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너무나 단순한 스토리일 수 있다. 필라델피아의 4회전 전문 복서 록키 발보아(실베스타 스탤론). 한 경기를 뛰고 40달러를 받는 것으론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는 고리대금업자의 하수인으로 대신 떼인 돈을 받아내며 생계를 유지한다. 짝사랑하던 연인 에이드리언의 마음도 얻기 시작했고, 생애 처음으로 엄청난 기회가 찾아온다.
세계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가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해 무명의 복서에게 도전권을 주는 이벤트에서 록키 발보아를 상대자로 지목한 것이다. 제대로 노력하지 않는 록키의 재능을 아까워하며 차갑게 대하던 트레이너도 그의 훈련을 돕기 시작했고, 도전 자체에 회의적이던 록키 스스로도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운명의 시합. 2시간의 상영 시간 동안 경기 시간은 10여분에 지나지 않지만 영화사에 남을 만한 멋진 시합이 연출된다.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이 이 단순할 수 있는 이야기를 빛나게 했다. 영화가 끝난 뒤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연인을 찾으며 “에이드리언~!”을 외치는 록키의 외침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명장면이다. 이 장면이 있음으로써 <록키>가 단순한 스포츠나 액션 영화를 훌쩍 뛰어넘어 훌륭한 드라마라는 사실을 각인시킬 수 있게 됐다.
훈련을 하며 록키가 계단에 올라서서 두 팔을 번쩍 드는 장면은 두 말이 필요 없는, 그야말로 영화 <록키>를 상징하는 장면이고, 자신을 찾아온 트레이너와 악수를 나누는 거리의 장면 역시 감동적이긴 마찬가지다. 존 G. 아빌드센 감독은 정말 멋진 신(Scene)들을 만들어냈다.
<록키>에서 음악이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다. 수시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한 번 등장할 때 그 효과는 무척이나 크다. 예를 들어 앞서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장면이라 한 계단 신에서 만약 ‘Gonna Fly Now’가 없었다면 그 효과는 훨씬 반감됐을 것이다. 15회 혈전에서 ‘Going The Distance’가 없었다면, 록키가 에이드리언을 찾는 장면에서 ‘The Final Bell’이 없었다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이 장면들에 다른 곡들이 들어있는 걸 상상하기 어렵다. 그만큼 장면, 장면마다 꼭 필요한 순간에 꼭 필요한 음악을 삽입한 것이다. 음악감독 빌 콘티는 미국 출생이지만 ‘이탈리아 종마’ 록키를 위해 관악기와 현악기를 이용해 마치 이탈리아 아리아 같은 선율을 입혔다. 들을수록 박진감이 넘치는 듯한 음악 안에서 소규모 오케스트라의 애수를 느낄 수 있는 건 그 때문이다.
영화는 엄청난 흥행과 함께 <록키 5>에 이어 <록키 발보아>까지 이어진다. 6편의 영화에 맞춰 사운드트랙도 함께 제작된다. 빌 콘티가 남긴 위대한 유산 ‘Gonna Fly Now’와 ‘Going The Distance’에 이어 <록키 3>에선 하드록 밴드 서바이버의 ‘Eye Of Tiger’가 록키의 투혼을 다시 한 번 빛나게 하고 <록키 4>에서도 역시 서바이버의 ‘Burning Heart’가 비장하게 흐른다.
물론 각각의 사운드트랙을 들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어려운 이들을 위한 베스트 앨범이 있다. <Rocky Balboa: The Best Of Rocky>를 들으면 1976년 이래로 <록키> 시리즈에서 관객의 마음을 뛰게 했던 수많은 명곡의 선율이 흐른다. 이제는 영원한 복싱의 주제가가 된 듯한 ‘Gonna Fly Now’가 흘러나올 때면 록키가 달리기를 하고 한 팔로 팔굽혀펴기를 하고 계단을 뛰어오르는 장면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Gonna Fly Now’를 들으며 록키의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해본다.
- 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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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G. 아빌드센
출연 실베스터 스탤론
개봉 197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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