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튼 토마토 신선도 100%!’, 이런 홍보 문구를 보고 영화를 봤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던 경험이 있는가?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해보니 100%가 맞는데, 혹시 시원찮게 본 내가 영알못인지 자괴감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당신은 영알못이 아니라,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니까. 많은 이들의 오해를 바로잡고자 이번 무비 비하인드에선 유명 영화 사이트 올바른 사용법을 정리해봤다.


로튼 토마토

rottentomatoes.com

로튼 토마토 메인 화면

로튼 토마토는 영화의 완성도를 토마토에 비유한 평가 방법을 사용한 웹사이트다. 평론가들이 주는 ‘토마토 퍼센티지’, 우리말로 하면 ’썩토지수’로 유명하다. 60%를 기준으로 높으면 신선함, 낮으면 썩었음으로 표기한다. 탑 크리틱 5개를 포함 80개 이상의 평가를 받고 신선도가 75%가 넘으면 ‘세티파이드 프레쉬(Certified Fresh, 인증된 신선함)’ 마크를 준다. 관객들이 평가하는 팝콘 지수가 따로 있다. 또 상영 중인 영화만이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 개시, DVD 출시 등도 메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퍼센트 말고 평점으로!

<범블비>(왼쪽), <메리 포핀스 리턴즈>의 점수

<범블비>와 <메리 포핀스 리턴즈>의 로튼 토마토 항목이다. <범블비>의 신선도는 92%, 이것만 보면 ‘갓띵작’이다. 반면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신선도 마크를 얻었지만, 73%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범블비>가 <메리 포핀스 리턴즈>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영화일까?

<범블비>(왼쪽), <메리 포핀스 리턴즈>의 점수

땡! 정답은 <메리 포핀스 리턴즈>가 좀 더 호평받은 영화다. 왜? 퍼센테이지 하단에 ‘애버리지 레이팅(Average Rating, 평균 점수)’을 보라. 10점 만점에 <범블비>는 7점,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7.3점이다. 근소하지만 0.3점 높다.

그런데 왜 퍼센티지는 왜 이정도로 차이가 날까. 바로 퍼센티지는 점수가 아니라 ‘전체 리뷰 중 호평을 한 비율’이기 때문이다. <범블비>는 혹평 받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전작들의 단점을 상쇄해 새로운 방향성을 잡아줬다. 지나치게 진지한 분위기와 폭발 위주의 액션을 10대 소녀와 로봇과의 교감, 로봇간의 격투 장면으로 교체하며 참신한 재미를 안겨줬다. 반면 <메리 포핀스 리턴즈>의 경우 1964년 줄리 앤드루스 주연 <메리 포핀스>의 속편으로 비교 대상이 워낙 명작이라 상대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것이다.

<블랙 팬서>(왼쪽), <로마>의 점수

비슷한 예를 또 찾아보자. 2018년 최고의 흥행 영화 <블랙 팬서>는 97%, 2018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로마>는 96%다. 하지만 평점을 보면 전자는 8.2, 후자는 9.1로 <로마>가 훨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니까 퍼센티지는 ‘이 영화가 얼마나 대단한가’보다 ‘당신이 이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들 확률’이나 ‘이 영화는 장점이 많은가, 단점이 많은가’ 정도로 해석하는 게 좋다.


같은 평론가라도 ‘올 크리틱’과 ‘탑 크리틱’의 차이

로튼 토마토 항목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올 크리틱’(All Critics), 하나는 ‘탑 크리틱’(Top Critics)이다. 전자는 전문 기자, 평론가 외에도 심사 과정을 거쳐 합류한 영화 웹사이트 필진, 문화 관련 기자들도 포함된다. 후자는 시카고 트리뷴, 보스턴 글로브, 워싱턴 포스트, 롤링 스톤 등 전문성이 높은 매체 소속 리뷰어들의 평가를 다룬다.

<아쿠아맨>의 올 크리틱(왼쪽), 탑 크리틱

그래서 두 가지를 모두 확인하면, 해당 영화의 성향을 좀 더 알기 쉽다. 다소 편협적인 해석이지만 올 크리틱이 높으면 오락성, 탑 크리틱이 높으면 예술성에 장점이 있다고 받아들이자. 예를 들어 <아쿠아맨>은 올 크리틱은 64%로 신선하다. 반면 탑 크리틱은 50%로 썩은 토마토다. <보헤미안 랩소디>도 전자는 62%, 후자는 48%다. 실제로도 두 영화는 예술적 완성도보다 오락적인 재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올 크리틱(왼쪽), 탑 크리틱


진짜 재밌는 건 팝콘지수+인증된 토마토로

<보헤미안 랩소디>의 팝콘 지수(우측 팝콘 그림)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찾아보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팝콘지수를 보자. 팝콘 지수는 로튼 토마토에 가입한 일반 관객들의 평가다. 토마토지수처럼 퍼센티지와 점수가 존재한다. 평균 평점이 3.5를 넘으면 팝콘통이 가득차 있지만, 3.5 이하로 넘어가면 엎어진다. 앞서 언급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평단 반응이 미적지근했지만, 팝콘 지수는 무려 89%에 5점 만점에 4.4점을 받았다. 반대로 <블랙 팬서>는 토마토지수 97%에 비하면 낮은 팝콘 지수 79%, 4.1점을 받았다.

<블랙 팬서>의 팝콘 지수(우측 팝콘 그림)

<그린치>의 팝콘 지수(우측 팝콘 그림). 평점이 3.3점이라 팝콘통이 엎어졌다.

이 팝콘 지수는 메인 하단 ‘Certified Fresh Movies’ 항목을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항목을 들어가면 상단에 팝콘 지수 범위를 입력해 검색할 수 있다. 북미 개봉 기준, 혹은 DVD 출시 기준 최신작만 나오는 게 흠이지만, 재밌는 영화를 고를 기준으로 참고하면 딱 좋다.

메인 화면의 ‘Certified Fresh Movies’ 항목


IMDB

imdb.com

IMDB 메인 화면

이름부터 ‘인터넷 무비 데이터베이스’의 약자인 IMDB. 그만큼 고전 영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없는 항목이 없다. 심지어 한국 영화 웹사이트에도 없는 국내 영화도 항목이 있을 때가 있다. 1990년에 서비스를 시작해 1998년에 아마존닷컴에 인수됐다. IMDB 고객센터에 따르면 영화와 드라마 400만 편 이상, 영화인 800만 명 이상을 다루는 2억 5000만 개 항목을 제공하고 있다.


이 영화의 화면비는? 촬영 카메라는?

‘Technical Specs’

상단의 ‘More’를 클릭하면

아래처럼 다양한 항목이 나온다.

운영진을 비롯해 일반 관객들이 한땀한땀 기록하는 다양한 정보가 IMDB의 핵심이다. 특히 ‘테크니컬 스펙(Technical Specs)’ 항목을 보면 영화에 대한 기술적인 정보를 만날 수 있다. 다양한 화면비를 사용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항목을 보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테크니컬 스펙 항목

보시다시피 어떤 화면비가 쓰였는지 모두 명시돼있다. 또한 어떤 카메라로 촬영했으며, 어떤 방식으로 찍었는지 알 수 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35mm 필름으로 촬영, 5개 릴(필름 뭉치의 단위)을 사용해 총 2732m 길이의 필름을 사용했다. 디지털로 촬영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언세인> 항목을 보면, 아이폰7 플러스에 렌즈를 달아 촬영해 H.264 코덱의 디지털 파일이 원본이다.

<언세인>의 테크니컬 스펙스 항목

테크니컬 스펙이 전문적이라 재미가 없다면, 바로 위 항목 ‘필르밍 앤 프로덕션(Filming & Production)’을 보자. 이 항목은 이 영화를 어디서 촬영했는지 알려준다. <아쿠아맨>을 보면 이태리, 호주, 모로코, 캐나다 등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마음에 드는 영화 촬영지를 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쿠아맨>의 필르밍 앤드 프로덕션 항목


이거 가족들이랑 봐도 괜찮아요?

‘Parents Guide’

혹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나? 15세 관람가 영화를 가족들이랑 같이 보는데 갑자기 배드신이 나온다던가, 혹은 연인과 보는데 신체가 절단나는 고어 장면이 나온다던가. IMDB는 ‘페어런츠 가이드’(Parents Guide)를 통해 이 영화가 어떤 부분에서 어느 정도 수위를 포함하는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보자. <에일리언 커버넌트>는 국내에서 15세 관람가다. 하지만 북미에선 청소년 관람불가에 준하는 R 등급을 받았다. 이 영화의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에이리언 커버넌트> 페어런츠 가이드 항목의 일부

해당 항목을 보면 F 워드(F가 들어가는 그 욕설)이 47번 나오고, 1번의 알몸 노출 장면이 있으며 흡연하는 캐릭터들이 있다고 설명돼있다. 스포일러를 감수하면 인물이 어떻게 죽는지도 서술돼 있다. 연인이나 가족, 자녀와 볼 영화를 고를 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이 항목을 참고하자.


이 영화, 다른 버전이 있다고?

‘Alternate Versions’

방금 영화 한 편을 봤다. ‘우와, 너무 재밌다’하고 검색해보니 감독판, 혹은 확장판, 혹은 무삭제판 등등이 있단다. 뭐가 다른지 궁금한데, 다시 보기엔 조금 버겁다. 그럴 때 확인하면 좋은 ‘얼터네이트 버전스(Alternate Versions)’ 항목이다. 항목 이름처럼 해당 영화의 다른 버전들을 소개하고 차이점을 요약해둔다.

<블레이드 러너>의 얼터네이트 버전 항목

판본이 많기로 악명 높은 <블레이드 러너>의 얼터네이트 버전스 항목이다. 극장판, 감독판, 파이널컷 등 유명한 판본을 비롯해 CBS 방송 버전, 스웨덴 버전 등 지역별 TV 방송 버전도 기입돼있다. 최근 확장판을 공개한 국내 영화 <독전>도 세세하진 않지만 몇 분이 추가됐으며 어떤 등급을 받았는지 적혀있다.

<독전> 얼터네이트 버전스 항목


박스오피스 모조

boxofficemojo.com

박스오피스 모조 메인 화면

박스오피스 모조는 영화의 극장 수익을 정리한다. 북미 성적은 물론이고 국가별 수익, 개봉 이후 주차별 수익 등이 모두 기록돼있다. 영화인별로, 시리즈별로도 분류해 확인할 수 있다. IMDB에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닷컴 소속 웹사이트다.

박스오피스 모조는 따로 소개할 항목이 없다. 오직 영화의 박스오피스 수익만 다루는 간단명료한 웹사이트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으로 검색하거나 왼쪽에 있는 메뉴를 이용해 박스오피스를 보면 된다. 극장 수익 분야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예로 간단한 단어만 정리해보겠다.

도메스틱(Domestic)은 북미 지역, 포런(Foreign)은 북미 외 지역, 월드와이드(Worldwide)는 전세계 수익을 의미한다. 오른쪽 박스 안에 프로덕션 버짓(Production Budget)은 제작비다. 일반적으로 제작비의 두 배 수익을 올려야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으로 친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9000만 달러를 들여 3억 2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처럼 어떤 영화의 국외 흥행 성적이 궁금하다면 박스오피스모조에서 검색하고, 확인해보자.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