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스테인펠드

<범블비>

구원투수의 등장. 최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두 편에 어울리는 표현이다. 하나는 DC를 살린 <아쿠아맨>이고 다른 하나는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폭망의 구렁텅이’에서 건져올린 <범블비>다.

<범블비>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다. 기자, 평론가는 1980년대 명작 <E.T.>의 감성이 느껴진다고 했다. 전작 <쿠보와 전설의 악기>로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의 연출도 무시 못한다. 그리고 주인공 찰리 왓슨(헤일리 스테인펠드)이 있다. 물론 범블비의 매력이 최고지만.

찰리를 연기한 헤일리 스테인펠드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다섯 개의 키워드를 준비했다. 참, 헤일리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서 그웬의 목소리도 연기했다.

헤일리 스테인펠드가 목소리 연기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캐릭터 스파이더 그웬.


어린 시절의 헤일리 스테인펠드.

2007년 <백 투 유>에 출연한 헤일리 스테인펠드(가운데).

11세 배우

헤일리는 1996년 미국 LA에서 태어났다. 2007년 무렵부터 아역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사촌이 CF에 나오는 것을 본 다음 부모님에게 배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정보사이트 IMDb에 등록된 그의 첫 작품은 <백 투 유>(Back to You)라는 TV 시리즈다. 그밖에 <쉬즈 어 폭스> 등 단편영화에도 출연했다.


2011년 2월에 열린 83회 아카데미시상식 방송화면. 헤일리 스테인펠드는 <더 브레이브>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13세에 받을 뻔한 오스카

헤일리 스테인펠드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영화는 서부극 <더 브레이브>다. 원제는 ‘트루 그릿’(True Grit, 진정한 용기)이다. 그릿이라는 단어가 국내에 낯설어서 제목을 바꾼 듯하다. <더 브레이브>는 1968년 찰스 포티스가 쓴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 출간 다음해 존 웨인이 출연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75년, 1978년에도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더 브레이브>

<더 브레이브>는 사실 감독 이름으로 더 유명한 영화다. 코엔 형제가 연출했다. 그들은 제프 브리지스, 조슈 브롤린, 맷 데이먼 같은 배우들을 캐스팅 했다. 여기에 신인이자 13살 소녀인 헤일리 스테인펠드가 가세했다. 헤일리는 매티 로스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그게 어딘가. 무려 1만 5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8번의 오디션에서 승리한 결과다. 오디션에 참석할 때 헤일리는 영화의 시대에 맞게 코듀로이 재질의 스커트와 부츠, 19세기 스타일의 셔츠를 차려 입고 갔다고 한다.


헤일리 스테인펠드는 <비긴 어게인>에서 댄(마크 러팔로, 오른쪽)의 딸 바이올렛으로 출연했다.

<비긴 어게인>에 출연한 헤일리 스테인펠드(가운데).

마크 러팔로의 딸(?)

<더 브레이브>는 국내에서 크게 인지도가 높은 영화가 아니다. 2011년 개봉 당시 3만 1152명이 극장에서 관람했다. 헤일리가 출연한 영화 가운데 그나마 널리 알려진 작품이 <비긴 어게인>(2014)이다. 누군가는 머릿속에 물음표를 그릴지도 모르겠다. 당연하다. 포스터 속의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만 기억하는 사람들이 태반일 테니까. 헤일리는 댄(마크 러팔로)의 딸 바이올렛을 연기했다. 이 캐릭터는 <더 브레이브>에 비하면 존재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반면 황량한 모래 바람이 부는 서부가 아닌 뉴욕의 10대를 연기한 헤일리의 모습은 꽤 사랑스럽다. 귀엽고 발랄한 10대의 헤일리를 볼 수 있는 영화가 또 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지랄발광 17세>다. 이 영화에서 헤일리는 <비긴 어게인>의 바이올렛보다 더 과격한 네이딘을 연기했다.

<지랄발광 17세>


헤일리 스테인펠드의 첫 싱글 ‘러브 마이셀프’

러브 마이셀프

위키피디아에서 헤일리 스테인펠드 항목을 검색했다. 그가 발표한 노래만 따로 정리한 페이지의 링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헤일리는 가수를 겸하는 배우다. 어쩌면 배우를 겸하는 가수인지도 모른다. 첫 싱글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는 빌보드차트 30위까지 올라갔다. 가수 헤일리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영화는 아카펠라 그룹을 소재로 한 <피치 퍼펙트> 시리즈다. 2편과 3편에 출연했다. 그밖에 영화 O.S.T.에도 참여한다. <범블비>에서도 그가 부른 노래 ‘백 투 라이프’(Back to Life)를 들을 수 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수록곡도 불렀다.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 걸즈>에 출연한 안나 켄드릭(왼쪽)과 헤일리 스테인펠드.


<디킨슨> 촬영현장의 헤일리 스테인펠드

에밀리 디킨슨

단언컨데 헤일리 스테인펠드는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다. 2019년 그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영화가 아닌 TV시리즈다. 애플이 직접 나서 제작하는 코미디 <디킨슨>에 출연했다. 헤일리는 미국의 위대한 시인으로 불리는 에밀리 디킨슨을 연기했다. 애플이 견제하는 대상인 넷플릭스에서 준비 중인 뮤지컬 영화 <아이돌>의 주인공에도 물망에 올랐다. 제작에도 참여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