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립니다. 그에 앞서 진행된 폐막작 <상애상친>을 기자 시사회로 미리 관람하고, 대만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감독으로 이 작품의 연출과 주연을 맡은 실비아 창과 티엔 주앙주앙이 참석한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후이잉(실비아 창)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고향 마을에 모셔둔 아버지의 묘와 어머니의 묘를 합장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첫번째 부인 난나가 이를 극구 반대하고, 나아가 마을 사람들도 난나의 편에 서며 마을 전체의 문제로 번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후이잉의 딸 웨이웨이는 엄마와 난나가 싸우는 모습을 찍어 자신이 일하는 방송국 동료들에게 보여주는데요. 이로 인해 그들의 문제가 취재거리가 되며 후이잉과 웨이웨이 또한 갈등을 겪게 됩니다.
 
전근대를 살아온 난나와 1980~90년대 산업화를 경험한 후이잉, 구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웨이웨이, 각 세대를 대표하는 이 세 여성이 극을 이끌어나가는 주축입니다. 영화는 이들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관통하죠. 계속되는 이들의 갈등은 의외의 곳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요. 할머니 난나와 손녀 웨이웨이가 소통을 시작하며 후이잉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이 영화는 2011년 청두에서 한 여학생이 자신의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짧은 이야기를 보내준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스토리였지만, 감독은 “도시와 농촌의 소재를 추가하고 뉴스에서 보도되는 일상 속 사건들을 덧붙이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수많은 수정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습니다.

실비아 창은 이번 작품에서 감독으로서 또 배우로서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습니다. 전작들에서 각계각층의 여성을 흥미롭게 묘사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과 같이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성들을 중심으로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는데요. 또 그녀는 “나도 지금 55세의 나이로, 후이잉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마치 자전적인 이야기 속 주인공인 듯 후이잉을 연기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후이잉의 남편으로 분한 티엔 주앙주앙은 중국 제5세대 영화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프로듀서입니다. 현재는 상하이 필름아카데미 영화 연출과의 주임교수로 재직 중인데요. 그러던 중 실비아 창의 제안으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맡은 남편 역할에 대해 좋은 부인과 좋은 딸을 가진 행복한 사람으로, 중국의 남자들에게 있어서 더욱 특별한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음악입니다. 중화권 사람들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는 90년대의 음악이 영화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데요. 노래의 가사가 인물들의 상황을 대신 이야기해주고, 인물들의 감정선에 큰 역할을 하는 장치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 장면과 시대와 음악이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한 감독은 음악을 고르는 데 있어서 매우 신중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엔딩곡으로 나온 최건(추이지엔)의 ‘꽃집 아가씨’(화방고낭)의 경우 “제 나이대 사람들은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 노래는 바로 젊은 시절 우리에 대한 노래였다”고 말했죠.
실비아 창은 이 작품이 세대 간에 이해와 화해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티엔 주앙주앙은 남편들이 자신의 부인과 자식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될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죠. 이 영화 속 갈등의 양상은 비단 중국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닌, 아시아의 가정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느낄 만한 부분이었는데요. 유사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면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상애상친

감독 실비아 창

출연 실비아 창, 량예팅, 톈좡좡, 닝 펑 송, 얀슈 우

개봉 2017 중국, 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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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작 <상애상친>을 끝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대만 출신 감독 영화가 영화제 폐막작을 장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실비아 창 감독은 “故 김지석 선생님께서 관객들에게 보여줄 영화를 제대로 고르셨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그에 대한 감사를 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 영화를 만들어왔는데도 여전히 ‘여성 감독’이라고 부른다. 그냥 ‘감독’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영화를 만드는 모든 여성들 계속 열심히 노력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마무리했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박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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