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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중 스마트폰 사용,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사진제공=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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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이 흥행 가도를 이어가며 최근 관객들 사이에서는 ‘심박수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바로 영화가 끝난 후, 스마트워치로 자신의 심박수를 확인하는 것. 워낙 답답하고 비상식적인 현대사의 한 사건을 다루는 영화이니만큼, 작품에 푹 몰입해 공분하다 보면 심박수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한 관객은 <서울의 봄> 엔딩 직후에 심박수가 178bpm이 되었다며 사진을 인증하기도 했다.(일반적으로 60~100회가 평균 심박수다)

<서울의 봄>이 많은 관객의 심박수를 높였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영화와 함께 호흡했다는 증거다. 온라인으로도 쉽게,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넘쳐나는 시대에, 오프라인에서 한 공간에 모여 모두가 함께 집중해 스크린을 보고, 같은 타이밍에 웃고, 놀라고, 화내며 함께 온 누군가 혹은 극장 안 익명의 다수와 함께 호흡하는 경험. 아무리 같은 콘텐츠가 온라인에 즐비하더라도, 직접 공간을 찾아 다 함께 하나의 콘텐츠를 오롯이 소화하는 ‘경험’은 디지털로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서울의 봄> 심박수 챌린지는 묘하고 반가운 이질감이 든다. 디지털 시대에도 끊임없이 생존 방식을 찾으려고 고군분투 중인, 아날로그의 최전선에 있는 공간이 디지털 기기의 덕을 받아 선순환을 그리는 모양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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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디지털 시대를 맞아 영화관 '관크'(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를 이르는 신조어)의 유형도 진화하는 모양새다. 앞좌석을 발로 차는 것, 상영 중 옆 사람과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 등의 ‘아날로그적인 관크’ 말고도 이름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관크’라고 할까. 이전부터 소위 ‘폰딧불이'(영화 상영 중 밝게 빛나는 핸드폰 불빛을 일컫는 말)라고 불리는 관크는 있었지만,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시대에 이르러 그 형태는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피처폰보다 훨씬 넓어진 크기, 최저 밝기로 설정해도 어둠 속에서 식별이 가능한 화면, 그리고 들고만 있어도 언제든 나의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기 덕분에, 영화가 지루할 때면 언제든 스마트폰을 들고 더 재밌고 빠른 세상을 헤엄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 소리도 없이, 무음 모드로, 최저 밝기로 설정해 핸드폰을 사용한다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관크’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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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서 밝게 빛나는 스마트워치 화면은 또 어떤가. 스마트워치는 사용자의 동작을 자동으로 감지해, 손목을 들거나 워치를 보는 행동이 감지되면 화면이 자동으로 켜진다. 내가 스마트워치를 찬 채로 팝콘을 먹거나 머리를 만질 때, 무심코 손을 들었을 때, 나보다 내 뒤에 앉은 사람이 화면의 불빛을 더 잘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영화가 지루할 때, 러닝타임이 도대체 얼마나 남은 건지 궁금할 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것을 넘으면 문제가 생긴다. 사실, 영화 상영 중 상당수의 시간을 핸드폰을 보며 보내는 관객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스마트 기기는 사용자에게 끊임없이 도파민을 주도록 설계된 탓에, 5초만 확인하려던 것이 50초가 되고 5분이 된다. 앞에서 진행되는 영화가 별로 내 스타일이 아니면, 눈을 돌려 자기만의 세계에 빠질 수 있으니 개인 입장에서는 얼마나 이 가성비 좋은 시간 활용인가.

하지만, 영화관은 ‘가성비 좋은’ 시간 활용과는 애초에 거리가 먼 공간이기에 의미가 있다. 물론, 관크의 원인이 1차적으로는 '재미없는 영화'에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관객을 몰입시키지 못하는 영화라거나, 다수의 취향에서 빗겨난 영화라거나. 그러나, 영화관의 묘미는 바로 그런 것 아니던가. 포장을 뜯기 전까지,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르는 설렘. 취향이 아닌 것 중에서 내 취향인 것을 골라내고, 취향이 아닌 영화라면 그 영화가 왜 나의 취향이 아닌지를 파악하는 것조차 영화관이 선사하는 총체적인 경험이다. 나를 끊임없이 자극하던 것에서 벗어나, 영화를 보는 몇 시간만큼이라도 익명의 개인들과 함께 무언의 공유를 하는 행위. 잘 때 빼고(심지어는 잘 때조차도) 항상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나날들 속, 무언가에 오롯이 집중하는 경험 자체가 귀해졌기 때문에 영화관은 그만의 가치를 지닌다.

보다 당황스러운 것은 영화 상영 중 인증샷 혹은 셀카를 찍는 상황이다. 리클라이너 관이나 템퍼 관 등의 특수관은 그 자체로 자랑하고 싶은, 인증샷을 부르는 공간이지만 영화 상영 중의 사진 촬영은 별로 자랑스러운 행동이 아니다. 또한, 스크린을 촬영하는 경우 저작권에 위배되는 것은 덤이다. 저작권법에 제104조, ‘누구든지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영상저작물을 상영 중인 영화상영관 등에서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녹화기기를 이용하여 녹화하거나 공중송신하여서는 아니 된다’를 구구절절 읊지 않아도 누구나 알겠지만, 자랑하고픈 욕구가 들어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조금만 참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영화관을 ‘노 스마트 기기 존’으로 만들어야 하냐 하면 그건 아니다. 소수의 사람이 다수에게 민폐를 끼친다고 해서 ‘노 어른 존’ 혹은 ‘노 관객 존’이 생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다. 일본에서는 일부 공연장에 전파 차단기를 설치해 휴대폰으로 인한 ‘관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수십 년 전 일부 공연장에 시범적으로 전파 차단기를 설치했었지만, 이는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판단으로 철거되었다.

 

CGV 영등포의 프라이빗 박스. 사진제공=CJ 뉴스룸
CGV 영등포의 프라이빗 박스. 사진제공=CJ 뉴스룸

​중요한 건, 매너가 상식이 되는 문화다. 물론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영화관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핸드폰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영화비를 조금 더 지불하면 ‘프라이빗 박스’라는 쾌적하고 사생활이 보장되는 단독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스마트 워치에서 극장 모드 설정하는 방법. 사진제공=애플,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
스마트 워치에서 극장 모드 설정하는 방법. 사진제공=애플, 삼성전자서비스 홈페이지


​그게 아니라면, 일반 영화관에서는 다 같이 함께 영화를 보는 경험을 그저 오롯이 즐기면 된다. 영화를 엄숙하고 신성하게 관람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그저 어떤 것이 나올지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선물을 뜯는 아이 같은 마음으로, 팝콘과 콜라를 마음껏 먹으며 영화를 충분히 소화하자. 스마트워치는 극장 모드(애플워치도, 갤럭시워치도 모두 설정할 수 있다)로 설정하고, 핸드폰은 음료 거치대가 아닌 가방 속에 넣고(음료 거치대에 놓으면 알림이 올 때 켜지는 화면에 뒷사람이 시야를 방해받을 수 있다), 영화가 너무 좋아서 메모하고픈 충동이 들 때는 스스로 발광하지 않는 아날로그 기구를 사용해 메모하자.

수년 전, 한 영화평론가가 영화의 적이 핸드폰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아날로그를 추앙하는 스콜세지나 놀란은 아니지만, 또 모든 영화를 사랑한다거나 모든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해야 한다는 강경파도 아니고,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종종 영화관에 가는 이유는 분명하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고, 아직 세상에는 영화를 관람하며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으며, 좋은 영화를 관람하고픈 욕구가 모두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는 경험.

씨네플레이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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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재개봉 '시간을 달리는 소녀', 지브리가 외면한 호소다 마모루와 원작자 츠츠이 야스타카의 운명적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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