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랑이 같은 배우를 잡아먹는 라이징 스타, '맨 끝줄 소년' 최현욱①

배우 최현욱(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최현욱(사진제공=넷플릭스)

‘다음에 계속’될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 02년생 최현욱이 62년생 최민식과 맞붙으며 절대 밀리지 않을 기세로, 더 나아가 그야말로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게 될 줄 누가 예상했으랴.

최현욱이 청춘의 싱그러운 얼굴을 벗고, 속내를 쉽게 읽을 수 없는, 서늘하고 의뭉스러운 얼굴로 돌아왔다. 최현욱은 전작에서 날것의 에너지와 터뜨렸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감정의 고저를 누른 채 미세한 눈빛과 절제된 몸짓만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지난 6월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최민식)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은 공대생 ‘이강’(최현욱)의 천재적인 글에 매료되어 집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현욱은 지식인의 가면을 쓴 추한 인물을 역으로 관찰하고 뒤흔드는 이강을 연기하며, 최민식과의 1대 1 대치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지난 2일 오후, 씨네플레이는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배우 최현욱을 만났다. 선과 악, 순수함과 광기가 기묘하게 공존하는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자기 객관화를 거쳤다는 그와의 대화 전문을 아래에 옮긴다.


〈맨 끝줄 소년〉
〈맨 끝줄 소년〉

지난 26일 작품이 전 세계에 공개된 이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있다면요.

해석이 시청자분들마다 다 달라서 흥미로웠어요. 그런 작품이기도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상상하시는 게 다양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작품은 한 번 보기보다는 오히려 두 번 세 번 봐야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게 매력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맨 끝줄 소년〉은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였어요. 대배우 최민식과 호흡하는 배우로 최현욱 씨가 낙점되어 기대가 뜨거웠는데요. 오디션장에 최민식 배우가 있었다고요.

오디션 때는 한 신을 연기했어요. 그 한 신에 대해, 최민식 선배님이랑 얘기를 많이 나누고 서로 맞춰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오디션장에 제가 먼저 도착을 했고, 나중에 민식 선배님이 들어오셨는데, 땀이 엄청 나는 거예요. 정말 떨렸어요. 그래서 한 몇 시간은 서로 알아가는 대화를 하기도 했고요. 저를 좀 자연스럽게 편하게 해 주시면서 그다음에 리딩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떤 얘기를 했나요?) 출신 지역 같은 얘기도 하고요, 어디 최씨인지요. (웃음) 다르긴 하더라고요.

〈맨 끝줄 소년〉
〈맨 끝줄 소년〉

극 중 이강이라는 인물은 기존 드라마 속 인물들처럼 감정을 겉으로 크게 폭발시키기보다는, 감정의 고저를 누른 채 서늘함을 줘야 하는 고난도 캐릭터라, 연기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요.

저도 시청자분들이 강의에게 의문점이 들게끔 연기를 하려고 연구를 많이 해 갔어요. 사실, 세윤이(이진우) 집에서의 강이는, 관찰을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대사보다는 표정 등을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어요. 그리고 문오랑 있을 때는 관계가 조금씩 형성되면서 더욱 편안해지는 지점을 나타내려고 했고요. 그런 식으로 빌드업을 쌓으려고 했습니다.

〈약한영웅 Class 1〉 등 전작에서 보여준 날것의 에너지를 지우고, 이번에는 숨기는 게 많은 인물로 변신했어요. 이강 특유의 기묘하고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목소리 톤이나 신체적 몸짓에서 어떤 디테일을 설정했나요.

사실 강이라는 친구는 확실히 좀 더 그 전 작품의 인물과는 달랐어요. 강이만의 절제된 특이점을 연구하고 디테일을 가져가려고 했는데요. 문오의 상상 속 허구의 강이는, 글을 쓰는 공대생이다 보니까, 걸음걸이나 뛰는 것 등이 완전히 건장한 남성과 같을 것 같지는 않았어요. 글을 쓰는 친구를 상상해 보면, 움츠려 있고, 관찰할 때의 틱이라든지, 손톱을 물어뜯는다든지, 다리를 떤다든지 하는 식으로 생각할 것 같아서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레이션도 많다 보니까, 톤을 다르게 해본다든지, 후시 녹음을 여러 버전을 한다든지 그런 디테일들을 감독님과 상의해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맨 끝줄 소년〉
〈맨 끝줄 소년〉

내레이션을 말씀하셨는데, 마지막 과제를 읽는 강이의 목소리만큼은 허구의 강이가 아닌 진짜 강이의 목소리가 나온 것 같았는데요. 연기 톤을 어떻게 달리했나요.

초반에는 좀 더 동화책, 소설책 읽듯이 더욱 생기 있게 통통 튀듯이 읽으려고 했어요. 마지막 과제를 읽는 강이는 후시 녹음을 하면서 정말 여러 버전을 만들었는데요. 조금 더 감정을 누른 듯한 담담한 톤, 그리고 한 두 단계 더 낮은 톤으로 연기를 했습니다.

이강은 초반부에는 관찰자의 시선에 머물러야 했는데요. 그런데 단순한 관조를 넘어, 스크린에 포착된 이강의 눈빛이 대단히 서늘하고도 묘한 광기나 음흉함마저 느껴지더라고요. 묘한 연기의 비결이 궁금하고요. 특별히 참고한 레퍼런스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결국 정상적이지 않은 관찰이잖아요. 남의 집, 남의 부모 방에 계획해서 들어가고, 또 그들이 하는 대화를 엿듣는 상황이다 보니까요. 그래서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몰래 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눈으로 관찰하게 된 것 같습니다. 레퍼런스는 딱히 없었고요. 같은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인 더 하우스〉를 보긴 했어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대학생이 아닌 고등학생이다 보니까 참고만 했고요. 순수함에서 나오는 음침함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이 친구는 이게 비정상적인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 못 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해서 정말 순수하게끔 바라보려고 하기도 했었고요.

(왼쪽부터) 배우 최현욱, 최민식(사진제공=넷플릭스)
(왼쪽부터) 배우 최현욱, 최민식(사진제공=넷플릭스)

그야말로 ‘호랑이 같은 배우’ 최민식 배우와 1대 1로 붙은 작품이잖아요. 실제 카메라가 돌 때 대배우의 아우라를 정면으로 받아내던 본인의 속마음은 어떠했나요?

저도 최민식 선배님을 스크린에서 봤던 관객의 한 명으로서, 넋놓고 볼 때도 많았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대사를 치고 주고받을 때 부담감이 있었다기보다는, 리허설도 많이 하고 준비도 많이 했기 때문에 오히려 재밌었던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 민식 선배님이 아니었다면 강이를 표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을 텐데, 선배님이 앞에서 너무나 잘 이끌어 주셔서 제가 너무 감사합니다.

주로 또래 청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오셨어요. 반면 이번 〈맨 끝줄 소년〉에서는 동년배 배우들이 아닌, 주로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요. 허준호 등 다양한 선배 배우들과 호흡한 소감은요.

배움의 현장이었어요. 선배님들만의 관록의 에너지, 그리고 선배님들마다 가지고 계시는 색깔들을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제가 정말 감탄한 장면이 있는데, 문오와 수훈(허준호)의 대담 강연 신이요. 너무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어떻게 이렇게 하시지? 싶었어요. 준호 선배님의 페이스, 그리고 민식 선배님의 대사 치는 호흡이, 보는 제가 다 긴장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죠.

문오의 악몽 속, 일명 ‘도끼 신’이 화제였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전작 〈D.P.〉 시즌2에서 보여준 특유의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 내심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신나게 촬영하셨을 법도 한데요.

신났다기보다는 좀 힘들었죠. 이게 어쨌든 문오의 꿈이니까, 문오가 무서워서 악몽에서 깰 만큼 제가 이것을 무섭게 표현해야만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문오가 무섭게 느끼게끔 연기를 하려고 정말 애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맨 끝줄 소년〉 배우 최현욱 인터뷰는 2부로 이어집니다.

영화인

[인터뷰] 호랑이 같은 배우를 잡아먹는 라이징 스타, '맨 끝줄 소년' 최현욱②
NEWS
2026.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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