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가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섹스 앤 더 시티> 제작진이 참여해 일찍이 주목받은 이 시리즈는, 일에도 연애에도 열정 넘치는 시카고 출신 20대 마케터 에밀리(릴리 콜린스)의 우당탕탕 파리 정착기다. 아름다운 파리 전경과 짧은 러닝 타임은 쇼에 매력을 더했고 공개되자마자 크게 인기를 끌었다. 가볍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을 알아본다.


아찔하고 해로운 삼각관계

지난 이야기

새 시즌이 어떤 이야기를 다룰지 살피기 전에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자. 아무런 준비 없이 별안간 파리로 장기 출장을 온 에밀리. 장거리 연애를 믿었지만 시카고에 있는 남자친구와는 순식간에 이별하고, 일하는 방식이 너무도 다른 프랑스 회사 동료들과는 종종 부딪친다. 타고난 긍정적 에너지와 수완, 운으로 그럭저럭 잘 지내지만 사랑만은 마음처럼 안된다. 아랫집 남자 가브리엘(루카스 브라보)과 나날이 가까워지는데 그에게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다. 그리고 하필 에밀리는 하고많은 사람 중 가브리엘의 여자친구 카미유(카미유 라자트)와 절친이 된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일을 그르치는 데에도 수습하는 데에도 꽤 재주가 있는 에밀리의 잠잠할 날 없는 파리 생활을 그린다.

시즌 1의 끝에서, 파리 물가가 버거운 셰프 가브리엘은 레스토랑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떠날 준비를 한다. 어쩔 수 없이 카미유와는 헤어졌고, 그 사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에밀리와 가브리엘은 잊을 수 없는 밤을 함께 보낸다. 다음 날 뜻밖의 투자자 앙투안(윌리암 아바디) 덕에 가브리엘의 고향행이 번복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돌이켜 보면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좋아했던 가브리엘과 떨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에밀리는 잠시 기뻤으나, 그 남자와 절친이 이별할 필요도 없어졌다는 게 문제였다.


그리고 새로운 삼각관계, 아니 사각관계?

예고편으로 알 수 있는 사실

얼마 전 공식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상은 그날 밤 일을 어떻게 수습하면 좋을지 걱정하는 에밀리의 이불킥으로 시작된다. 제작자 대런 스타에 따르면 “골치 아픈 삼각관계를 겪은 에밀리는 이번 시즌에서 일에 몰두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상황은 더 복잡해질 뿐이다. 에밀리는 프랑스어 수업을 듣다가 그처럼 프랑스에 출장 온 한 영국 남자를 만나 그를 좋아하게 된다.” 에밀리의 새 연인으로 활약할 이 뉴페이스의 이름은 알피(루시엔 라비스카운트). 마침내 에밀리가 제 짝을 찾았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겠다. 스틸에서도 예고편에서도 여전히 가브리엘의 지분은 크다. 에밀리, 가브리엘, 알피의 삼각관계, 혹은 카미유까지 사각관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런 스타는 주변 인물의 독립 서사도 한층 더 깊어질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번 시즌에도 친구 민디(애슐리 박)는 에밀리의 전담 카운셀러 역할을 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예고편 속 민디는 늪에 빠진 에밀리에 아낌없는 조언을 해 준다. 특이점이 있다면 이제 그는 에밀리의 룸메이트라는 것이다. 지난 시즌 마지막화에서 에밀리의 방으로 피신 온 후 그대로 눌러앉은 듯하다. 가수의 꿈에 다가가는 장면도 짧게 보인다. 상사 실비(필리핀 르루아볼리외) 역시 에밀리와의 톰과 제리 티키타카를 이어간다. “남은 인생 원하는 대로 재미없게 살아도, 여기 있는 동안은 사랑하고 실수도 좀 해. 1년 동안 파리를 경험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뻔하지만 뼈 때리는 시리즈의 핵심 메시지도 그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된다. 후반부의 패션쇼 장면에서는 에밀리의 임신한 시카고 상사, 에밀리를 파리로 보낸 매들린(케이트 월시)의 얼굴도 등장한다.


에밀리의 새 남자친구는 누구?

새 캐스트

릴리 콜린스, 루카스 브라보, 필리핀 르루아볼리외, 애슐리 박, 카미유 라자트 등 대부분의 배우가 복귀하는 가운데 새 배우들이 합류했다. 에밀리의 새 남자친구 알피는, 미국 시리즈 <케이티 킨> <스크림 퀸즈>에 출연한 루시엔 라비스카운트가 연기한다. 파리의 영국 은행에서 일하는 알피는 프랑스 문화를 사랑하는 에밀리와 달리 프랑스어를 배우기조차 꺼려하는 인물이다. 일을 위해 사는 에밀리와 달리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쉴 때면 영어를 사용하는 펍에서 맥주를 들이켜거나 축구를 한다. 그 감정이 호감으로 바뀌기 전까지 그의 매사 비꼬는 성향은 에밀리의 신경을 건드린다. <졸라>의 각본을 쓰기도 한 배우 제레미 O. 해리스가 인기 패션 디자이너 그레고리 엘리엇 듀프리를 연기한다. 전 시즌에 나왔던 피에르 카도(장 크리스토프 부베)의 최측근이었다가 라이벌로 돌변한 인물이다. 아르노 비나르가 생트로페의 나이트클럽 오너로 게스트 출연한다.


이게 바로 역시즌 여행

크리스마스에 즐기는 프랑스 휴양지

이 킬링타임용 스토리라인에 속절없이 빠져버릴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 이야기를 둘러싼 배경 때문이다. 파리의 아름다운 부분만 쏙쏙 골라 담아 둔 덕에 눈 호강을 부르는 이 시리즈는 보는 것만으로 대리 만족하기 좋다. 이번 시즌에서는 프랑스의 대도시에 더해 휴양지까지 볼 수 있다. 에밀리와 친구들은 프랑스 남동부의 휴양지 생트로페로 떠난다. 격하게 여행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시즌 2의 첫 떡밥이었던 50초짜리 티저 예고편은 느긋한 일광욕, 뜨거운 파티로 가득한 생트로페 여름 휴가로 채워져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공개될 시즌 2에서 어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지 기대하며, 에밀리가 안내할 역시즌 여행에 함께해보자.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에밀리의 패션 세계

시즌 1

시즌 2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이고, 여행이고, 패션이다. 에밀리의 고객사는 럭셔리 패션 업계 회사고, 에밀리는 스스로 인플루언서다.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패션을 사랑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섹스 앤 더 시티>에 참여한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가 전 시즌에 이어 함께했다. 파리지앵 룩과는 거리가 아주 멀지만, 시즌 1에서 에밀리는 주로 쨍한 원색 패턴의 밝은 옷을 경쾌하게 조합한 그만의 룩을 소화했다. 이번에도 버킷햇, 낙낙한 재킷, 미니스커트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스타일링을 뽐냈다. 고전 배우를 연상시키는 헤어밴드, 재기발랄한 휴양지룩도 눈에 띈다.


이번엔 좀 달라졌을까

프랑스 문화에 대한 미국인의 편견

재미는 챙겼을지 몰라도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첫 시즌 공개 후 시리즈는 비평가들로부터 프랑스에 대한 문화적 무지를 자랑스럽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외국인이 본 파리에 대한 환상과 클리셰를 눌러 담았다는 거다. 버터를 곱게 바른 크루아상을 예쁘게 담아둔 바구니와 같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터무니없게 구미에 맞춰 파리를 포장했고 그마저도 그리 잘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시리즈 속 직장 문화에도 과장된 부분이 있다. 오전이 다 갈 때까지 사무실에 나타나지 않고, 충성심과는 원체 거리가 먼 게으른 사람들로 묘사됐다고 지적했다. 인물들이 성차별주의적으로 그려졌고, 영어식으로 프랑스어를 읽는 에밀리는 매사 관광객처럼 행동하며 틀에 박힌 미국적 사고로 프랑스 문화를 판단하는데 이것들이 농담으로 소비된 데 불쾌를 표했다.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들이다.

스타는 새 시즌에서는 프랑스인 캐릭터들 구상에 공을 들였는데, 특히 그들의 대사에 신경 썼다고 했다. 시즌 1에서 프랑스인 캐릭터들은 외국인이 없을 때도 그들끼리 영어를 썼다면 이번엔 프랑스어를 활용해 사실성을 도모했다고. 앞에 언급한 비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는데,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했을지는 두고 봐야겠다.


그래서 언제 볼 수 있는데?

시즌 2 공개일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는 12월 22일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전 시즌과 같이 약 30분의 분량 에피소드 10개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