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이후 집안 어딘가 서늘한 공기가 흐른다면 주목해보시길. 명절 갈등의 근원은 가족 싸움이다. 가족 사이 싸움은 설, 추석 등 대명절의 필수 옵션이기 마련. 오늘은 치고받고 싸우는 영화 속 가족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들의 전투법과 화해법이 현실 해결 방안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장인 VS 사위

미트 페어런츠 Meet The Parents, 2000

<미트 페어런츠>는 제목 그대로 결혼 전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만나는 예비 사위의 이야기를 담았다. 허당 만점 예비 사위 그렉(벤 스틸러)은 전 CIA 심리분석가이자 딸을 끔찍이 아끼는 장인 잭(로버트 드 니로)에게 인정받으려 고군분투하지만, 여느 코미디 영화가 그렇듯 그렉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벤 스틸러와 로버트 드 니로의 코믹 연기가 일품인 작품. 배우들의 찰떡 호흡이 돋보이던 이 작품은 사돈끼리의 갈등을 그린 <미트 페어런츠 2>, 결혼 10년 후 장인이 사위의 바람을 의심해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미트 페어런츠 3>로까지 이어졌다.

미트 페어런츠

감독 제이 로치

출연 벤 스틸러, 로버트 드 니로

개봉 200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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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VS 며느리

B급 며느리 2017

대학 입학과 동시에 사법고시 1차에 합격했던 진영은 덜컥 임신을 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며느리의 삶을 살게 된다. 가부장적인 사회 아래 며느리인 본인에게 닥친 모든 억압과 착취에 맞서겠다고 선언한 그녀. <B급 며느리>는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진영의 갈등을 있는 그대로 담은 다큐멘터리다. 같은 상황으로 명절 스트레스가 극한에 다다른 이들이라면 극장에 가서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시길. 누군가에게는 드문드문 뜨끔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다. 

B급 며느리

감독 선호빈

출연 김진영, 조경숙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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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 VS 사돈

위험한 상견례 2011

명절맞이 상대방의 집에 인사드린 예신·예랑이라면 주목. <위험한 상견례>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전라도 출신 현준(송새벽)과 경상도 출신 다홍(이시영)의 위험천만 상견례를 그린다. 어떻게 해서든 다홍과 결혼하고픈 현준은 서울말 특별 과외까지 받으며 본인의 출신을 숨긴 채 다홍의 집에 찾아간다. 곳곳에 그의 정체가 발각될만한 여러 요소들이 숨어있다는 게 함정. 현준과 다홍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송새벽과 이시영의 찰떡궁합 러버 연기는 물론, 백윤식, 김수미, 박철민, 김정난, 정성화 등의 노련한 코믹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이들의 상견례만큼이나 위험한 지역감정 소재를 재치있게 풀어낸 작품.

위험한 상견례

감독 김진영

출연 송새벽, 이시영, 백윤식, 김수미

개봉 201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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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사돈 The In-Laws, 2003

극과 극 사돈 이야기. <위험한 사돈>은 1979년작 <지참금 2백만불>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CIA 소속 최고의 비밀요원과 소심한 겁쟁이 의사가 사돈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자녀들의 상견례 자리. 본인의 정체를 드러내지 못하는 노장 CIA 요원이자 신랑의 아버지인 스티브는 자신을 세일즈맨이라 소개하고, 매사에 의심 많은 신부의 아버지 제리는 단번에 그가 단순한 세일즈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스티브가 본인의 미션 현장에 사돈 제리와 동행하게 되며, 두 사돈은 예상치 못한 거대 조직의 해프닝에 휘말린다. 러닝타임 내내 티격태격하는 두 아재의 케미가 빛나는 작품. 줄곧 다른 장르에서 활약해왔던 두 배우, 마이크 더글라스와 앨버트 브룩스의 조합은 예상치 못한 귀여움을 전한다.

위험한 사돈

감독 앤드류 플레밍

출연 마이클 더글라스, 앨버트 브룩스, 로빈 튜니, 라이언 레이놀즈, 데이비드 서쳇, 린제이 슬로언

개봉 200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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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VS 아내

장미의 전쟁 The War Of The Roses, 1989

가장 치명적인 가족 싸움은 부부 싸움이다. <장미의 전쟁>은 부부 싸움의 끝판왕 영화. 첫눈에 반해 결혼한 올리버(마이클 더글라스)와 바바라(캐서린 터너). 세월이 흘러 자식을 낳고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자 둘 사이 소소한 다툼이 잦아지기 시작한다. 결국 이혼을 결심한 이들에게 남겨진 건 집의 소유권. 두 사람은 대저택 소유권을 쟁취하기 위해 생사가 걸린 1대 1 전쟁을 시작한다. 진심으로 서로를 죽이기 위해 애쓰는 이 부부의 최후는 어떻게 될까? 결말은 꽤 충격적이다. 부부 싸움을 다룬 다른 영화로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싸움>, <마누라 죽이기>, <레볼루셔너리 로드> 등이 있다.

장미의 전쟁

감독 대니 드비토

출연 마이클 더글라스, 캐서린 터너, 대니 드비토

개봉 198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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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VS 자식들

로얄 테넌바움 The Royal Tenenbaums, 2001

로얄 테넌바움(진 핵크만)에겐 세 명의 자녀가 있다. 세 자녀는 부모의 별거에 대한 충격으로 모두 뿔뿔이 흩어져 지낸다. 어린 시절 각자의 분야에 천부적 재능을 지녔던 이들. 그들은 제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 이유로 어린 시절 떠난 아버지를 지목한다. 20년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불치병에 걸린 아버지 로얄 테넌바움이 집으로 돌아오고,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세 자녀가 다시 집에 모인다. 러닝타임 동안 극중 인물들은 20년 동안 벌어져 있던 서로의 간극을 채워나간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출한 웨스 앤더슨의 초기 연출작. 웨스 앤더슨만의 통통 튀는 컬러감은 가족 구성원으로서 의지를 잃은 캐릭터들에게 생동감을 부여한다. 아름다운 비주얼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한 작품.

로얄 테넌바움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진 핵크만, 안젤리카 휴스턴, 벤 스틸러, 기네스 팰트로, 루크 윌슨, 오웬 윌슨, 빌 머레이, 대니 글로버, 세이무어 카셀, 쿠마르 팔라나

개봉 200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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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싸움
종합선물세트

고령화 가족 Boomerang Family, 2013

철없는 백수로 사는 첫째 한모(윤제문), 영화감독으로서의 가오만 살아있는 둘째 인모(박해일), 세 번째 결혼을 앞둔 셋째 미연(공효진), 중2병에 단단히 걸린 미연의 딸 민경(진지희)까지. <고령화 가족>은 출가했던 자식들이 다시 엄마(윤여정)의 집에 모여 살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마흔이 넘은 두 아들은 마주칠 때마다 치고받고 싸우기 바쁘고, 미연과 민경 또한 그들 못지않은 트러블메이커. 이러나저러나 일흔이 넘은 엄마는 못난 자식들 한끼라도 더 먹이려 애쓰기 바쁘다. 구질구질 지질한 날들의 연속이지만 그 사이를 비집고 피어난 피보다 진한 가족애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 먹자 말이 지닌 힘의 강력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고령화 가족

감독 송해성

출연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윤여정, 진지희

개봉 201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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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August: Osage County, 2013

가족 막장 드라마계 일인자. 아버지의 자살로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암에 걸린 엄마 바이올렛(메릴 스트립)은 약에 취해 딸들에게 독설을 내뱉기 바쁘고, 그런 엄마가 못마땅한 장녀 바바라(줄리아 로버츠)는 바람난 남편 빌(이완 맥그리거)과 이혼 위기에 놓인 상태. 둘째 딸 아이비(줄리안 니콜슨)는 덜떨어진 이종사촌(베네딕트 컴버배치)과 사랑에 빠져 괴로워하고, 이혼을 밥먹듯이 하는 셋째 카렌(줄리엣 루이스)는 바람둥이 약혼자를 데리고 왔으며, 그녀의 약혼자 스티브(더모트 멀로니)는 바바라의 딸에게 치근덕거리기에 이른다. 보는 이를 숨막히게 만드는 이 가족이 자꾸 눈에 밟히는 건 각자가 품고 있는 막장사를 막장스럽지 않게 만드는 설득력을 지녔기 때문.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분한 배우들의 연기력이 매우 훌륭한 건 물론, 쉬운 방법으로 갈등을 해소하려 들지 않는 작품의 결말도 매력적이다. 제목 그대로 가족의 초상을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어거스트 : 가족의 초상

감독 존 웰스

출연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베네딕트 컴버배치, 이완 맥그리거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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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유은진