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우먼>의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작품의 매력을 여러가지로 나열할 수 있는데요. 원더우먼 이외에도 매력적인 배우들이 캐릭터를 흥미롭게 해석한 점도 그중 하나겠지요.

오늘은 엘레나 아나야가 연기한 닥터 포이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Sensation Comics #2'에서 처음 등장한 닥터 포이즌은 원래 일본에서 온 마루 공주로 묘사됩니다. 나치에서 생화학 무기를 만드는 동시에 스파이로도 활동했습니다. 언제나 실험복을 입고 있고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처음엔 남성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여성임이 밝혀집니다. 닥터 포이즌은 명령을 들으면 정반대로 행동하는 약물을 개발해 미군의 수도시설에 타거나, 엔진을 멈추는 가스를 개발해 미공군에 타격을 주려고 하면서 원더우먼과 맞서게 됩니다.

DC가 세계관을 재정립한 52' 이후로 닥터 포이즌은 러시아 출신으로 소개됩니다. 러시아의 생화학 전문가였던 부모님에게 미국은 비밀리에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무기 개발을 요청합니다. 부모님은 그 제안을 거절하지만, 러시아군의 오해로 감옥에 갇힌 채 죽음을 맞이하지요. 이후, ‘닥터 포이즌은 미국에 복수를 다짐합니다.
 
1대 닥터 포이즌의 손녀로 설정되어 있는 2대 닥터 포이즌은 G8 정상회의를 위해 런던에 온 미국 대통령 오바마를 암살하기 위해 드론에 독극물을 실어날라 공격하려고 했지만 역시 원더우먼에게 저지당하지요.

영화에서는 스페인의 인기배우 엘레나 아나야가 닥터 포이즌 역을 맡았습니다. <원더 우먼>에서의 닥터 포이즌은 외모에 컴플렉스가 있는 여인으로 그려집니다만, 사실 굉장한 미인이지요. 스페인을 대표하는 영화제 고야 어워즈에 여러 차례 오르내리는 명배우로도 유명합니다.

그의 오랜 팬 중에는 <원더 우먼>의 닥터 포이즌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바로 엘레나 아나야가 출연한 작품 중에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작품 <내가 사는 피부> 때문입니다.
 
사고로 흉하게 변한 외모를 비관해 아내가 자살한 후, 완벽한 인공피부를 만드는 데 집착하는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안토니오 반데라스)의 광기에 대한 영화였습니다. 로버트는 완벽한 인공피부를 만들기 위해 몇 년째 베라라는 여인을 감금하고 그녀의 피부에 온갖 실험을 진행합니다여기에서 베라를 연기한 배우가 바로 엘레나 아나야였습니다.

일단, 베라가 수술하는 과정에서 쓰는 마스크가 닥터 포이즌의 가면과 많이 닮았습니다. 베라의 성정체성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점 역시 닥터 포이즌의 초기 설정과 비슷하고요. 두 캐릭터 모두 기본적으로는 복수를 위해 움직이고 있어서 <원더 우먼>을 보다가 <내가 사는 피부>를 읽어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코믹스가 영화로 옮겨지는 과정은 이렇게 배우라는 또 하나의 필터를 거치게 되면서 안팎으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냅니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DC <원더 우먼>을 계기로 모처럼 반격을 시작했는데요. <왕좌의 게임>에서 대너리스의 남편으로 출연한 제이슨 모모아가 해석하는 아쿠아맨은 어떤 모습일까요? <신비한 동물사전>의 완소 배우 에즈라 밀러가 연기한 플래쉬는 어떤 매력으로 다가올까요? DC의 앞날이 더욱 더 궁금해집니다.


씨네플레이 객원에디터 오욕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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