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새 시리즈 <캡틴 마블>의 주연을 브리 라슨이 맡는다는 건 일찌감치 알려졌습니다. 최근, 감독도 확정이 되었는데요.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의, 알려지지 않은 감독들을 알아보는 눈은 늘 믿을 만하죠. 이번엔 <캡틴 마블> 감독직에 안나 보덴과 라이언 플렉을 앉혔습니다. 실제로도 커플인 안나 보덴과 라이언 플렉은 한때 미국 독립영화계의 기대주였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연출에도 이름이 거론된 바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만든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하프 넬슨>(2006)입니다. <하프 넬슨>은 라이언 플렉의 연출 데뷔작이었고, 안나 보덴이 각본과 편집을 담당했습니다.
라이언 고슬링이 브루클린의 한 학교에서 흑인,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백인 교사로 나옵니다.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하는 댄은 어디에도 편향되지 않고 인권운동가들의 전기나 토론, 발표 등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좋은 교사이면서 사적으로는 마약을 끊지 못하는 연약한 면도 있습니다. 그가 가르치는 학생 중 하나인 소녀 드레이(샤리카 엡스)와의, 사제관계를 초월한 인간적 우애를 통해 댄이 내적 방황을 극복해나간다는 훈훈한 스토리였죠. 정치적으로 문제삼을 만한 구석이 많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힘 있는 배급사를 찾을 수 없었지만, 평단에서 두루 호평받은 바 있는 숨겨진 명작입니다. 또다른 마블 영화 시리즈에서 팔콘, 샘 윌슨을 연기하고 있는 안소니 마키도 마약상으로 출연합니다.
안나 보덴과 라이언 플렉이 함께 연출한 장편 <슈가>(2008)는 도미니카공화국의 빈민 미구엘(알헤니스 페레즈 소토)이 야구를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꾸다 끝내 다른 삶을 선택한다는 내용의 드라마입니다. 두번째 공동 장편 <이츠 카인드 오브 어 퍼니 스토리>(2010)는 제 발로 정신병원에 들어간 사춘기 소년 크레이그(키어 길크리스)의 방황과 고뇌를 따스하게 다뤘습니다. '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가 출연한 <미시시피 그라인드>(2015)는 한탕을 꿈꾸는 도박사들의 드라마였습니다.
<캡틴 마블>은 마블사에서 내놓는 첫 여성 히어로 영화입니다. 그간 소수자와 약자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만들어 온 안나 보덴과 라이언 플렉에게 그런 면에서의 기대를 걸어볼 만하겠습니다. 훈훈한 휴먼드라마를 주로 연출해 온 이 듀오가 어떤 무드의 슈퍼히어로 영화를 만들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케빈 파이기는 공식적으로 "캡틴 마블은 현재의 마블 히어로들 중 가장 강한 캐릭터가 될 것"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코믹스에 따르면 훗날 '캡틴 마블'이 되는 캐롤 댄버스는 공군의 군사 정보 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크리 행성의 히어로 캡틴 마블(마-벨)을 만나 친구가 됩니다. 그러던 중 캡틴 마블과 빌런 욘-록과의 전투에서 캐롤은 정체불명의 방사능에 쏘인 뒤 초능력을 갖게 되고 미즈 마블이 되어 어벤져스 멤버로 합류합니다.
캡틴 마블을 연기할 배우는 브리 라슨이죠.
납치, 감금, 성폭행이 뒤섞인 고통스러운 실화를 영화화한 <룸>(2015)에서 브리 라슨은 따뜻한 긍정과 애정을 간직한 조이를 연기했습니다. 극도의 절망 가운데서도 힘을 잃지 않는 강인한 내면의 여성이었죠. <콩: 스컬 아일랜드>에서도 구성원 중 유일하게 인도주의적 태도를 고수하는 사진기자를 맡아 열연했습니다. 브리 라슨이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들로 미루어 짐작하자면, 온화하고 너그러우면서도 강단있는 캡틴 마블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2019년 개봉을 목표로 내년 1월부터 촬영을 시작합니다. 브리 라슨의 캡틴 마블은 내년 5월4일 개봉이 예정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먼저 살짝 선보인다고 하네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윤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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