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비디오 천국
★★★☆
1980년대 뉴욕에 있었던, 55,000편에 달하는 전 세계의 영화들이 총집결된 ‘킴스 비디오’에 대한 다큐멘터리. 당시 화면과 인물들의 인터뷰가 교차하는 식의 ‘일반적’ 다큐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전통적인 비디오 대여 사업이 사라지면서 갈 곳 없어진 그곳의 작품들이 긴 세월 동안 겪었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킴스 비디오’의 소유주였던 용만 킴(김용만)은 이탈리아 살레미에 자신의 인생이 담긴 비디오를 기증하지만, 취지가 무색하게 방치된다. 이에 다큐의 연출자들은 그 현장을 파헤치고 비디오를 다시 뉴욕으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한다. 예상치 못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수많은 영화 장면들이 삽입되는 방식이 흥미롭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어딘가에서 판다면 사고 싶기까지 한 집념
★★★☆
영화광이자 비디오 가게 사장의 미스터리한 행적을 좇는가 싶었던 흐름은, 만만치 않은 또 한 명의 영화광인 감독의 집념을 만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내달린다. 평범한 시네필 무비에서 범죄 누아르를 거쳐 상상 이상의 해피 엔딩으로 착륙하는 여정이 여느 극영화의 과정보다 드라마틱하다. ‘서칭 포 슈가맨’에 ‘아르고’를 섞고 이 세상 모든 영화 애호가들의 숨결을 불어넣어 완성한 전무후무한 다큐. 처음에는 ‘용만 킴’의 역사가 궁금해서 보다가, 카메라를 든 감독의 인생 여정까지 기어이 궁금해진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영화가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
★★★★
80~90년대 미국 영화광들의 성지로 불렸던 비디오 대여점 ‘킴스 비디오’. 이곳 회원이었던 데이빗 레드몬과 애슐리 사빈은 디지털 시대에 떠밀려 사라진 비디오들의 행방을 뒤쫓는 한편, ‘킴스 비디오’의 영혼이었던 김용만 대표를 수소문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것은 혹시 페이크 다큐인가 했다. (<대부>가 자동 연상되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으로 옮겨져 있는 비디오들의 행방이 너무나 엉뚱해서. 김용만 대표의 비밀스러운 행적이 기이해 보여서. 무엇보다 추적 과정에서 여러 장르적 기법을 차용하고 실제 영화 장면을 적절하게 동원한 영화적 발상이 기발해서. 비디오 시대를 통과한 이들이라면 추억의 방울이 울리는 구간을 만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않더라도 즐길만한 지점이 많은 다큐다. 그나저나, (연체료가 600달러나 됐다는) 코엔 형제는 이 다큐를 봤을까.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영화광의 비디오 해방 일지
★★★☆
영화광의, 영화광에 의한, 영화광을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 1980년대 뉴욕 영화광들의 성지와 같았던 비디오 대여점 ‘킴스 비디오’의 역사를 추적하는 영화는 기록 다큐멘터리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코믹 미스터리 범죄 모험극에 가깝게 진행된다. 영화광 감독이 킴스 비디오의 컬렉션과 영화광 ‘용만 킴’ 사장을 찾아 떠나는 여정, 이들 영화광의 조우는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에 열정을 지핀다. 영화가, 상상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영화적’으로 증명하는 진기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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