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강추위가 있었냐는 듯 따뜻한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곳은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남아 있습니다. 바로 이번 뒹굴뒹굴 VOD 주제이기도 한 일본 홋카이도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얼마 전 다녀왔던 홋카이도 여행에서 아직 못 빠져나온 상태기 때문. 의외로 홋카이도 배경 영화만 소개하는 포스팅이 많지 않은 것 같아 5편을 직접 뽑아 소개합니다. 이 영화들은 3월 17일부터 23일까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러브레터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겨울의 홋카이도 로망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 절반 이상은 이 영화 때문일 것입니다. 홋카이도의 겨울, 오타루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따뜻하고 순수한 로맨스 영화입니다. 히로코(나카야마 미호)는 죽은 약혼자 이츠키를 잊지 못해 편지를 보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이름으로 답장이 옵니다. 서로 어떤 영문인지 모른 채 편지를 주고받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히로코의 편지를 받은 건 이츠키와 동명이인인 한 여자였습니다. 히로코와 달리 밝고 활발한 이츠키(나카야마 미호). 이츠키는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동명이인 남학생 이츠키를 기억해내고는, 히로코와 그에 대한 편지를 주고받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처연한 히로코와 쾌활한 이츠키를 나카야마 미호가 1인 2역으로 소화했습니다. 오타루 곳곳에서 <러브레터>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히로코 남자친구의 직장인 유리 공예방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이츠키가 근무하는 도서관, 이츠키의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했던 병원 등의 장소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 아름다운 설원 전경의 롱테이크 장면의 배경인 텐구야마도 있습니다. (참고로 가장 유명한 '오겡끼데스까' 장면은 오타루가 아니라 일본의 알프스산맥이라 불리는 나가노현 목장에서 촬영했습니다.) 

러브레터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개봉 199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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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감독 후루하타 야스오
출연 다카쿠라 켄, 코바야시 넨지, 히로스에 료코

삿포로, 오타루에서 조금만 외곽으로 벗어나도 감당 불가할 정도의 눈이 쌓여 산을 이루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일기예보와 상관없이 시시때때로 폭설이 내리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눈에 고립된 상태. 그러니 <철도원>의 배경으로 설정되어 있는 시골 마을 종착역 호로마이(극중 가상의 역으로, 실제로는 이쿠토라 역), 그곳을 오랜 시간 지켜온 철도원 오토(다카쿠라 켄)의 꽉 막히고 굳건한 고립적 성격이 이해가 갑니다. 그의 삶의 모토는 '오늘도 어제와 같이 충실하게 철도원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 그러나 융통성 없는 그의 직업정신 때문에 아내와 딸의 마지막을 지키지 못하는 평생의 회한을 갖게 됩니다. 그러던 그의 앞에 의문의 어린 여자아이, 두 명의 소녀가 차례로 나타납니다. 요즘의 딸의 입장으로서 이해하기 조금 어려웠지만, 과거 아버지 세대의 전형적인 가장의 인생과 회한을 녹인 작품. 홋카이도의 눈을 원 없이 보고 싶다면 이 영화로 조금의 대리만족은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철도원

감독 후루하타 야스오

출연 다카쿠라 켄, 코바야시 넨지, 오타케 시노부, 히로스에 료코

개봉 1999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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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시맨
감독 김정중
출연 이민기, 이케와키 치즈루, 정유미

로코 최적화 남배우 이민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케와키 치즈루, 윰블리 정유미가 만나 멜로 영화를 찍었습니다. 캐스팅된 배우들에 비해 최대 스크린수 15개, 관객 수 8,569명의 초라한 흥행 기록을 남긴 작은 한일 합작 영화입니다. 홋카이도의 몬베츠에서 열리는 유빙 축제와 유빙을 볼 수 있는 아바시리의 풍경이 담겨있습니다. 한때 잘 나가는 뮤지션이었지만 현실은 변두리 노래 교실 강사로 일하고 있는 데다 청력의 이상까지 생기며 극심한 슬럼프를 겪던 현석(이민기). 홋카이도 몬베츠로 떠납니다. 몬베츠 공항에서 우연하게 괴상한 차림의 메구미(이케와키 치즈루)를 만나 그녀의 민박집에 묵게 되죠. 현석과 메구미는 서로의 마음을 치유하며 가까워집니다. 아쉽게도 정유미는 과거 서울에서 만났던 현석의 옛 애인으로, 플래시백으로만 드문드문 등장합니다. 캐스팅 면면에 비해 아쉬운 구석이 많은 영화지만, 에디터의 경우 호기심이 우려를 이기고 보게 되었던 영화.

오이시맨

감독 김정중

출연 이민기, 이케와키 치즈루, 정유미

개봉 2008 대한민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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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해피 브레드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하라다 토모요, 오오이즈미 요

얼마전 개봉했던 <리틀 포레스트>처럼 <해피 해피 브레드>는 홋카이도의 사계절을 담았습니다. <리틀 포레스트>에서 혜원이 잘 먹으러 시골로 내려갔던 것처럼, 먹기만 하고 온(..) 에디터의 지난 여행을 떠올리게 했던 영화기도 합니다. 도시 생활을 하던 한 젊은 부부는 홋카이도의 츠키우라에 위층의 민박집을 겸한 '카페 마니'를 오픈합니다. 스위츠로 유명한 홋카이도답게 이들의 주력 메뉴는 빵. 아내는 커피를 내리고, 남편은 빵을 구우며 살아갑니다. 삶에 지쳐 찾아온 이방인부터, 단골로 방문하는 마을 주민들까지. 그 어떤 사람도 반겨줄 것 같은 따스함 가득한 공간은 비현실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한 번쯤 꿈꾸고 싶은 이상적인 공간입니다.

해피 해피 브레드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하라다 토모요, 오오이즈미 요

개봉 2012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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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해피 와이너리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오오이즈미 요, 소메타니 쇼타, 안도 유코

제목에서도 짐작했다시피 <해피 해피 브레드>를 잇는 미시마 유키코 감독의 영화입니다. 이번엔 홋카이도의 시골 마을 소라치로 옮기고, 카페에서 와이너리로 바뀌었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며 남긴 밀밭과 포도나무 한 그루. 형 아오(오오이즈미 요)는 와인을 양조하고, 동생 로쿠(소메타니 쇼타)는 밀을 재배해 빵을 굽습니다. 미시마 유키코 감독이 소라치의 야마자키 와이너리에서 마신 훌륭한 와인 맛에 놀라 영화까지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포도의 성장 과정에 맞춰 세심하게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경을 담을 수밖에 없었죠. 

해피 해피 와이너리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오오이즈미 요, 안도 유코, 소메타니 쇼타

개봉 201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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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