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바다의 본좌'가 돌아왔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로 돌아온 잭 스패로우 선장이 이번엔 해군 살라자르와 맞붙게 되는데요, 그동안 해적 관련 전설을 차용해 보는 맛을 더했던 <캐리비안의 해적>! 과연 이번 편에선 어떤 전설을 가미했을까요? 그건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시고요, 여기에선 지난 작품들의 바탕이 된 전설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세계관 속 주인공 잭 스패로우 선장과 그의 함선 블랙 펄은 다분히 창작의 산물로 보입니다. 블랙 펄의 해적기(졸리 로저)가 존 래컴('캘리코 잭')의 것과 유사해 존 래컴이 모티브 같기도 하지만, 악명 높은 해적이란 점과 특유의 치렁치렁한 검은 수염 때문에 에드워드 티치('검은 수염')가 모티브란 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4편의 적으로 '검은 수염'이 나오면서, 머리는 비상했지만 제대로 싸우지 못해 사형을 당했다는 존 래컴 쪽으로 무게가 실렸었죠. 사실 조니 뎁이 시나리오 속 잭 선장의 모습을 나름대로 연구해 탄생시킨 연기라고 하니 그저 가상 인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주인공을 제외한 적과 적의 함선은 해적 전설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아예 이름부터 그대로 사용했으니까요. 1편의 주적인 바르보사는 '붉은 수염'이란 해적명의 터키 해적 바바로사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잭 선장의 영혼의 파트너이자 시리즈 내내 개근한 캐릭터답게 창작에 가깝죠.
2편에서 등장한 데비 존스와 플라잉 더치맨은 리하르트 바그너가 작곡한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소재로 사용됐을 만큼 대표적인 해적 전설입니다. 데비 존스는 17세기 인도양에서 활동하던 해적으로, 악마를 만나 계약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됐다는 전설의 인물입니다.
영화에서처럼 괴상한 외모를 가졌다는 표현은 없지만 '망자의 함' 역시 데비 존스가 약탈한 모든 걸 '데비 존스의 보관함'에 넣었다는 전설에서 따왔으니 확실해 보입니다.(사실 이름부터 빼박 캔트기도 하죠) <보글보글 스폰지밥>에서도 등장하는데요, '바다 도깨비'라는 캐릭터가 원어판에선 데비 존스로 소개됩니다.
플라잉 더치맨은 아프리카 대륙의 희망봉을 영원히 헤매는 배에서 따왔습니다. 데비 존스처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 나오지만 원전은 독일인 선장인 팔켄베르크가 악마와의 주사위 게임에서 지면서 북해 바다를 떠돌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이 전설은 '심판의 날까지 항해를 해서라도 희망봉을 돌겠다!'고 외치고 희망봉을 돌다가 가라앉은 판 데르 테켄이 모델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전설에 전설을 거듭한 함선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인물이나 함선은 아니지만 괴수 크라켄도 전설이 있습니다. 소문의 괴수들이 늘 그렇듯 크라켄도 몇몇 목격담이 남아있어 더욱 기묘한 느낌을 줍니다. 기본적으로 거대한 문어나 오징어처럼 묘사되는데, 실제로 가장 큰 문어가 9m가량 된다 하니 아예 불가능한 상상은 아닌 듯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과장된 묘사는 노르웨이의 주교(!)인 에리크 폰토피탄이 쓴 '노르웨이의 자연사'에서 크라켄이 무려 27km라고 한 것입니다. 지금도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는 크라켄이 거대한 촉수로 배를 난파시키는 공격적인 괴수라는 설화와 실제로는 보통의 문어처럼 숨어다니며 호르몬으로 물고기 떼를 포식하는 온순한 동물이란 이야기가 엇갈리고 있다고 하네요.
3부작을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된 4편에서는 해적 중 해적이자 사황 '검은 수염' 에드워드 티치와 그의 함선 앤 여왕의 복수가 나옵니다. 뱃사람들의 설화에 가까웠던 전작들 악당과 달리 검은 수염은 실존인물입니다. 별명처럼 치렁치렁하게 길렀던 수염은 '해적'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죠. 해적 활동을 통해 약탈한 금액이 현재 금액으로 150억 원가량이라고 하니 해적보다는 대부호에 가깝네요.
'검은 수염'의 특징은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 줄 알았다는 점입니다. 검은 수염의 묘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불붙은 심지를 머리에 꼽고 있는 것인데요, 스스로 악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적들 앞에서 자처했던 분장인 셈입니다. 실제로 그는 상대가 포기하면 최소한의 약탈만 하고 반대로 저항하면 목숨까지도 앗아가는 걸로 적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줘 자신의 악명을 높여나갔습니다. 덕분에 지금도 동서양을 넘나들며 열일입니다
앤 여왕의 복수는 실제로 '검은 수염'이 몰았던 함선 이름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26문의 함포를 실었던 노예 운반선 콩코드를 40문으로 개조하고 선원 300명을 태울 수 있는 해적선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동료들과 합류해 총 4척의 함대를 이끌며 40척 가량의 배를 약탈했다고 하네요. 영화에서처럼 홀홀단선 세상을 누비는 정도의 포스는 아니었지만, 선장의 명성에 걸맞은 배였던 건 확실합니다.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이 떠난 자리를 4편에서 채웠던 안젤리카는 정확하지 않지만 존 래컴의 동료 메리 리드와 앤 보니를 모티브로 삼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존 해적 중 여성 해적으로는 이 두 명이 압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두 사람은 남장한 채 해적선에 올랐지만 서로가 여성이란 걸 인지한 후 나란히 동료들에게 자신들이 여자임을 밝혔다고 합니다. 존 래컴의 함선이 체포됐을 때, 다른 이들은 모두 숨었지만 이 두 해적만이 맹렬히 싸웠다고 하니 극중 안젤리카의 성격과도 잘 어울리지요.
자, 그럼 최근 개봉한 5편의 악당은 누구일까요? 그동안 전설적인 해적이 등장했다면 이번 편에선 진정한 해적의 적, 바로 해군입니다. 그것도 사략선(국가 공인 해적)을 운영한 영국과 적대 관계인 스페인 해군 대령 살라자르입니다. 그간의 작품에서 해적들끼리의 아귀다툼이 포인트였다면, 이번 편은 불사의 몸이 된 해군 대령의 비뚤어진 정의감이 잭 선장의 목숨을 더욱 위협합니다.
함선은 사일런트 마리라는 이름과 외형을 빼면 어떤 전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사실상 이전 3부작과 4편을 아우르는 최종편의 느낌이 강한 만큼 1편처럼 창작에 가까운 느낌으로 제작됐을지도 모릅니다. 17세기 프랑스 군함의 모습을 본떴다고 하니, 스페인 해군이 탑승한 프랑스 군함이란 독특하고도 해적 몰살의 강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장장 6년 만에 돌아온 이들, 어떤 이야기로 지난 3부작과 4편을 모두 아우르는 클라이막스를 선사할까요? 초여름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해적들의 모험담에 다시 빠져보시죠.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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