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 <그녀>가 재개봉으로 관객들을 찾았다. 인간이 아닌 OS 체제 사만다(스칼렛 요한슨)와 사랑에 빠진 남자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를 그린 영화로, 2014년 개봉 당시 국내에서만 35만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던 색다른 러브스토리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녀>를 회자시키는 것은 파스텔 톤의 색감이 묻어난 감성적인 연출과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도 있지만, 인공지능 운영체제와의 말도 안 되는 사랑을 오로지 연기로 납득시키며 극을 이끌어간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력도 있다.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의 소유자, 호아킨 피닉스에 대한 소소한 사실들을 알아보자.

그녀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루니 마라, 스칼렛 요한슨

개봉 2014.05.22. / 2019.05.29.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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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피닉스의 동생

(좌) 리버 피닉스 (우) 호아킨 피닉스와 리버 피닉스의 어린 시절

<모스키토 코스트>, <허공에의 질주>로 당대 반항기가 다분한 청춘의 아이콘이자 ‘제2의 제임스 딘으로 이름을 알렸던 배우 리버 피닉스. 이름만 보고도 연상할 수 있듯 호아킨 피닉스는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다. 히피였던 부모님 아래, 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일찍 제 길을 찾았던 두 형제는 함께 연기의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리버 피닉스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견줄만한 외모에 <아이다 호>에서 보여준 것처럼 뛰어난 연기력까지 겸비하여 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호아킨 피닉스는 안타깝게도 리버 피닉스의 그늘 아래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후에 리버 피닉스는 알콜과 헤로인, 코카인 등 마약 남용으로 인해 23살의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호아킨 피닉스의 19번째 생일 3일 뒤였다. 리버와 호아킨, 두 형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모두 노미네이트가 된 적이 있는 첫 번째 형제로 기록을 남겼다.

피닉스 형제의 어린 시절 모습. 왼쪽부터 호아킨 피닉스, 리버 피닉스

배우 활동을 잠정 중단했었다

방송 화면 캡처

그는 한때 연기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할리우드를 떠나 있었던 적이 있다. 이유는 형의 죽음 때문. 리버 피닉스가 심장마비로 발작을 일으키고 있을 당시 호아킨 피닉스가 911에 구조 전화를 건 음성이 방송에 공개되면서 그의 절박함은 단순 가십거리로 전락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장례식장에 기자 및 리포터가 침입해 리버 피닉스의 시신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호아킨 피닉스는 파파라치와 기자, 할리우드의 시스템에 회의감을 품게 되었고 결국 연기를 잠정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투 다이 포>로 복귀하였으나, 시상식 및 토크쇼 등에는 얼굴을 한동안 비추지 않았다. 현재 미디어에 어느 정도 노출을 하긴 하지만 여전히 기자들과의 인터뷰는 선호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글래디에이터>로 스타덤

<글래디에이터>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하고 러셀 크로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호아킨 피닉스는 자신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않는 황제인 아버지를 살해한 황태자 콤모두스 역을 연기했다. 짙은 눈썹에 형형한 눈빛만으로 그가 어떤 캐릭터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것. 그가 연기한 콤모두스는 권력에 이성을 놓아 막시무스(러셀 크로우) 최후의 결투를 벌이며, 누이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비정상적인 사랑까지 보이는 광기 어린 캐릭터다. 호아킨 피닉스는 이 영화로 제73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또한 <글래디에이터> 이전까지만 해도 조연에 가까운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콤모두스 역할로 스타덤에 오르면서 주연급에 안착할 수 있었다.

글래디에이터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러셀 크로우, 호아킨 피닉스, 코니 닐슨, 올리버 리드, 리처드 해리스

개봉 200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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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

배우에서 래퍼로 이직?

<아임 스틸 히어>

호아킨 피닉스는 한때 영화계를 은퇴하고 랩 음악을 할 것이라는 폭탄 발언을 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투 러버스> 영화 시사회에서 있었던 인터뷰 중 연기를 그만두고 음악을 할 생각은 없냐"라는 질문에 갑작스럽게 영화계를 은퇴하겠다 말한 것. 이후 출연한 한 토크쇼에서 덥수룩한 수염에 선글라스를 끼고 나와 진행자의 질문에 제대로 된 자세로 답변도 하지 않는 등 이상한 행보를 보였다(이 상황은 후에 많은 곳에서 패러디 된다). 래퍼가 되겠다는 말이 진심이었는지 그는 곧 래퍼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런데 데뷔 무대가 말 그대로 가관이었다. 약간 박치 같은 랩핑, 술에 취한 듯한 모습에 팬들은 충격에 빠졌고, 거기에 호아킨의 에이전트가 그의 은퇴는 거짓이 아니다. 그는 진심으로 래퍼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면서 상황은 더욱 더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알고 보니 이는 모두 영화를 위한 행동이었던 것! 2010년 공개된 <아임 스틸 히어>는 호아킨 피닉스가 배우를 은퇴하고 래퍼로 데뷔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로, 호아킨 피닉스의 매제인 케이시 애플렉이 감독을 맡은 첫 연출작이다. 자세히 보면 그가 무대를 했을 때와 충격적인 발언을 할 때마다 모두 촬영용 카메라가 그를 찍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말 다행히도 그는 래퍼를 접고 다시 배우로 복귀하였다.

아임 스틸 히어

감독 케이시 애플렉

출연 호아킨 피닉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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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quin Phoenix on Letterman show 캡처
호아킨 피닉스의 무대 캡처. 왼쪽에서 카메라맨을 발견할 수 있다.

인생 연기, <마스터> 프레디 퀠 

<마스터>

래퍼에서 배우로 돌아온 그의 차기작, 바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 <마스터>는 호아킨 피닉스의 필모그래피 중 인생 연기로 뽑히는 대표작 중의 대표작.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는 프레디 퀠 역을 맡아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과 함께 호연을 펼쳤다. 호아킨은 어눌한 말투에 한쪽으로 일그러진 얼굴, 굽은 어깨와 허리 등 신체를 활용한 연기를 선보였으며, 종잡을 수 없는 충동적인 알콜 중독자 연기로 시종일관 극에 불안정한 분위기를 불어 넣는데 성공했다. 눈을 깜빡이면 안 되는 상황에서 랭케스터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 호아킨 피닉스의 얼굴은 <마스터>의 모든 흐름과 보고 있는 관객까지 압도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마스터>2013년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등 세계 유수 시상식 남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201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마스터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개봉 201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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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루니 마라와 연애 중

<그녀>

호아킨 피닉스는 현재 <캐롤>, <고스트 스토리>의 주연 루니 마라와 연애 중이다. 11살 나이차를 극복한 두 사람은 2017년부터 연애를 시작해 현재 LA동거 중이라고. 처음 열애설이 터졌을 당시 아무런 말도 없었지만, 호아킨 피닉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2017년 칸영화제에 함께 참석하는 모습을 보이며 연인임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영화 <그녀>. 이 둘은 별거 중인 부부 테오도르와 캐서린을 연기했다. 그러나 당시엔 어떤 감정도 가지지 않았고, 이후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을 촬영하면서 서로에게 감정을 가지게 되며 만남을 시작했다고 한다. 얼마 전 루니 마라 손에 껴있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포착되면서 약혼설이 제기되었으나, 두 사람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
데이트 파파라치 컷

닥터 스트레인지를 맡을 뻔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호아킨 피닉스는 사실 마블 사의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을 뻔했다. 마블이 그를 캐스팅을 하기 위해 꽤나 공을 들였다고. 팬들과 관계자들의 지지 또한 상당해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마블과 최종 협상 단계까지 갔으나 결국 결렬되었다. 호아킨 피닉스의 성격이나 영화를 고르는 기준을 고려해본다면 이는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 편이 아닌 여러 편을 계약해야 한다는 점이 그에게 꽤나 부담이고 족쇄처럼 느껴졌을 것. 한 인터뷰에서는 “(CG 작업으로 인한) 그린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것이 불편할 것 같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닥터 스트레인지 역에는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낙점되었다.

팬아트. 호아킨 피닉스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연기했으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차기작은 DC 사의 <조커>

<조커>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포기한 그가 선택한 영화는 다름 아닌 DC<조커> 조커 역이다. DC가 조커의 솔로 무비를 제작한다고 발표했을 때, 대중들의 우려가 상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조커를 연기했던 1대 배우 잭 니콜슨과 2대 배우 히스레저가 히어로 영화계에 남긴 인장이 현재까지도 이어져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뒤를 이어 공개된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자레드 레토의 3대 조커가 실망과 혹평이었던 것 역시 우려에 목소리를 더했다.

그러나 새 조커로 자레드 레토가 아닌 호아킨 피닉스가 그 맥을 이어받으며 평단과 대중의 우려는 곧 기대로 바뀌었다. 심지어 공개된 첫 트레일러는 예상을 뒤엎는 이미지들과 이야기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짧은 시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호아킨 피닉스의 미친 연기와 그가 선택한 전작들의 작품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조커><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뒤를 이을 명작을 DC에게 안겨줄 듯하다. <조커>는 북미를 기준으로 104일 개봉할 예정이다.

조커

감독 토드 필립스

출연 호아킨 피닉스, 재지 비츠, 로버트 드 니로

개봉 201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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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스쿼드> 자레드 레토의 조커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의 조커

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