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
Raw
줄리아 뒤쿠르노 | 프랑스 | 2016년 | 99분 | 월드 판타스틱 레드
올해 BIFAN 상영작 중 가장 충격적인 화제작이 아닐까. 작년 토론토 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몇몇 관객이 발작을 일으켜 응급차에 실려 나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선정적이거나 잔인한 장면 묘사를 전시하는 데 급급한 영화는 아니다.
부모님과 언니의 뒤를 이어 생텍쥐베리 수의학교에 진학한 저스틴은 채식주의자다. 고기를 절대로 입에 대지 않는 그녀에게 입학과 동시에 인생 최악의 고비가 찾아온다. 선배들이 신입생에게 억지로 동물의 내장을 먹이고 피를 뒤집어쓰고 수업에 들어가게 하는 등의 혹독한 환영의식을 강요한 것. 저스틴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통에 몸부림친다.
상급 학생인 언니 알렉스는 우등생 저스틴의 새침한 태도에 진저리를 치며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으려 하지만, 동생이 점점 혼자 둬선 안 될 정도로 정신력이 약해지자 어쩔 수 없이 저스틴을 돕고자 나선다.
<로우>의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은 수줍음 많고 소심했던 채식주의자 여학생이 고기의 맛을 보기 시작한 뒤로 탐욕스럽게 변하고, 급기야 인간의 육체에까지 관심을 보이게 되는 과정을 마치 슈퍼히어로물의 각성 과정처럼 묘사한다.
물론 이것이 다가 아니다. 저스틴이 육식을 하기 시작하면서 성욕에 눈을 뜨게 되고, 그것을 점차 기괴한 방법으로 해소하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섹슈얼리티와 카니발리즘을 뒤섞어 독특한 성장 드라마를 완성시킨다. 드라큘라를 주인공으로 한 캠퍼스 호러 영화의 괴상한 변주로 읽히기도 한다.
프랑스 국립영화학교 라페미스에서 수학한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은 첫 장편 <로우>로 작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어 수상하였다. 충격적인 시각 정보가 넘쳐나는 변종 장르 영화지만 막연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잔혹한 폭력 묘사를 적재적소에 쏟아내면서도 외롭고 쓸쓸한 소수자의 성장통이라는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잘 담아낸다. 미쟝센과 음악이 특히 돋보인다.
■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캠퍼스 카니발리즘 호러
- 로우
-
감독 줄리아 듀코나우
출연 가렌스 마릴러, 엘라 룸프
개봉 2017 프랑스
글 김현수
(<씨네21> 공식 데일리팀>
재미있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