에 꽤 오래 머물렀다고 합니다.
누구나 떠나기를 갈망하지만 아무나 다 떠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내 삶이 ‘진짜 행복’과 거리가 있다고 느껴진다면 한번 용기를 내보세요. 가진 돈이 다 사라지고 통장 잔고가 0에 가까워질지라도 인생은 내가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구원을 받기도 하니까요. 막상 떠난 뒤에는 지금 걱정하고 두려워했던 시간들이 쓸데없는 고민이었다는 걸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리즈처럼 우아하게 지낼 순 없겠지만, 그곳이 어디든 진정한 나를 찾아갈 만한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영화 속 메뉴 따라 하기
이탈리아 요리에 반한 그녀가 피자를 먹기 위해 찾은 나폴리는 피자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영화 속 리즈가 찾아가는 피자집은 마르게리타 피자가 맛있기로 소문난, 나폴리 3대 피자집 중 하나인 ‘다 미켈레’인데, 제가 찾아간 날에는 문이 굳게 닫혀있더군요. 아쉬운 마음에 여행에서 돌아와 나만의 레시피로 피자를 만들었습니다.
마르게리타 피자는 1889년 사보이의 여왕 마르게리타가 나폴리를 방문했을 당시 최고의 요리사였던 돈 라파엘 에스폰트가 여왕을 위해 만든 피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피자에 들어가는 바질과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는 이탈리아의 국기에 있는 세 가지 색인 녹색, 하얀색, 빨간색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마르게리타 피자
재료
도우 : 강력분 150g,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 3g, 설탕 1작은술, 소금1/2작은술, 미지근한 물 1/2컵, 올리브오일 1큰술
토핑재료 : 토마토홀 2컵, 올리브오일 1큰술, 다진마늘 1쪽분, 다진양파 1/4개분, 설탕 1작은술, 소금 후춧가루 조금씩, 모차렐라 치즈 200g, 바질 잎 7-8장
만들기
1. 강력분에 세 개의 구멍을 낸 뒤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설탕, 소금을 서로 닿지 않게 담는다.
2. 주변의 밀가루로 각각의 재료를 덮은 뒤 골고루 섞어준다.
3. 2의 미지근한 물을 붓고 치대다가 올리브오일을 넣고 10~15분가량 더 치대 끈기가 생기도록 한다.
4. 반죽을 동그랗게 뭉쳐 볼에 담고 젖은 면보나 랩을 씌운 뒤 따뜻한 곳에서 1시간 가량 그대로 둬 크기가 두 배 이상 부풀도록 한다.
5. 부푼 반죽을 도마 위에 놓고 밀대로 넓게 민다.
6. 얇고 둥글고 민 도우를 지름 30cm 정도 크기로 펴서 팬에 올리고 포크로 찍어 구멍을 낸다.
7.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뒤 마늘과 양파를 넣고 갈색 빛이 돌도록 노릇하게 볶는다.
8. 여기에 토마토 홀을 넣고 중불로 가열하다가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여 15~20분가량 더 끓인다. 소금, 후춧가루, 설탕을 넣어 간한 뒤 채썬 바질 잎을 넣고 1분간 더 끓인다.
9. 6의 반죽 위에 완성된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190도에서 12~15분가량 굽는다.
10. 완성된 피자 위에 바질을 얹어 완성한다.
파란달 / 요리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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