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영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지브리 영화들 아닐까. 지브리 감성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지브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상징이다. 오늘은 사심 듬뿍 담아 지브리 감성 말고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 감성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준비했다. 다섯 명의 각기 다른 감독들이 그린 일본 애니메이션 세계를 소개한다. 일본 특유의 아름다운 작화와 섬세한 감성들로 충만한 영화 다섯 편으로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보자.
이와이 슌지 감독의 애니메이션,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은 영화 <하나와 앨리스>의 프리퀄이다. 따라서 전작을 보지 않아도 이해가 가능하다. 이 영화는 '유다 살인 사건'을 통해 두 소녀가 만나고, 우정을 쌓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앨리스(아오이 유우)는 전학을 와서 교실에 비어있는 책상 중 하나에 앉는다. 그때부터 교실의 분위기는 수상해지고, 아이들은 앨리스를 적대적으로 대한다. 앨리스는 처음엔 단순히 이지메라고 생각했으나 곧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바로 유다 살인사건이다. 아이들은 앨리스가 유다의 책상에 앉아 결계를 깨뜨렸기 때문에 피하고 있었다.
1년 전, '유다는 4명의 유다에게 살해당했다'는 아리송한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앨리스는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는 하나(스즈키 안)를 찾아간다. 유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며 둘은 서로의 섬세한 감정을 공유한다. 15살의 고민, 어른들이 보기엔 별 것 아닌 것이지만 그 때는 그게 그들의 전부였다. 순수한 만큼 여리고 예민한 감성을 지닌 아이들의 모습을 서정적인 연출로 표현했다.
-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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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아오이 유우, 스즈키 안
개봉 2015 일본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았을 때 가장 아프고, 잊을 수 없다. <초속 5센티미터>는 순수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건드린다. 유년시절, 서툴었지만 서로 뿐이던 아카리와 타카키는 어른이 되어 각자 자기의 길을 걸어간다. 첫사랑은 누군가에겐 추억이 된 기억이지만, 누군가에겐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안겨 주는 기억이다. "우리 앞에는 너무나 거대한 인생이, 아득한 시간이 감당할 수 없게 가로놓여 있었다"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어릴 적 첫사랑 앞에는 무수히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고, 그래서 아련하다.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초속 5센티미터>는 현실적인 결말로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 냈다. 빛의 마술사라고 불릴 만큼 빛 활용을 잘하는 신카이 마코토는 특히 하늘, 구름, 자연현상 등을 아름답게 만들어내기로 유명하다.
- 초속5센티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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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미즈하시 켄지, 하나무라 사토미, 오노우에 아야카
개봉 2007 일본
영화, 애니메이션을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가본 적 없는 일본의 여름을 좋아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우연한 사건을 통해 타임리프 능력을 얻게 된 마코토는 대수롭지 않게 능력들을 사용한다. 마코토는 치아키와 코스케와의 흘러가는 일상을 되감았다. 영원할 것만 세 사람의 우정은 치아키의 고백으로 인해 흔들린다. 이 일상은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자꾸만 변화하려는 일상을 마코토는 되돌리려 한다. 그러나 시간은 되돌려도 감정은 되돌아가지 않았다.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마코토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시간을 위해 외면했던 치아키의 마음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변하기 때문에 이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ost 제목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노래가 흘러나올 때, 마코토는 치아키를 위해 달린다. 결국 그녀가 달린 시간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시간이 아닐까.
- 시간을 달리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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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나카 리이사, 이시다 타쿠야
개봉 2006 일본
마음을 닫은 소년과 음악을 좋아하는 인어의 귀여운 만남을 다룬 애니메이션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는 루의 신나는 노래와 춤으로 관객들에게 비타민 같은 활력을 전해준다. 이혼한 아버지, 우산을 만드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소년 카이는 음악만이 유일한 취미였다. 그러던 중, 고교 밴드를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인어 루를 만나게 된다.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는 유아사 마사아키만의 독특한 작화와 역동적인 움직임, 감각적인 색채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게다가 사랑스러움으로 중무장한 루와 멍멍어 소란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든다.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는 흥겨움을 유지하면서도 감동적인 요소를 잊지 않는다. 오해를 푸는 과정을 한 편의 동화처럼 표현했다.
-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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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유아사 마사아키
출연 타니 카논, 시모다 쇼타
개봉 2017 일본
왕따 가해자와 왕따 피해자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어린 시절 쇼야는 지루하다는 이유로 청각장애가 있는 쇼코를 지독하게 괴롭힌다. 쇼코는 몇 번이고 친구가 되려 했지만 결국 둘은 친구가 되지 못했고 그대로 쇼코는 이사를 가게 된다. 쇼코가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담임선생님은 주동자가 누구냐 물었고 함께 괴롭히거나 방관했던 아이들은 모두 가해자로 쇼야를 지목한다. 결국 쇼야는 다음 왕따가 되고 만다. 그대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성장한 쇼야는 "나도 내가 싫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을 사랑할 수 없게 된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쇼야는 마지막으로 쇼코를 찾아간다.
상처 받은 오늘의 너를 만든 내가 달라진 내일의 너를 만들 수 있을까. 영화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서로를 사랑하며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이야기다. 빛이 닿는 부분을 잘 표현해 아름다운 영상미를 선사한다.
- 목소리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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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야마다 나오코
출연 이리노 미유, 하야미 사오리
개봉 2016 일본
씨네플레이 김명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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