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수많은 영화가 있다.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볼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이들을 위해 쓴다. ‘씨네플레이’는 ‘씨플 재개봉관’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봉하면 당장 보러 갈 영화, 실제로 재개봉하는 영화들을 소개해왔다. 이번에 만나볼 영화는 2008년 개봉한 <맘마미아!>다. 8월 8일 개봉을 앞둔 <맘마미아! 2>를 위한 예습 혹은 복습의 시간이다.
맘마미아!
감독 필리다 로이드 출연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스켈란 스카스가드, 아만다 사이프리드 개봉 2008년 9월 3일 상영시간 108분 등급 12세 관람가
- 맘마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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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필리다 로이드
출연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줄리 월터스, 도미닉 쿠퍼, 아만다 사이프리드, 크리스틴 바란스키
개봉 2008 영국, 미국, 독일
“아이 해브 어 드림~”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노래로 <맘마미아!>가 시작된다. 결혼식을 앞둔 스무 살 그녀의 꿈은 뭘까. 혹시 아빠를 찾는 것?
<맘마미아!>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피는 결혼식에 아버지일지 모르는 세 남자를 엄마 몰래 초대한다.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의 일기장 속 옛 연인들이다. 그렇게 에메랄드 바다가 넘실대는 그리스의 작은 섬, 도나가 운영하는 호텔에 빌(스텔라나 스카스가드), 해리(콜린 퍼스), 샘(피어스 브로스넌)이 찾아온다. 그리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진짜 주인공 아바
한바탕 소동. 이 소동의 진짜 주인공은 소피도 아니고 도나도 아니고 빌, 해리, 샘은 더더욱 아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쉬운 문제다. 진짜 주인공은 아바(ABBA)의 노래들이다. <맘마미아!>는 1999년 초연된 뮤지컬 <맘마미아!>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유 캔 댄스~ 유 캔 자이브~”(You can dance, you can jive)라는 가사의 노래 ‘댄싱 퀸’이 극장을 가득채우면 관객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같이 춤을 추고 싶은 심정일 거다. 적어도 다리를 까딱거리며 박자라도 맞추거나 고개를 끄덕거려 줘야 한다. 오래된 노래, 올드팝의 힘이 이렇게나 크다. 아바가 영국 밴드인지 스페인 밴드인지 스웨덴 밴드인지 모르는 어린 관객들도 그들의 노래가 들려주는 마력에서 빠져나가긴 힘들다.
뮤지컬? 뮤직비디오?
아바의 명곡으로 가득한 <맘마미아!>는 아바 베스트 앨범, 뮤직비디오라고 봐도 좋겠다. 뮤직비디오 이전엔 뮤지컬이 있었다. 뮤지컬 대본을 담당했던 극작가 캐서린 존슨이 시나리오를 썼다. 그의 영향력은 영화 곳곳에서 찾아낼 수 있다. 뮤지컬 장르 특유의 장점을 스크린으로 잘 옮겼다. 수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한 결혼식 전날 파티 시퀀스에서 ‘스퍼 트루퍼’(Super Trouper)부터 ‘김미! 김미! 김미!’(Gimme! Gimme! Gimme), ‘불레-부’(Voulez-Vous)까지 이어지는 장면이 특히 압권이다. (라이브로 보는 게 더 좋긴 할테지만) 런던 웨스트엔드 부럽지 않다.
뮤지컬의 장점과 함께 뮤직비디오 같은 화면 구성도 아바의 노래를 탁월하게 활용한 지점이다. 특히 <맘마미아!>는 1990년대 뮤직비디오 같다. (아바의 노래 가사에 맞춰 시나리오를 썼기 때문이지만) 단적으로 말하면 가사에 맞는 영상이 나온다. 도나가 부르는 ‘머니 머니 머니’(Money, Money, Money)에서 ‘라스베가스나 모나로코 가야 한다’는 가사에 맞게 룰렛과 포커게임의 영상이 보이는 식이다. 이게 나쁜 거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코미디
108분짜리 뮤직비디오, 스크린으로 보는 뮤지컬 <맘마미아!>는 다소 촌스러워야 제맛이다. 아바의 노래에 방탄 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시크한 뮤직비디오가 어울릴 턱이 없다. 무엇보다 이 약간의 촌스러움은 코미디를 통해 효과가 극대화된다. 적재적소 등장하는 코러스는 빵 터지는 웃음을 주지 못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게 만든다.
코러스의 재치와 함께 3명씩 하나의 그룹이 되는 캐릭터도 웃음을 위한 좋은 장치다. <맘마미아!>에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는 각각 독특한 개성을 보여준다. 거침없는 모험가 빌, 우유부단해 보이는 영국 신사 해리, 조금 재수없어 보이는 사업가 샘은 물론이고 도나의 친구들 로지(줄리 월터스), 타냐(크리스틘 바란스키)도 매력적이다. 특히 세 번째 남편에게 새로 큰 가슴을 얻고(?), 성형수술을 너무 많이 해서 소피가 알아볼 수 있을까 걱정하고, 당나귀 고환 추출물과 24K 금이 함유된 에센스를 바르는 타냐는 독보적 매력을 뽐낸다.
여기에 소피와 신부 들러리로 참석한 두 친구들, 엄나 도나의 친구들이 대칭을 이루는 것도 재치 있는 웃음을 유발한다. 두 그룹이 처음 선착장에서 오두방정을 떨며 만나는 장면, 세 명의 아빠 후보들의 등장으로 인해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밤새 한 잠도 못잖다”고 투덜대는 소피와 도나를 교차해 보여주는 방식이 눈에 띈다.
뻔하지만 빠지면 섭섭한 눈물
눈물 쏙 빠지게 웃긴 코미디라고 단지 웃기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거에는 약간 다른 성질의 눈물이 필요하다. 조연 캐릭터는 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맘마미아!>의 중반부터 다른 동력이 힘을 발휘한다. 세 남자가 모두 자신이 소피의 아빠라고 주장하기 시작하고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딸과 엄마의 갈등. 모녀의 작은 다툼과 화해는 더 진한 감정의 증폭을 일으킨다. 한 차례 다툼을 겪고 결혼식을 준비하는 소피를 도와주는 도나. 그녀가 부르는 ‘슬리핑 스루 마이 핑거’(Slipping Through My Fingers)를 들으며 관객석의 엄마와 딸은 잠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노래가 끝나면 영화는 끝을 향해 간다. 소피의 결혼식이 곧 시작된다.
그래서 아빠는 누구?
실컷 웃고, 살짝 눈가를 적셔주고, 드디어 진짜 아빠를 만날 차례다. <맘마미아!>는 매우 영리한 영화다. 영화적으로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다. 많은 부분 원작 뮤지컬에 의지하고 있다. 게다가 피어스 브로스넌의 가창력은…. 어쨌든 이 영화가 흥행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아바의 명곡과 함께 ‘소피의 아빠는 누굴까’라는 한 줄의 시놉시스가 <맘마미아!>를 끝까지 이끌어 간다. 도대체 누가 아빠냐고? 그걸 알려주는 건 반칙이다. 그리스 바닷가 작은 바위섬 꼭대기에 있는 교회에서 열리는 소피의 결혼식장에서 확인해보라.
덧, <맘마미아!>는 영화가 끝나도 쉽게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는 영화다. 엔딩 크레딧이 한참 흐른 뒤, 메릴 스트립이 외친다. “하나 더 부를까?”(Do you wanna another one?) 대답은 당연히 예스! 아바의 ‘워털루’(Waterloo)가 흘러나오면 엉덩이가 또 들썩거리기 시작할 테다. 엔딩 크레딧도 다 올라갈쯤 소피가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땡큐 포 더 뮤직’(Thank You for the Music). <맘마미아!>를 다시 보면 새삼 아바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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