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아이콘의 파격적 변신과 한국을 향한 각별한 애정
오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디거'를 통해 할리우드 최정상 배우 '톰 크루즈'가 13번째 내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배가 나오고 머리가 벗어진 안하무인 성향의 '꼰대' 석유 재벌로 완벽하게 분하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단 하루 만에 10분에 달하는 '롱테이크' 촬영을 마무리하는 등 압도적인 연기 내공을 입증한 그는 국내 팬들을 향해 "앞으로 30번은 더 한국을 찾고 싶다"며 굳건한 애정을 과시했다.

탐욕의 화신으로 거듭난 록웰, 근육질 쾌남의 완벽한 지우기
크루즈가 맡은 '록웰' 역은 타인의 희생보다는 자신의 부를 우선시하는 탐욕스러운 노인이다.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던 '미션 임파서블'이나 '탑건' 시리즈에서 각인된 매력적인 근육질 영웅의 자취는 철저히 배제됐다. 외신과 평단은 그의 파격적인 외형 변화와 심리 묘사에 찬사를 보내며, 벌써부터 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 남우주연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영화 제작 자체가 특권" 오스카상 유력 후보의 품격 있는 겸손
이러한 세간의 기대에 대해 크루즈는 "오스카 같은 트로피나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내게는 '영화 제작' 그 자체가 무한한 특권"이라며 묵직한 소신을 밝혔다. 1981년 '끝없는 사랑'으로 데뷔한 이래 46년간 연기와 제작을 병행해 온 그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최다 방한 기록 경신, '톰 아저씨'의 멈추지 않는 한국 사랑
이번 방한은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신작 블랙 코미디 '디거' 프로모션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할리우드 배우 중 최다 기록인 '13번째 내한' 타이틀을 쥔 그는 명실상부한 '친한파'의 대명사다. 이른 아침 입국장부터 팬들의 환대를 받은 그는 "한국은 방문할 때마다 특유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이라며 "'디거'에 담긴 메시지를 한국 관객들과 나눌 수 있어 벅차다"고 미소를 보였다.

거장 이냐리투와의 운명적 조우, 9년 프로젝트의 서막
'디거'는 석유 시추 작업 중 발생한 빙하의 균열이 전 지구적 재난으로 번지는 과정을 뼈대 삼는다. '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아카데미를 휩쓴 거장 이냐리투 감독이 무려 9년간 공들인 대형 프로젝트다. 2019년 출연 제안을 수락한 크루즈는 "지금껏 본 적 없는 독창적 서사와 파격적 캐릭터에 매료돼 감독과 밤새워 작품을 논의했다"며 작품성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현대 사회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 다층적 결을 지닌 서사
극 중 재난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기득권의 위선은 기후 변화와 정치권의 탐욕 등 현대 사회의 병폐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크루즈는 "인간의 본성이 내 이목을 끌었다"며 "파격적인 캐릭터 이면에 담긴 이야기로 삶을 되돌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재난에 대한 인류 공동의 책임을 묻는 다층적인 시각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압도적 연기력의 증명, 10분 롱테이크에 담긴 진실
크루즈는 캐릭터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촬영장 트레일러에서 숙식하며 배역에 몰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헌신이 집약된 10분가량의 '롱테이크' 연설 장면은 석유로 누리는 현대인의 편리함을 방패 삼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록웰의 뻔뻔함을 극대화한다. 당초 4일이 배정된 해당 장면을 단 3~4회 테이크 만에 하루 만에 끝낸 그는 "이냐리투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나 '스탠리 큐브릭'에 비견될 만한 역사적 예술가"라며 공을 돌렸다.
한편,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이냐리투 감독은 서한을 통해 한국 관객들의 열정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크루즈는 2일 예정된 레드카펫 행사를 통해 팬들과의 뜨거운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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