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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가장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떨칠 감독” 봉준호 감독이 극찬한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키메라〉

〈키메라〉 포스터 (사진 제공 = 엠엠엠인터내셔널)
〈키메라〉 포스터 (사진 제공 = 엠엠엠인터내셔널)


봉준호 감독이 극찬한 영화 <행복한 라짜로>로 국내에서도 알려진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이 신비한 능력을 지닌 도굴꾼의 이야기를 들고 돌아왔다. 4월 3일에 개봉하는 영화 <키메라>는 땅속 유물을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도굴꾼 아르투가 잃어버린 연인을 찾아 헤매는 기묘한 모험을 다룬다. <행복한 라짜로>에서 신비로운 백치 라짜로의 이야기로 자본주의 아래 민중의 현실을 보여주었던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은 이번 영화 <키메라>로 죽음-과거-신화의 세계가 삶-현재-세속의 세계와 조우하는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번 영화에서도 이어간다.
 

2023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키메라>는 이미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의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은 이 영화를 “2023년 최애 영화”로 꼽았으며, <바비>, <작은 아씨들>의 그레타 거윅 감독은 “행복감에 도취되었다! 로르바케르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라고 극찬을 표했다.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 <키메라>를 먼저 만나본 후 인상을 전한다.


〈키메라〉 스틸컷
〈키메라〉 스틸컷


고대 미술품과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보물들의 불법 거래가 성행하던 1980년대 이탈리아. 도굴꾼 아르투(조쉬 오코너)에게는 땅속 유물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 부의 꿈에 도취된 도굴꾼 갱단 동료들 사이에서 그는 잃어버린 연인 베니아미나를 찾아 헤맨다. 아르투는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해지려는 그의 동료들과 달리 사람들과 나누기 어려운 무언가를 추구한다. 아르투는 낭만을 좇으며, 진심으로 유물을 사랑한다. 한편, 그는 이미 잃은 연인을 찾아 헤매는 도중에 여인 이탈리아(캐롤 두아르테)를 만나게 된다. 둘은 비밀을 공유하면서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이끌린다.

 

지금 반드시 주목해야 할 배우 조쉬 오코너
 

배우 조쉬 오코너 (사진 출처 = IMDB)
배우 조쉬 오코너 (사진 출처 = IMDB)


주인공 아르투를 연기한 영국 배우 조쉬 오코너는 현재 주목해야 할 배우 중 한 명이다. 어릴 적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던 조쉬 오코너는 브리스톨 올드 빅 연극학교를 졸업하고 영화, TV, 연극을 종횡무진하며 탄탄한 필모를 쌓아왔다. 그는 <닥터 후> 시리즈, 영화 <라이엇 클럽> 등에 출연했고, 2017년 프란시스 리 감독의 데뷔작 <신의 나라>로 BIFA 최우수 연기상, 엠파이어상 신인상 등을 휩쓸며 영국의 라이징 스타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후 그는 2020년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 시즌 3, 4에서 찰스 왕세자를 연기해 에미상, 골든글로브 등을 휩쓸며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외에도 <아이샤>, <마더링 선데이>, <엠마>,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오랜 여운을 남기는 섬세한 연기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오는 4월 개봉 예정인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챌린저스>에서 젠데이아가 연기한 테니스 스타 ‘타사’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전 남자친구 역으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키메라〉 스틸컷
〈키메라〉 스틸컷


조쉬 오코너는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전작 <행복한 라짜로>를 보고 감명받아 감독에게 자신을 출연시켜달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감독의 전작들을 남김없이 찾아보며 그녀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후 알리체 로르바케르와 꾸준히 소통하며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그는 땅속 유물을 탐지하는 신비한 능력을 갖춘 주인공 아르투 역을 따낼 수 있었다.

 

키메라의 형상을 닮은 필름 영화
 

〈키메라〉 스틸컷
〈키메라〉 스틸컷


영화 <키메라>는 세 가지 포맷의 필름으로 만들어졌다. 프레스코화, 도상학, 동화책의 대형 삽화에 적합한 ‘35미리’, 스토리텔링과 합성 능력이 뛰어나 우리를 액션의 중심으로 이끄는 ‘수퍼16미리’, 그리고 작은 아마추어 필름 카메라에서 훔친 듯한 ‘16미리’로 책 여백에 연필로 쓴 메모를 연상시키는 효과를 냈다. 영화는 제각기 다른 필름으로 만들어진 영상을 이어 붙여 신화 속 괴물 ‘키메라’의 형상을 구현한다.
 

〈키메라〉 스틸컷
〈키메라〉 스틸컷


서사적인 측면에서도 <키메라>는 아르투와 이탈리아의 멜로드라마, 자본주의에 대한 함의를 담고 있는 도굴꾼들의 이야기, 에트루리아와 아리아드네 신화가 직조되어 있다. 세 가지의 이야기들은 서로 맞물리면서 끝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남자의 이야기로 인간의 이야기를 찾고, 인류가 얼마나 불행하면서도 코믹하고, 감동적이면서도 폭력적인지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영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키메라〉 스틸컷
〈키메라〉 스틸컷

 

또 <키메라>에는 스파르타코가 속하는 부유한 자본가, 도굴꾼들이 속하는 민중으로 계층이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경제적 삶은 궁핍하지만, 미적 감각을 가진 아르투가 자리한다.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은 도굴꾼 아르투를 자기 반영적 인물로 구성한다. 아르투는 고고학자가 되려 했지만 꿈이 좌절되면서 도굴꾼으로 살아가게 된 인물이다. 그의 신비한 유물 감지 능력은 사실 심미안을 가진 예술가가 불현듯 떠올리는 영감과 같다. 그가 값비싼 여신상의 머리를 바다에 던져버린 이유도 그가 예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인한다. 그는 일확천금을 바라는 도굴꾼들의 헛된 꿈과 욕망, 여신상을 경제적 가치로만 바라보는 자본가의 손아귀에서 예술품을 구해낸다.

 

바다에 떨어진 물 한 방울
 

〈키메라〉 스틸컷
〈키메라〉 스틸컷


아르투와 도굴꾼들은 고대 유적지와 무덤을 파괴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들은 자기 일이 불법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개의치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무덤을 파헤친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훨씬 더 거대한 시스템의 졸개에 불과했다. 그들은 바다에 떨어진 물 한 방울이자 수레바퀴의 톱니 하나일 뿐이었다. 감독은 아르투와 톱니바퀴 이미지를 담은 숏을 몽타주로 번갈아 보여주며 그와 도굴꾼들의 처지를 영화적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 자본가 스파르타코가 등장하면서 그 거대한 시스템의 실체가 눈앞에 드러난다. 실제로 20세기 후반 이탈리아에는 고대 미술품과 고고학적 보물의 불법 거래가 성행했다. 도굴꾼들은 자신들에게 결정권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이익을 배제한 미술 시장과 자본가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었다.
 

〈키메라〉 스틸컷
〈키메라〉 스틸컷


또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20세기 후반은 신자유주의가 도래한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자본가들이 자유를 누리면서 부를 쌓아갔고, 공권력과 결탁하기도 했다. 이는 <키메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아르투와 도굴꾼들이 무덤 지하에서 여신상을 빼내는 와중에 갑자기 경찰차가 들이닥친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잘라낸 여신상의 머리만 손에 쥔 채 도망간다. 하지만 정작 경찰차에서 내린 이들은 경찰이 아닌 스파르타코의 지시를 받은 다른 도굴꾼들이었다. 그들은 경찰로 위장한 자본의 하수인이었다.
 

경찰로 위장한 도굴꾼들은 아르투와 그 일당들을 몰아내고 부장품을 가져간다. 그리고 그 부장품을 스파르타코에게 건넨다. 도굴꾼들은 모두 귀하고 값비싼 부장품을 팔아 가난에서 벗어나려 한다. 하지만 그들의 헛된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힘겹게 일한 끝에 도굴꾼의 손에 쥐어진 것은 평민의 무덤에 묻힌 잡다한 부장품이 전부다. 부는 끝내 먹이사슬의 최상위층에 있는 자본가에게만 주어진다. 도굴꾼들은 서로의 일자리와 수익을 빼앗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치열한 싸움은 스파르타코가 만들어 놓은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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